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리더십은 어렵지 않다.
상대를 믿고 자신을 신뢰하며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듣기만 잘해도 변화는 이루어진다.
세상의 변화는 거창한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변화는 각자의 색깔을 드러내고
그 색깔들이 서로 소통될 때
자연스럽게 성숙된 변화의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소통의 시대가 도래 했다. 훌륭한 지도자의 지도력에 따라 순종하기만 하면 모든 것들이 해결되고 순조로웠던 시대가 마무리되고, 이제 서로의 견해를 나누고 혜안을 모아 좀 더 지혜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는 소통이 중시되는 시대가 되었다. 단일한 조건을 갖춘 대량 생산품의 가치가 이제 하나하나 차별화된 상품의 가치로 대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식과 정보력으로 무장한 인재보다는 융통성 있고 주체적인 개성화된 창의적 인재가 중시되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그 사회 중심가치의 기준을 살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지금 이 시대의 주요 화두는 창의적이며 소통에 유능한 지도력이다.
소통이란 막힘없이 잘 통하는 상태를 말한다. 소통이 원활하면 모든 것이 순조롭고 순리대로 이롭게 돌아간다. 장마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물길이 제대로 뚫려 있어야 한다. 요즘은 낙동강 녹조 문제가 심각한데 이건 자연 그대로 흘러가야 하는 물줄기를 인간이 인위적으로 소통을 방해하여 생긴 문제다. 휴가지로 떠나는 사람들이 즐거운 여행이 되기 위해서도 무엇보다 교통체증 없이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이처럼 소통은 사람 대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사 모두와 연결되고 해당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오래 전 영화에서 “통하였느냐?”라는 대사가 유행한 적이 있다. 지금 모두에게 무엇보다 묻고 싶은 질문이다. 과연 얼마나 지인들과, 사회와, 자연과 통하였는가? 상담을 받으러 오는 부모들 중 자신의 자녀 상태를 알고 싶다며 호소하는 경우를 자주 만난다. 자신이 낳은 자녀이지만 도무지 모르겠단다. 그래서 “자녀에게 물어보셨어요?”라고 질문을 하면 열 명 중 절반은 물어보지는 않았고 물어볼 필요도 없다고 단정한다. 나머지 반은 물어보고 대화를 해보았지만 자녀를 알지 못하겠다고 호소한다. 부모의 잣대와 기준으로 아이에게 질문을 하니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들을 수밖에 없고, 그러니 당연히 아이가 이해될 수 없다.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전 국민을 애통하게 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0일이 지났다.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자 떠났던 아이들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고, 험난한 생사의 길을 건너온 아이들은 깊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아이들에 대한 관심의 편향으로 인해 소외되는 일반 희생자들의 상처는 이중의 고통으로 더욱 깊어가고 있다. 언론매체를 통해 세월호가 침몰되는 전 과정을 생중계로 목도한 전 국민들의 충격은 혼돈 그 자체이다. 그러나 아직도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고 온 국민의 트라우마를 해결할 수 있을만한 속 시원한 종결책은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책임 있는 소통의 자세를 갖기는커녕 저마다의 입장 차이만을 내세우는 가운데 희생자 가족들에게 제2의 상처만 깊게 남기며 안타깝게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과연 희생자 및 희생자 가족들, 그들과 함께하는 국민들이 진정으로 이 사회에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소통을 한다는 것은 서로의 입장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며 그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모두에게 가장 이로운 해결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소통을 한다는 것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견해나 입장을 고스란히 그대로 수용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사회는 서로 다름에 대해 폐쇄적인 구조를 고수한 채 소통 자체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 같다.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모든 것은 추측일 뿐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사실은 간과한 채 자신들의 견해로 상대방을 편협하게 판단하고 접근하고 있다. 사실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즉,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각자의 견해와 입장을 분명하게 확인하는 것이 사실을 살펴보는 지혜의 길이다. 이는 연인, 부부, 부모와 자녀·가정·학교 등 이 사회 모든 관계의 문제를 성숙된 길로 나아가게 하는 핵심 방안이다.
소통의 리더십은 어렵지 않다. 상대를 믿고 자신을 신뢰하는 가운데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묻고, 듣기만 잘해도 변화는 이루어진다. 세상의 변화는 거창한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변화는 변화시키려고 애를 씀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각자의 색깔을 드러내고 그 색깔들이 서로 소통될 때 자연스럽게 성숙된 변화의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소통의 시대에 소통 부재의 지도자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은 갑갑할 뿐이다. 우리의 이 갑갑한 마음부터 소통으로 풀어내는 장이 펼쳐질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통하는 성숙한 사회를 향하여 지금 시작하자.

 
송수경 사무국장
평택YMCA Equip Youth 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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