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20만 원, 체신당국에 신청
안종철·구창근 등 발기인으로 참여

 
“경부선 평택에서는 전기사업을 대정 9년에 계획하여 이래 현안 중이던 바, 동경 모회사와 함께 평택인사의 발기로 평택전기주식회사를 창립하기로 수일 전에 체신당국에 인가를 신청하였다는데, 동 회사는 자본금 20만 원으로 본사를 평택에 설치하고 부근 일대에 전등 및 전력을 공급할 목적으로 75마력의 발동기계를 거치하고 50키로와트 발전의 능력을 득하여 점차 공급구역을 확장할 방침이라는데 그 발기인은 좌기와 여하더라. (하략)”(동아일보 1927년 3월 31일)
평택에 전기회사가 설립된 것은 언제일까? 우리나라에 전기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887년이다. 이해 3월 6일 경복궁 건천궁에서 고종과 대신들이 참석한 가운데 백열등에 불을 밝히는 점등식을 가진 것이 첫 전기의 사용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등잔불이나 촛불을 사용하였는데, 일반인들은 전기를 사용하여 전등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매우 신기해했다. 그렇지만 건천궁의 전등은 아무나 들어와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첫 전등이 사용되었던 당시만 해도 전기의 사용은 왕실이나 일부층의 전유물이었다.
최초의 전기회사는 1898년 1월 김두승과 이근배가 설립한 ‘한성전기회사’이다. 이후 1899년 5월 서울에 첫 전차가 등장했고, 1900년 4월 종로에 첫 민간 가로등이 불을 밝혔다. 평택에 전기회사가 설립된 것은 1929년 12월 16일이며, 회사는 ‘평택전기주식회사’이다. 자본금은 20만 원, 사장은 일본인이었다. 초대사장은 알 수 없지만 소뢰수차랑(小瀨守次郞), 신정영길(新井榮吉) 등이 사장으로 지냈다.
평택에 전기회사를 설립하려는 계획은 경부선이 부설되면서 추진하고자 하였지만 일본인사회가 크게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설립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1927년 3월에 와서야 적극적으로 추진되었다. 일본의 전기회사와 평택지역 일본인·조선인 유지들의 발기로 체신당국에 인가 신청을 하였지만, 2년 6개월이나 지난 후인 1929년 12월 16일에서야 설립되었다. 당시 전기회사 설립을 주도한 지역 인물은 구창근(具昌根)·안종철(安鍾喆)·이성열(李成烈)·이규은(李圭垠) 등이었다. 이들은 당시 평택지역을 유지들로 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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