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148종목 다양하게 열려
학생·주민 수만 명 참가, 대회 성황

“경부선 평택공립학교 대운동회는 예정과 같이 지난 11일 상오 9시에 동교 운동장에서 개최되었는데, 무려 수만 명의 관중리에 5백여 명의 적백 양군이 용감하게 148회의 운동 순서를 진행하였는데, 화풍이 나부끼는 찬란한 우승기는 마침내 백군에게 돌아갔다고”(『시대일보』 1924년 5월 14일)
4월과 5월은 흔히 ‘상춘’이라 한다. 때문에 각종 여행과 다양한 행사가 늘 잇따랐다. 특히 5월에는 운동회가 많이 개최되었다. 평택지역에서도 5월이면 관내 학교에서 봄 운동회가 열렸는데, 1924년 5월 11일에는 평택공립보통학교에서 대규모의 운동회를 개최했다. 오늘날 초등학교의 운동회는 학교 단위로 조용하게 치르지만 당시만 해도 지역 공동체의 대단한 행사였다. 이날 개최된 대운동회에는 ‘무려 수만 명’(시대일보) 또는 ‘만여 명’(동아일보)이 참여할 정도로 많은 군민들이 모여 구경했다. 아마 당시 진위군 평택리를 비롯해 합정리·통복리·비전리·세교리 등 평택공립보통학교 주변지역 주민들이 대부분 운동회에 참여했다고 할 수 있다.

 
대운동회는 오전 9시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날 모두 148개의 경기 종목이 진행되었다. 오전 9시 일본인 이또(伊藤幾太)의 개회사로 시작된 운동회는 500명의 학생을 적군(赤軍)과 백군(白軍)으로 각각 편을 나누었다. 오늘날에는 청군 백군이지만 당시에는 적군과 백군이었던 것도 색다른 모습이다. 12시까지 이어진 오전 경기 종목에 이어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계속되었다. 이날 운동회의 경기 종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148개의 종목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은 적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학년별·학급별·지역주민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종목으로 진행한 대회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흥겨운 운동회의 결과는 백군이 승리하였고, 찬란한 우승기를 차지했다. 일제강점기 운동회는 일제의 식민통치를 하루라도 잊을 수 있는 그런 날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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