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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의 세상돋보기 - 국민들이 잘 모르는 쌀 개방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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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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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협상도 해보지 않고
민족의 생명줄인
쌀을 포기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식량주권을 지키는 것은
그 무엇보다 우선으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2014년 우리 농업의 최대 관심사는 쌀 문제이다. 정부가 2015년부터 쌀 관세화 개방을 기정사실화하고 형식적인 공청회를 거쳐 국회 동의라는 요식행위를 통해 추진하려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의 쌀 관세화 개방 논리는 협상도 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쌀 시장을 개방하고 우리 국민들의 주식인 쌀을 외국에 넘겨 우리의 식량주권을 포기하려는 엄청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쌀의 관세화를 통한 전면개방은 우리 민족의 생명줄인 쌀은 물론이고 농업 전반의 급격한 붕괴를 가져올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3%로 쌀을 제외하면 식량자급률이 3%에도 못 미치는 심각한 상황으로 식량보장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쌀마저도 100% 자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3년(2011~2013) 쌀 자급률이 80%대로 떨어져 쌀 소비가 줄었다 해도 사실상 수입쌀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쌀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렇듯 우리 농업이 우리 쌀이 이러한 상황인데 쌀마저 관세화로 전면 개방한다면 우리 쌀 농업의 붕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 또한 그 이후에 벌어질 상황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 농업은 그동안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의 전면적인 개방이 이루어진 상황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여 자동차와 휴대폰을  만들어내고 다른 나라에 수출한다 해도 이들 공장에서 쌀을 만들어내고 우리 국민들이 먹을 식량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식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어느 한 순간에 많이 만들어 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쌀만큼은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가 지켜야할 생명줄인 것이다.
 정부는 쌀 관세화 개방의 논리로 지난 20년간 WTO로 부터 관세화 유예를 받았고 더 이상 관세화 유예를 유지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마지막 남은 쌀마저 관세화로 전면 개방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쌀을 관세화 개방해도 높은 관세율로 쌀 수입이 별로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며 정부가 국민들과 농민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WTO는 지난 2004년 쌀 재협상 당시 협정문에 2015년부터는 쌀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것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쌀을 어떻게 할 것인지 WTO와 또다시 협상을 하면 된다. 도하아젠다(DDA) 협상이 장기 표류하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2005년 이후 무역과 관련 어떠한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으며 현상유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도 세계무역과 관련된 DDA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는 쌀의 관세화를 미루면서 의무수입물량(MMA)도 더 이상 늘리지 않아도 된다. 
쌀을 관세화 개방해도 높은 관세율로 쌀 수입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만일 쌀을 관세화로 전면개방 한다면 우리나라는 더 이상 개발도상국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없게 될 것이며 관세 철폐가 목적인 FTA 협상시 관세 철폐를 요구 받을 수 있어 위험한 일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가 높은 관세로 쌀을 개방한다 해도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쌀 관세 인하 내지는 철폐를 요구할 것이라는 것이 경제계나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한중 FTA 협상에서 중국은 미국보다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높은 관세를 설정해 쌀을 개방한다 해도 아무 소용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인도는 2013년 식량보장법을 제정했다. 전 국민의 68%에 대해 국가가 식량을 책임지고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이고 빈곤층에게 저렴하게 공급해야 하는데 예산이 190억 달러(약20조원)로 WTO 허용 보조금 총액을 위반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 해 12월 6일 발리에서 WTO 각료회의가 열렸고 인도는 자국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량보장법이 불가피하고 WTO보다 자국의 식량안보가 더 중요하다고 WTO 각료회의에서 강하게 버텼다. 결국 이날 열린 각료회의에서는 개도국이 식량안보 목적의 공공비축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보조한도를 초과할 경우, 영구적 해결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선진국들이 제소를 자제하기로 결정했다.
인도의 사례는 WTO 규정도 성역이 아니라 각 나라가 처한 특수한 조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됨을 보여준다. 인도의 보조금 초과 허용은 개도국 우대 조치의 일환이다. 우리나라도 농업 개도국에 속하므로 이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
 쌀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우리 민족의 혼과 얼이 담긴 목숨줄이다. 그래서 쌀을 지킨다는 것은 우리 농업과 농민만을 지키는 것이 아닌 우리 국민 모두를 지키는 일 바로 식량주권을 지키는 것이다.

   
 
이상규 정책실장
평택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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