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민들은
국회비준 반대투쟁 등
쌀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정부는 쌀 관세화 전면개방을
재검토하고 세계농민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농업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정부는 7월 18일 이동필 농림부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부터 쌀 관세화 전면개방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993년 12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후 20년 동안 우리는 쌀 관세화 전면개방 대신 의무수입량을 조금씩 늘려가며 쌀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유지해왔다. 그런데 그 시한이 올해로 마감되면서 다시 재협상을 할 시기가 다가왔다. 이 시점에 정부는 우리에게 어떤 것이 유리한지 충분히 검토하고 농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며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절차를 거쳐 결정해야함에도 아무런 논의와 준비도 없이 쌀 관세화 전면개방을 기정사실화 하여 발표했다.
이제 어려웠던 시기가 끝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어 농업 희생정책도 끝날 때가 됐으련만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것은 농업은 필요 없고 먹는 것 보다 타고 다니고 입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등 주객이 전도된 까닭이다. 그러나 식량에 대한 경시정책은 반드시 큰 재앙으로 돌아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쌀 관세화 유예기간 20년 동안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농협경제연구소 발표에 의하면 직불제가 시작된 지난 8년 동안 쌀값은 제자리걸음을 했고 생산비는 매년 3.5% 이상 상승해 농업은 날로 부실해져 갈 수밖에 없는 시스템 속에서 신음해 왔다. 쌀값이 국제시세보다 비쌀 때 생산비를 낮추면 경쟁력은 자연히 올라가 굳이 쌀값을 올리지 않아도 농민들의 삶의 질은 향상된다. 그러나 정부는 비료 값이나 농약 값, 농기계 값 등 쌀 생산비를 지속적으로 올려놓았고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수리시설현대화 등 생산비를 낮추는 정책은 하나도 실행하지 않았다. 농민을 위한 세계 쌀시장 전면개방에 대응한 정부의 준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와서 이동필 농림부장관이 이야기하고 있는 최선의 선택은 쌀 관세화 전면개방이고 ‘너희 농민들은 죽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라’ ‘지금까지 죽지 않을 만큼 먹고 살았고 죽이지는 않을 것이니 우리를 따르라’고 한다.
평택의 농업 상황은 어떤가? 노동력 절감 등 쌀 생산비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수리시설 콘크리트 구조물화 비율은 전국 평균이 53%인데 평택은 28% 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가뭄에는 물을 못 대서 난리가 나고 폭우 속에서는 배수가 되지 않아 침수피해를 입는다.
1972년 평택호방조제를 막아 가뭄은 전국에서 제일 먼저 해결했다고 좋아했지만 더 이상의 투자가 되지 않아 용·배수로의 콘크리트 구조물화 비율은 전국 평균의 반밖에 되지 않는 꼴찌 농업지역이 되어버렸다.
또한 농협의 쌀 생산량대비 수매율을 보면 전국 농협의 쌀 생산량 대비 수매비율은 전국 평균 52%인데 반해 가장 큰 경지면적을 관할하는 안중농협의 경우 쌀 생산량 대비 수매율이 17% 그쳐 농민들이 쌀을 처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다보니 평택농민들은 타 지역 농민들보다 쌀시장개방에 대비한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쌀은 우리민족의 주식이자 생명이다. 정부가 농업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으면서 농민들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쌀 관세와 전면개방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정부의 아무 준비도 없는 쌀 관세와 전면개방에 대해 우리 농민들은 국회비준 반대투쟁 등 쌀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정부는 쌀 관세화 전면개방을 재검토하고 세계농민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획기적이고 장기적인 생산비절감 농업정책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이종한 회장
쌀전업농 평택시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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