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역도선수들의 미래 비전, 평택시청 팀이 제시해야
평택시청 고석교, 평택출신 조유미 선수 국가대표로 맹활약
국제대회 개최를 계기로 평택 역도의 위상 다시 정립해야

▲ 평택중학교 역도부
평택에는 현재 중학교 3팀(태광중, 평택중, 포승중)과 고등학교 2팀(평택고, 태광고), 그리고 실업팀인 평택시청 팀 등 6개의 역도 팀이 있다.
선수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무거운 바벨을 들었다 놓았다를 쉴 새 없이 반복하며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들에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다. 2~3년이 지나야 빛을 발하는 역도의 특성 상 재능 있는 선수의 발굴은 주로 중학교 때부터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평택은 중학생 선수를 발굴해 고등학교로 진학시킬 수 있는 시스템은 이미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동안 역도 메카로서의 긴 역사와 전국적인 인지도 면에서 볼 때 평택이 지도자의 안목과 훌륭한 선배들이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역도에 관한 지역사회 전반의 무관심으로 인해 어린 선수들이 롤 모델로 삼을 평택출신의 훌륭한 선배들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각 학교마다 운동여건이 열악하다는 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평택시청 팀으로 진출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점 등이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주지 못하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 점들만 개선된다면 평택 역도는 충분히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며 빛나는 선수들로 인해 평택은 다시 한 번 ‘역도의 메카’이자 역도 명문 도시로 각인될 수 있을 것이다.

▲ 태광중학교 역도부
열악한 환경에도 선수들 구슬땀
선수들은 매번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자신과의 싸움으로 미래를 꿈꾼다. 사실 매번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일이 자칫 어린 선수들에게는 무의미한 일로 다가올 수 있어 중간에 그만두는 일도 대부분이다.
예전에는 합숙을 통해 코치나 선생님이 선수들의 마음상태를 일일이 살펴보고 지도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체벌이 금지돼 있는 것은 물론이고 중학교 선수들은 합숙까지 금지돼 있어 강한 선수들을 키워야하는 점에는 문제가 많다. 중학교의 경우 운동기구가 대부분 뻘겋게 녹슬어있어 훈련 환경을 짐작케 해준다.
고등학교 선수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부분 중학교 때부터 운동을 하던 선수들은 고등학교에 와서 본격적인 실력을 선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으나 이들은 보장되지 않는 미래로 인해 메달을 따고서도 운동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마실 물조차 갖춰지지 않은 좁은 공간에서 한 여름에도 무거운 역기를 들며 자신과의 싸움을 감행하고 있다. 
평택시청 팀의 현실은 더 열악하다. 시청 팀 선수들은 중·고등학생 선수들에게는 어찌 보면 운동으로 성공한 선배들의 모습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시청 팀은 현재 마땅한 연습실조차 없어 매번 태광고등학교에서 고등학교 선수들과 함께 운동을 한다.
후배들이 대부분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꿈을 키운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는 연습실 하나도 제대로 없이 고등학교에 와서 더부살이 하는 선배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꼴이 되는 것은 물론 후배들에게 미래 자신의 모습을 예견하게 만들어 사기를 꺾을 수 있다.
평택시청 팀은 이번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시 워밍업장으로 쓰기 위해 만든 가건물을 대회가 끝난 뒤에도 해체하지 않고 시청 팀 연습실로 쓰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창단 8년 만에 갖게 된 시청 팀 연습실임에도 불구하고 가건물이라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 연습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 포승중학교 역도부
고석교·조유미 국가대표로 출전
평택시청 팀 소속의 고석교 선수와 태광고등학교 출신 조유미 선수는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동안 전국 대회에서 메달도 많이 획득한 이들은 이미 이름이 알려진 선수들이다. 역도가 여자 7체급과 남자 8체급으로 총 15명의 국가대표를 뽑는다는 걸 생각할 때 그 중 두 명의 선수가 평택출신이라는 사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성과다.
이들 두 명의 선수들은 이번 4월에 있을 역도아시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해 메달을 향한 한판 승부를 겨룰 예정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일은 고석교 선수는 평택시청 팀에 소속되어 있지만 조유미 선수는 평택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체육회 소속으로 경기에 임한다는 사실이다. 현재 평택시청 팀에는 여자 선수 없이 남자 선수 네 명으로만 이뤄져 있어 태광고등학교에서 배출한 여자 역도 선수들은 기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다른 도시나 경기도체육회 등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기껏 평택에서 정성을 기울여 열심히 키운 선수들을 다른 곳으로 뺏기는 일이어서 평택으로 볼 때도 막대한 인력 손실이다. 특히 다른 시도에서는 그런 선수를 영입하지 못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평택시에서 이런 훌륭한 선수들을 눈뜨고 버젓이 놓치고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평택고등학교 역도부
역도, 전폭적 지지 충분요건 갖춰
훌륭한 선수 한 명이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고양시의 경우를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실제로 장미란 선수가 소속돼 있는 고양시는 실업팀에도 선수들이 체급별로 15명이나 있으며 역도로 스포츠마케팅을 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고양시는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하 2층, 지상 4층짜리 역도 연습장을 만들어 훌륭한 선수들을 배출해 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또한 장기적으로는 역도발전기금을 조성해 역도 꿈나무들을 육성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평택시는 1950년대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뿌리 깊은 역도의 메카로서 전국에서도 이름을 날리며 지내온 역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도에 대한 관심이나 선수들에 대한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86, 90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관왕을 차지한 황우원 선수를 배출해 낸 깊은 역사와 더불어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감독이나 코치로 활약하는 평택출신 선수가 많다는 것과 현재도 국가대표 선수를 2명이나 배출할 정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평택이라는 작은 도시에 세계적인 역도대회가 어떻게 유치될 수 있었는지, 심지어는 평택이 역도의 메카였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시민들이 대다수다.
고양시가 장미란 선수 한 명으로 인해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고 모든 고양시민들이 역도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실로 대조적이다. 
역도는 선수 한 명의 대회 출전으로 3개의 메달까지 노려볼 수 있는 메달에 관한한 노다지 종목이다. 한 선수가 한 개의 메달도 따기 힘들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다른 종목에 비해 그 도시를 홍보할 수 있는 충분히 매력 있는 운동종목이어서 이미 고양시를 비롯한 다른 도시에서는 역도에 많은 비중을 두고 선수들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평택은 역도에 관한 한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 현재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역도 팀이 존재해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키우고 있다는 점 등으로만 미루어도 역도는 이미 평택시와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마땅한 요건을 두루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2012아시아역도대회를 계기로 평택시 역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제고됨은 물론 선수들의 상황을 되돌아보고 이들에게 격려와 응원, 그리고 평택을 빛낼 선수로서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장이 우리 고장 평택에서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태광고등학교 역도부

▲ 평택시청 역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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