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6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시상대에 오른 황우원 선수

‘평택역도’ 제2의 도약, 지역사회의 관심이 중요
일반 역도로 인해 장애인 역도도 평택이 중심 돼
지금은 또 다시 전성기를 재현해 낼 충전의 시간

평택역도는 화려한 전성기를 보내며 훌륭한 역도선수들을 많이 배출해냈다. 당시 전성기에 맹활약하던 선수들은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감독이나 코치로 활동하며 신예 선수들을 길러내고 있다. 지도받던 입장에서 이제 지도하는 입장에 서 있는 평택출신 역도 선수들은 당시의 평택 역도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그리고 한때 전국에서도 이름을 날리던 평택역도가 잠시 멈칫하며 침체기를 맞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또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들의 뿌리가 모두 평택이었다는 것과 아직도 이들이 한결같은 애정으로 평택 역도를 기억하며 현재의 침체기를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광·현(평택고교 출신, 대한체육회 진천선수촌 전문위원)

“과거에는 평택에 유명한 역도선수가 많았죠. 예전에는 역도부가 평택고등학교 하나뿐이었어도 큰 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는 선수가 많았는데 지금은 역도부가 꽤 많음에도 불구하고 예전 명성에 비해 좋은 선수들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이광현(52) 씨는 1980년 낫세르배 국제역도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뉴델리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등 평택고등학교 출신 선수로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었다.
“당시에는 중학교 역도부가 없었고 고등학교 역도부만 있었습니다. 중학교는 취미로만 했었죠. 지금이라도  평택의 역도 지도자들이 중학교 때부터 역도에 재능 있는 선수를 발굴해 낼 수 있다면 훨씬 더 좋은 선수들을 길러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진천선수촌 전문위원으로 있는 이광현 씨는 평택의 역도에 대한 제언을 해달라는 부탁에 이렇게 이야기 한다.


 
황·우·원(효명고교 출신, 86, 90아시안게임 2관왕)

“평택에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온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 큰 대회가 평택에 올 수 있는 건 아마도 평택 역도의 뿌리가 그만큼 깊기 때문이겠지요. 돌이켜보면 그때 당시 훌륭한 선수들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아마도 후원회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 조건도 없이 요구하는 대로, 아니 요구하지 않아도 매달 큰돈을 선뜻 주시니 더럭 겁도 났지요. 다들 형편이 좋은 분들이 아니었는데도 그런 모습을 볼 때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으니까요. 평택 역도의 제2의 도약은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관심이지요. 정신적이나 물질적으로 선수들을 후원한다면 그 성과는 반드시 2년 내에 현실로 나타나게 됩니다. 좋은 선수를 발굴하기만 한다면 지자체를 대표하는 경기종목으로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저는 현재 역도에서 조금 멀어져 있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선수시절 당시 받았던 도움을 내 고향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습니다. 그래야 마음의 빚을 갚을 수 있으니까요”
대학 강단을 떠나 청주에서 주유소를 경영하며 생활하고 있는 황우원(51) 씨는 선수생활을 그만둘 당시 기구들을 효명고등학교와 태광고등학교에 기증하기도 했다. 주유소 벽면에 역도에 관련된 사진을 걸어놓고 오가는 사람에게 보여준다는 황우원 선수는 평택역도에 대한 식지 않은 애정을 드러내며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평택출신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박·태·민(효명고교 출신, 상무 역도감독)

“황우원 선배님이 고려대에 진학하는 걸 보면서 희망을 가지던 시절이었습니다. 주영조 선배님은 한체대에 진학 했고요. 저도 열심히 하면 선배님들처럼 잘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거든요. 예전에도 역도하면 평택이었지요. 일반 고등학교에서 어떻게 그렇게 잘할 수 있느냐며 다들 놀라곤 했거든요. 지역에서 그런 것들을 부각시키지 못한 게 아쉽지요. 학교를 알리고 지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말예요. 평택에서 역도는 정말 자랑할 만한 상품이지요. 그만한 인재들도 많았고요. 바람이 있다면 고양에 장미란체육관이 있듯이 역도전용경기장이나 혹은 다목적 체육관이 있었으면 하는 거예요. 체육관이 있으면 큰 시합을 많이 유치할 수 있으니까요. 전통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대회는 규모가 큰 대회니만큼 평택 후배들이 새로운 기량으로 잘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저도 가야죠. 고향에 부모님은 돌아가셨어도 친구들은 다 있거든요”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3관왕, 다섯 차례 한국 신기록 수립, 대한역도연맹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기도 한 박태민(46) 씨, 현재 상무 역도감독으로 활약하는 그에게 있어 예전 하늘같은 선배들은 자신의 꿈을 키우는 목표가 되었다.

 

 
권·처·문(효명고교 출신, 대한장애인역도연맹 이사)

“전 효명 출신이지만 역도에 관한 한 지역이나 출신을 굳이 따져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 역도의 쇠퇴에 큰 몫을 하게 되니까요. 예전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평택이든 송탄이든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효명 출신이냐 태광 출신이냐에 상관없이 역도라는 것 하나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현재 제가 맡고 있는 장애인역도도 평택이 근거지가 되고 있습니다. 장애인역도든 비장애인역도든 평택이 중심이 된다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지요”
권처문(47) 씨는 대한장애인역도연맹 이사를 맡고 있으면서 지도자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역도선수권대회나 한일친선 장애인역도대회도 대부분 평택에서 개최할 만큼 장애인역도에 대한 평택의 입지나 인지도는 높다.

 

 
강·병·조(태광고교 출신, 평택시청 실업팀 역도 감독)

“시·군 단위에 역도부 있는 학교가 5개인 곳은 평택이 최초일 겁니다. 43만 인구에 역도 육성학교가 5개 있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 전 종목을 통틀어서도 역도가 가장 많지요. 현재 평택시청 실업팀도 남녀 혼성팀으로 되어있습니다. 효명에서 여자 역도팀을 키운 게 뿌리가 되었지요. 평택에 실업팀이 있다는 건 지역 후배들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역도인으로서의 길이 더 많이 확보되는 셈이니까요. 그동안 평택시청 실업팀은 태광고등학교 역도부에서 같이 훈련했는데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 유치를 계기로 실업팀 창단 7년 만에 이충문화체육센터에 훈련장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메달을 꿈꾸는 선수들이 있는데 부디 예전의 명성을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평택시청 역도팀 감독으로 실업팀을 이끌고 있는 강병조(39) 씨는 현재까지도 평택에서 역도의 맥을 꿋꿋이 이어가는 역도인으로서 평택역도의 뿌리를 이을만한 훌륭한 역도인을 키워야 한다는 사명감이 누구보다 크다.

전성기를 보낸 뒤 휴식기가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휴식기를 단순한 휴식으로 때워버리는 것은 잘못이다. 그 휴식은 반드시 재충전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 전성기를 보낸 많은 역도인들과 마음속으로 그들을 응원하는 평택 시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인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 최종근 선수의 선수시절
▲ 전상석 선수의 선수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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