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지역 유권자의 표심을
대변하는 자리에 평택지역 사람이
아닌 후보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국회의원 선거가 가지는
의미를 되돌아보게 된다.
이들에게는 지역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저 유명한 정치인만 데려다 당선만
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닌가
색안경 아닌 색안경을 끼게 된다

아침 출근길 평택역을 오르는데 이번 평택 재선거에 임태희 씨가 출마한다고 선거운동원이 명함을 나누어준다. 어? 임태희 씨가 평택사람이었나? 알아보니 이미 평택으로 주소지를 옮겨 놓고 평택에서 재선거를 출마하기 위한 작업을 해 놓았다고 한다. 정치인들은 역시 발이 빠르구나 하는 감탄이 일면서도 씁쓸한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평택지역은 여당 국회의원이 두 명이 당선되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선거 운동원에게 부정 선거자금을 건넨 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700만원이란 가볍지 않은 판결을 받고 항소하였으나 대법원에서까지 확정 판결을 받아 당선이 무효가 되었다. 게다가 남은 한명은 도지사후보로 나온다고 여당 후보로 나설 뜻을 폈으나 다행히(?) 탈락하여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만약 도지사 후보가 되었더라면 평택은 두 명을 모두 새로 뽑아야 하는 지경에 놓였을 것이다. 지방선거를 치른 지 얼마 안 되어 선거 피로가 쌓인 것도 쌓인 것이지만 거기에 들어갈 국고는 또 얼마나 되는지 나라살림이 어렵다고 하는 마당에 아깝기 그지없다.
아무튼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대통령실장에 고용노동부장관까지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서려 하는 것을 보니 지금 여당이 은근히 위기감을 느끼는구나 하는 것을 읽을 수 있고, 그리고 재선거 의석 하나라도 철저하게 지키려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들은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정말 치밀하고 수완이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한 편으로는 평택지역 유권자의 표심을 대변하는 자리에 평택지역 사람이 아닌 후보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국회의원 선거가 가지는 의미를 되돌아보게 된다. 이들에게는 지역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부정선거에 대해 어떤 사과의 모습이나 반성의 모습도 없이 이번 선거에 또 저리 열심인 것이겠지. 씁쓸한 맘이 앞섰던 것이다. 그저 유명한 정치인만 데려다 당선만 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닌가 색안경 아닌 색안경을 끼게 된다. 그것도 아니면 새누리라는 이름만 있으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
어라~ 이것은 그간 소수 진보정당들이 주장한 정당명부제에 의한 비례대표제의 정신 지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중-소 선거구제가 아니라 정당 전체의 활동에 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그것인데 지금 새누리당의 선거 전략이 마치 그것과 닮아있지 않은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이미 여당은 지역의 특징이나 지역 주민들의 생각이 중요하지 않다는 공개 선언을 하는 마당에 현행 선거제도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비판하는 사람으로서 이제는 비례대표를 대폭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을 더 크게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역이 중요하지 않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중요하지 않으며 그저 새누리당이란 정당 색만이 중요한 선거, 와~ 여당이 은근히 진보적인 생각이네~ 이 정도라면 다음 선거부터는 전면 비례대표제로 전환해도 문제가 없잖아. 씁쓸함을 걷어내는 즐거운 상상, 새누리당 덕분에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보았다면 나의 지나친 상상, 지나친 역설이라고 해야 할 것인가?

 
노완호 의사
평택지역녹색평론독자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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