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벌 맹꽁이 시집·장가가던 날
지난 8월 30일 ‘제3회 맹꽁이 생명축제’가 있던 날 오후 5시, 덕동산 맹꽁이연못 앞에서 전남대학교 라남용 교수의 주례로 ‘소사벌 맹꽁이 시집·장가가는 날’ 특별행사가 있었다.
이번 맹꽁이 축제의 주최·주관을 맡은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는 ‘1부 다함께 생명축제’를 통하여 참여·놀이마당과 체험·전시마당을 4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하였고, ‘2부 맹꽁이 숲속음악회’와 ‘3부 맹꽁이 영화제’를 그 뒤에 진행했다. 그렇지만 이 생명축제를 통해 주최 측이 가장 긴장하고 숨을 졸였던 순서는 다름 아닌 ‘소사벌 맹꽁이 시집·장가가는 날’ 특별행사였다.
특별행사의 내용은 지난 6월 22일부터 소사벌지구에서 구조된 맹꽁이를 안전지대인 덕동산 맹꽁이연못으로 옮겨주는 것이다. 맹꽁이가 채집된 곳에서 멀지 않은 배다리저수지 주변에도 두 곳의 대체서식지를 확보해두었고 실제 구조된 상당수의 맹꽁이 유생을 그곳으로 옮겼지만 20여 개체의 맹꽁이 성체는 여러 측면에서 덕동산 맹꽁이서식지를 찾게 된 것이다.
우선은 덕동산 산책로에 배수로를 만들고 난 후 빠른 속도로 줄어든 맹꽁이의 개체수를 보충하는 면에서 시도되었는데, 평택 전역에서 안정적인 유전다양성과 함께 유전자원 보존전략 측면에서 덕동산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특산물 축제, 자연환경 축제, 관광명소 축제, 해맞이 축제, 전통문화 축제, 지역음악 축제 등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마다 마치 유행을 타듯 지역 축제가 많아졌는데 상당수가 ‘허울만 내세운’ 축제들이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어 축제의 중심을 바로 잡는다는 면에서도 맹꽁이를 그 중심에 놓고자 한 것이었다.
‘2014 힘내요 맹꽁씨! 제3회 맹꽁이 생명축제’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자연환경 축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렇지만 그 본질을 들여다보면 생명축제의 성격은 단순하다.
2010~2011년 덕동산 맹꽁이서식지 관리는 평택시나 환경관련 시민단체가 아닌 지역 청소년환경동아리인 ‘덕동산 맹꽁이친구들’이었다. 맹꽁이 연못에 부족한 물을 보충하고 서식지를 가꾸는 것은 물론이고 맹꽁이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맹꽁이 생태학교를 월 2회, 4월부터 11월까지 열곤 했던 것이다.
‘소사벌 맹꽁이 시집·장가가는 날’ 특별행사로 21개체의 맹꽁이가 덕동산으로 옮겨졌다고 해서 맹꽁이를 위한 우리의 노력을 다한 것은 아닐 것이다. 오래 전 묵묵히 생명존중을 몸소 실천해왔던 ‘덕동산 맹꽁이친구들’의 선하고도 아름다운 마음을 떠올리며, 이러한 일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기를 다시금 다짐해 본다.
※ 9월말까지 멸종위기2급에 속한 맹꽁이, 금개구리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양서류에 속하는 맹꽁이(2급)·금개구리(2급)·수원청개구리(1급) 는 물론이고 평택의 멸종위기동식물을 발견하시면 전화 부탁드립니다. 채택된 제보 중 생태계보전에 도움이 되는 내용은 준비된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평택시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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