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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고-모든 생명에는 주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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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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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들을 살리며
도로를 확장하는 일이
불가능한 일일까?
나무를 보존하면서
도로를 확장하는 것이
나무를 뽑아 도로를 확장해
새 나무를 심는 것 보다
더 많은 예산이 들까?
아무리 주판을 튕겨 봐도
이건 아닌 것 같다.


평택은 크고 작은 개발 사업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로를 넓혀야 한다며 아름드리나무들은 잘라지고, 논과 밭이 아파트와 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보드라운 흙 속에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이 아스팔트에 눌려 질식당하고, 하루가 멀다않고 끔찍한 로드킬을 목격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편리하게, 좀 더 빠르게 살기위한 개발과 성장아래 우리는 너무나 많은 생명을 빼앗고 있다.
무한한 개발과 성장은 가능한 것일까?
자연은 시시각각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는 너무나 무디고 무관심하다. 지구의 온도는 매년 가파르게 올라 머지않아 지구촌이 비닐하우스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과도한 개발과 소비를 멈추지 않는다. 당장은 상관없는 일이라며 치부해버린다.
벌써 3년 전의 일이 되어버렸지만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인간의 한없는 탐욕에 보내는 준엄한 경고의 서막이었다.
탈핵의 흐름에 역행해 핵발전소를 증설하겠다는 요상한 정부이지만 그렇다고 핵발전소의 스위치를 내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삶의 방식이 전환되지 않는다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무한경쟁과 개발, 무분별한 소비행위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는다면 제2·제3의 후쿠시마는 나의 일이 될 것이고, 결국 인간의 시계는 멈춰버리게 될 것이다.
재앙에는 연습이 없다. 버스가 지나간 뒤 아무리 손을 흔들어도 버스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들 도망간 송아지를 찾을 길은 막막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머리가 복잡한 요즘. 옛 천혜보육원 사거리에서 안성시 원곡면으로 연결되는 국도 45호선 확장 공사로 30~50년생 플라타너스를 옮기거나 잘려낸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 지역일대가 소사벌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면서 직경 40㎝ 이상의 플라타너스는 폐목 처리하고 40㎝ 이하는 활용한다는 것인데, 옮겨진다는 나무들도 뿌리가 상처를 입게 되어 생사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고 하니 결국 이 계획이 확정되는 순간 300여 그루의 아름드리나무들은 모두 폐기물이 될 것이다.
이 나무들을 살리며 도로를 확장하는 일이 불가능한 일일까?
나무를 보존하면서 도로를 확장하는 것이 나무를 뽑아 도로를 확장한 다음 새로운 나무를 심는 것 보다 더 많은 예산이 들까? 아무리 주판을 튕겨 봐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사계절마다 이 거리의 플라타너스는 우리들에게 유·무형의 많은 것을 선물해 주었다. 매서운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파란 새순을 돋우는 왕성한 생명력에서 생의 동력을 찾았고, 여름이면 그 너른 잎 사이로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노동에 지친 땀방울을 닦아주었다. 가을이면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한해를 돌아보며 사색에 빠질 수 있었다.
그 고마움에 대한 보답이 도로 확장을 위해 거추장스러우니 베어버리겠다는 것인가? 아무리 말 못하는 생명체라지만 이건 아니다. 굳이 청주시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뭇 생명과의 공존을 통해 인간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은 가능하다. 긴 시간동안 아낌없는 사랑을 건네준 플라타너스에게 이제 단 한번만이라도 그 고마움을 표해야할 시기가 되었다.

   
 
강상원 센터장
평택평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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