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규 소장 / 평택지역문화연구소

지역사 연구 1세대의 다채로운 ‘길 이야기’
추억·그리움 ‘사람냄새 나는 길’ 38회 연재

<평택시사신문>은 9월 3일(지령 제131호)부터 ‘평택사람들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김해규 평택지역문화연구소장의 글을 기획특집으로 게재해 길 위에 담긴 평택사람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독자여러분에게 전할 예정이다.
한광중학교 교사이기도 한 김해규(52) 소장은 평택에 숨겨진 혹은 소홀히 생각되어온 역사적 흔적들을 발로 뛰며 기록으로 남긴 지역사 연구 1세대다. 지역에 대한 애정으로 뛰어든 연구는 숱한 어려움이 따랐지만 일곱여 권의 책을 출간하며 평택의 현재를 기록하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가로 자리매김돠고 있다. ‘평택사람들의 길’ 연재를 한 주 앞두고 독자들과 다채로운 평택이야기로 만나게 될 생각에 설렌다는 김해규 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평택사람들의 길’ 기획연재 의도?
평택지역은 평야와 물·길로 형성된 도시다. 평야가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일을 했다면 길은 영양분을 공급하는 핏줄과도 같은 역할이었다. 근대이전 평택지역에는 다양한 길이 있었다. 육로에는 삼남대로와 충청수영로가 지났고, 포구와 도시, 마을과 마을을 잇는 중로中路 소로小路들도 발달했다. 바다와 하천에는 해로海路와 수로水路도 발달했다. 평택사람들은 길을 통해 소통하고 나누며 더불어 살아왔다. 하지만 근대 이후 교통망이 바뀌고 삶의 수단이 변하면서 과거의 길은 기억 속에서 조차 사라지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길을 주제로 평택지역의 역사를 말하고 평택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되도록이면 지배층보다는 피지배층의 삶을 말하고 싶다.

- 글의 주제와 연재 횟수?
주제는 ‘길’이다. 길에 얽힌 민중의 역사·삶의 문화를 다룬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글쓰기처럼 대로大路 위주의 연재가 아닌 주막이나 나루·포구·고개·도시의 골목길을 선택했다. 그곳에서 민중들의 삶이 얽혀 있고 사람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는 길을 찾아내려 한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숨어 있는 삶들, 추억들, 그리움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고 싶다. 연재의 큰 주제는 ▲길과 주막 그리고 사람들 ▲나루·포구, 그 위의 삶 ▲고개, 민중의 애환이 서린 삶의 현장 ▲도시의 골목길, 추억과 그리움 등으로 구분해 모두 38회로 계획하고 있다.

- 기획연재의 전개방향?
‘주막이야기’를 필두로 나루와 포구·고개·도시의 골목길 순서로 연재를 진행한다. 주막은 나그네에게 식당이나 여관, 상거래 장소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마을 주민들의 모임방이기도 했으며 때론 역사적 사건의 중심역할도 했다. 나루와 포구·고갯마루·도시의 골목길에도 저마다의 얼굴들이 있다. 현장답사를 통해 과거 역사를 몸으로 느끼고 문헌과 지역주민의 구술을 채록해 이야기를 엮어나가려고 한다. 흥미롭고 기대가 된다.

- 평택지역에서 ‘길’의 의미?
길은 만남과 소통·나눔의 공간이다. 근대 이전 평택지역은 육로·수로·해로 등 다양한 형태의 길이 발달했다. 평택은 근대 이전의 교통망을 계승해 오늘날에도 철도와 고속도로·국도·항만 심지어 미군기지 안에서는 민간 항공기까지 뜨고 있다. 현대의 길은 오늘날 평택의 도시화와 공업화의 동맥과 정맥 역할을 하고 있다. 평택지역의 길은 과거에 있었던 어떤 사실이 아니라 오늘날 평택발전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 지역사연구가로서의 활동?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역사 강좌나 답사·지역사교육·조사활동·신문연재 등 다양한 일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연구자들도 많아졌고 문화관광해설사들도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와 연구·강의에 집중하려고 한다. 지역의 인문학발전이나 문화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참여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하루 속히 <마을과 지명이야기> 증보판을 만들고 싶다. 사실 몇 년 전부터 글을 쓰며 준비하고 있었는데 기회가 되지 못해 출판을 못하고 있다. 급격히 변화하는 평택 현실에서 시급히 만들어야 하는 책인데 매우 안타깝다.

- 연재에 앞서 시민들에게 한 마디…
늘 부족하지만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다. 자만하지 않고 성실한 조사·연구로 시민들의 인문학적 교양 증진과 평택 지역사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 평택사람들이 걸어왔던 길을 함께 걸으며 즐거운 역사여행을 해주시길 기대하고 있다.

 

 

▲ 김해규 소장
평택지역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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