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을 마친 평택의 맹꽁이

▲ 맹꽁이 출현이 많았던 비전중학교 주변
▲ 땅속 생활에 익숙한 맹꽁이
맹꽁이하면 개구리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맹꽁이 또한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이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청개구리·참개구리·산개구리 같은 이름이 붙지 않은 것으로 보아 평범한 개구리와는 무엇인가 다른 면이 있는 모양이다.
맹꽁이를 앞에 두고 꼼꼼히 살펴보면 한눈에도 외모가 심상치 않다. 우선 초록빛이 감도는 참개구리나 청개구리와는 달리 흙속에 들어가 살기 좋게 보호색을 지니고 있으며,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여느 개구리에 비해 엉금엉금 기는 것이 오히려 두꺼비에 가깝다. 혹시라도 천적을 만날 일이 있다면 서둘러 도망치기보다는 뒷다리로 흙을 파내어 땅 아래로 숨어드는 것이 고작이다.
맹꽁이는 그 채색과 행동뿐 아니라 체형도 독특하게 생겼다. 배가 고프면 땅위로 나와 먹이를 먹고는 다시 땅속에서 지내기에 여느 개구리에 비해 운동량이 상당히 부족하다고는 이해가 되지만 이웃집 아저씨의 못 말리는 배처럼 불뚝한 배 또한 맹꽁이를 구분하는 특징 중 하나일 것이다. 비오는 날 밤 암컷을 부르는 수컷의 ‘맹’하고 ‘꽁’하는 소리만 아니었다면 맹꽁이라는 이름보다 더 어울리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줄 만도 하다.

▲ 소사벌지구에서 포획된 맹꽁이
▲ 덕동산 맹꽁이 산란

맹꽁이 하나를 두고 이렇듯 여러 면에서 접근해볼 수 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그냥 넘겨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 있다. 맹꽁이의 칙칙한 채색과 세련되지 못한 모양, 굼뜬 행동 그리고 심할 때에는 열차가 지나갈 때 나는 소리와 맞먹는 시끄러운 울음소리 등 그 특징이 한둘이 아니지만 무분별한 개발을 저지하는 등 맹꽁이만큼 우리네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동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마른장마를 걷어내며 큰비가 내렸던 7월 18일, 맹꽁이의 울음소리가 나서는 안 될 소사벌택지개발지구 전역에서 소음도 70㏈(데시벨)을 넘나드는 강력한 소리를 연출한 맹꽁이의 개체수가 50을 넘을 정도였다. 이미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되었을 터인데도 공사현장에서 울어대는 맹꽁이의 구애소리(Call)은 해매다 그 수가 늘고만 있다.
2014년 8월 셋째 주, 중부지방의 경우 27년만의 늦장마로 그 어느 해보다도 번식과 관련해 맹꽁이들이 혼란스러웠을 것이지만 그들의 한해 농사도 끝을 내게 되었다. 집중호우가 있기 전 드물게 내렸던 소나기를 의존해 수로나 집수정에 산란했던 맹꽁이 올챙이의 경우는 변태를 마친 것이 이미 보름이 지났고, 늦게나마 장마를 이용해 산란에 성공했던 덕동산 맹꽁이들도 나름대로 번식을 모두 마쳤다.
맹꽁이라는 멸종위기종의 종다양성도 중요하지만 더 이상 평택시민의 정서적 삶의 질을 위해서라도, 그들의 서식지를 잘 보전해 오랫동안 맹꽁이를 만날 수 있길 희망해본다.

▲ 변태를 마친 맹꽁이


※ 9월말까지 멸종위기2급에 속한 맹꽁이, 금개구리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양서류에 속하는 맹꽁이(2급)·금개구리(2급)·수원청개구리(1급) 는 물론이고 평택의 멸종위기동식물을 발견하시면 전화 부탁드립니다. 채택된 제보 중 생태계보전에 도움이 되는 내용은 준비된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김만제 소장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