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인사·공무원 줄서기 막는 시스템 갖춰야 한다

인사권자의 원칙·철학을 바탕으로 공정한 인사시스템 가동해야
인사위원회 역할 중요, 인사행정에 전문가·시민참여 모색 필요

▲ 배연서 전 평택시의회 의장
▲ 김기홍 노동당 평택안성당원협의회 위원장

 

 

 

 

 

 

 

 

 

 


■ 사회 : 박성복 평택시사신문 부사장
■ 대담 : 배연서 전 평택시의회 의장
         김기홍 노동당 평택안성당원협의회 위원장


이번 6·4지방선거에서 평택지역의 화두는 ‘소통’과 ‘참여’였다. 공재광 제8대 평택시장 당선자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내세우며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시종일관 낮은 자세로 임한 것이 당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된다. <평택시사신문>은 ‘공재광 평택시장, 이것부터 바꿔야…’라는 주제로 지역의 각계 전문가들과의 토론으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지면에 게재함으로써 현재의 평택을 진단하고 미래의 평택을 만들어가는 초석으로 삼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박성복 : 민선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공무원의 인사행정이 연공서열보다 개인의 능력중심으로 인사를 한다고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인사 과정과 결과를 놓고 보면 합리적이고 효율적 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 이 자리는 공재광 신임 시장이 당선 이후부터 강조한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 보람을 느끼게 할 것”이라는 말이 실천에 옮겨지고 ‘인사는 만사’가 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인사행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 나눠보겠다. 우선 소폭인사지만 민선6기 첫 인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 달라.

배연서 :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공재광 시장이 현직 공무원들과 일해본 적이 없는데 인사를 한다는 것은 주변 평가들이 개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사이동을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번에 또 인사이동 된 사람도 있다. 인사 때마다 살생부니 하는 말이 도는데 사실상 시장은 누가 선거에 개입했는지도 잘 모른다. 시장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측근들이 뒷받침해야 한다.

김기홍 : 시장이 새로 바뀌면서 바로 인사를 단행할 때는 필요성이나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근거로, 어떤 기준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총무과의 경우 살림과 관련되니까 어느 정도 개연성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부서는 인사에 있어서 안정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성복 : 공무원 인사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엇인가?

배연서 : 정당공천제가 되고나서는 정당과 관계있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선거운동원들이 영향을 미친다. 외부 특정인의 부탁을 받는다던지 혹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해서 이런 현상이 생긴다. 경험으로 미뤄보면 전직 공무원이 추천하는 경우는 실제로 함께 일하며 전문성이나 능력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는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런 제도가 시스템화 되는 것은 좋다.

김기홍 : 공무원들은 인사권자인 시장의 눈치를 보고 충성경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에게 봉사하고 어려움이나 불편함에 대해 고민하는 게 공무원인데 소신 있게 자신이 맡은 일을 해나가는 공무원들이 대접받지 못하고 위만 쳐다보고 줄서기를 하게 된다. 선거 때마다 병폐가 나타나고 있는데 시장이 원칙을 세우고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시정을 이뤄야 한다.

박성복 : 공무원 인사에 있어 기본원칙이 있다면?

배연서 : 공정한 인사위원회 중심으로 능력·전문성·근무평점 등이 원칙이 돼야 한다. 인사가 빨리 안 이뤄지다보니 일부는 인사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 내 경험으로 보면 7급 공채로 공직을 시작했다가 30년이 지난 후 6급으로 퇴직한 사람도 봤다. 사무관이 될 능력이 있는 사람인데 그냥 정년한 사람도 있다. 그런 일이 생기면 공무원들의 의욕이 떨어지게 된다.

김기홍 : 능력 있고 공직자로서 품성을 갖고 계신 분들이 인사에서 소외되지 않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인사위원회에 시민들이나 시민사회단체도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인사평가위원회도 만들었으면 좋겠다. 공직선발에 있어서도 개방형 공직선발이라든지 직무에 따른 선발은 직책에 해당되는 분야에서 내부 공모로 선발하는 방식이었으면 좋겠다. 인사위원회 임기도 4년에서 6년으로 길게 가져가야 한다. 그래야 시장임기 동안 시장이 좌지우지 하지 못한다.

박성복 : 공무원 인사에 있어 외압을 차단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

배연서 : 최종 인사권자가 인사위원회를 존중하는 게 최상이다. 별정직으로 오는 사람들의 경우 반드시 경륜이 있고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민원인을 설득시키고 이해가 되도록 설득 할 수 있어야 한다. 선거 때 도와줬다고 사람을 데려오는 것은 안된다고 본다.

김기홍 : 추천받은 공직후보가 이 분야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부서에서 어느 정도로 창의적인 일들을 해왔는지 시민들의 눈높이에서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공무원 노조가 시 행정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배려하는 구조도 필요하다.

박성복 : 다른 지자체에서 잘 하는 인사의 사례를 안다면 말해 달라.

배연서 : 선거 때는 일반적으로 공정하게 했다고 하는데 이번 안양에서 인사문제로 인해 공무원이 대기발령 상태에서 자살한 사건이 보도된적이 있다. 그런 부분으로 보면 다른 곳에서도 선거 끝나고 6개월은 잡음이 난다. 능력이나 직렬이나 경력, 전문성을 봐서 인사위원회가 공정하게 하면 된다.

김기홍 : 대전이나 당진시의 경우 인사평가위원회가 다면평가를 실시한다. 다면평가 시에는 상급·하급·시민들이 평가하고 거기에 2배수 추천해서 인사위원회에 올리게 되어 있다. 평택시도 인사위원회를 열기 전에 위원회가 추천한 2배수 인원에 한정해서 결정하게 된다면 공정한 인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박성복 : 공재광 시장이 가져가야 할 인사정책이 있다면?

배연서 : 새로 된 시장도 공직에 오래있었고 인사에 대해서는 가장 잘 알거라고 본다. 아직까지 평택시 관계 공무원들과는 같이 일을 해보지 않았으니 각 국·과장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능력을 평가해서 잘하는 사람은 인센티브도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인사에서도 역할이 있을 수 있는데 시장 혼자 인사 부담을 갖는 것 보다 국·과장이나 계장들이 역할분담을 하는 것도 좋다. 전문직을 인정하고 행정직이나 다른 직렬에 있는 사람들을 전문직에 배치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김기홍 : 투명하고 공정한 방법에 의해 인사가 될 수 있도록 기본이 바로 서야 한다. 추천위원회도 가동시키고 추천받은 사람들을 임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부에 공직을 개방하고 공채나 공모에 의해 투명하게 인사하는 것도 좋다. 공무원들이 행복하고 만족도가 높아야 시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 장애인 고용률이 높은 평택시, 여성들의 상위직 진출이 많은 평택시가 될 수 있도록 임기 중에 시행했으면 좋겠다. 또한 공무원 인사 시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최소한 3년 정도는 그 분야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박성복 : 그밖에 공재광 시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배연서 : 시장이 공무원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인사를 잘 해야 한다. 그래야 공무원들이 시민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 인사 시 줄 대기를 하거나 외압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는데 평택시 전체 공무원이 그런 몇 사람들 때문에 의욕을 상실하면 안 된다.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적시적소에 인재를 찾아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기홍 : 공무원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이나 소양교육을 많이 받도록 했으면 좋겠다. 무엇이든 사람이 자원이다. 공무원들이 평택시의 풍부한 인적 자원망이 돼서 더 좋은 사업들, 시민편의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했으면 좋겠다. 창의제안 많이 하는 공무원이 우대받았으면 한다.

박성복 : 인사행정에 있어서 많은 문제점과 개선방안이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사권자인 공재광 평택시장이 공무원 인사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갖고 외압에 흔들림 없이 인사권을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만이 공무원들이 소신 있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길이라고 본다. 새로 취임한 공재광 시장의 인사행정이 ‘인사는 만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정리/임봄 취재차장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