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나무와 노랑배허리노린재

▲ 붉은 단풍이 든 화살나무
콩알만 한 배가 열린다 하여 이름 붙여진 콩배나무의 꽃이 질 무렵에 덕동산 숲 산책로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는 아이 몇을 만난 적이 있다. 아이들과의 주고받는 이야기를 통해 이들이 호랑나비 애벌레를 채집하기 위해 왔고, 콧잔등에 땀이 맺힐 정도로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초록빛의 도톰한 애벌레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푸념 섞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덕동산 아래쪽의 탱자나무가 무리지어 자라고 있는 곳으로 데려가 알에서 깨어나 두 번 정도 탈피한 호랑나비 애벌레를 만나게 해준 적이 있다.
천천히 시간적 여유를 갖고 덕동산 숲 전체를 둘러보아도 혹 운이 좋다면 호랑나비 애벌레를 만날 수도 있었겠지만 호랑나비의 먹이식물인 식수(食樹)를 미리 알고 있었다면 힘들이지 않고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나비와 그들의 먹이식물인 것이다.
▲ 화살나무와 노랑배허리노린재
호랑나비의 경우 그들의 먹이식물은 운향과에 속한 식물이다. 평택지역을 중심으로 탱자나무와 산초나무 황벽나무 등이 있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열매껍질을 추어탕에 넣어 먹는 초피나무 또한 운향과에 속해 있으며, 호랑나비는 정해진 나무만을 찾아 산란하게 되고 애벌레는 이들의 잎만을 먹고 자라는 것이다.
자연을 대상으로 한 아이들과의 생태수업에서 나름대로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하려고 하는 내용 중 하나가 생태계 속에 속해 있는 동물과 식물간의 특별한 관계이다. 그리고 곤충과 식물의 특별한 먹이관계는 호랑나비와 탱자나무 외에도 네발나비와 환삼덩굴, 산호랑나비와 구릿대, 큰주홍부전나비와 소리쟁이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 노박덩굴과 사철나무의 노랑배허리노린재
화살나무의 잎이 하나둘 단풍이 들어 주변을 붉히고, 타원형의 붉은색 열매 또한 익어 형광 주홍빛의 씨를 드러낼 때면 덕동산 잔디공원과 인접한 야생화 공원을 들러, 화살나무쪽으로 다가가 마치 소중한 보물이라도 발견하려는 듯 줄기나 잎 앞뒤에 붙어 있는 노랑배허리노린재를 찾아보곤 한다.
혹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때가 아니라면 화살나무에서 노랑배허리노린재를 보지 못한 날이 없을 정도로 두 관계는 정확하다. 화살나무는 노박덩굴과 식물로 같은 과에 속한 회나무와 사철나무, 참빗살나무, 노박덩굴에서도 노랑배허리노린재를 만나볼 수 있다.
▲ 짙은 노란색의 배를 지닌 노린재
일반적으로 노린재는 곤충의 몸에 긴 주둥이를 꽂아 체액을 빨거나 식물로부터 수액을 빨아 먹으며 산다. 특별히 지금 화살나무에서 만나게 되는 노랑배허리노린재는 노박덩굴과에 속한 식물에만 살아가는 데 이를 기주특이성이라고도 한다.
가을햇볕이 좋은 날, 붉게 단풍이 든 화살나무에서 방귀로 사랑을 나누고 천적을 쫓기도 한다는 짙은 노랑색의 배를 지닌 곤충, 노랑배허리노린재를 찾아보세요!

 

▲ 호랑나비 종령애벌레와 산초나무


 

※ 10월부터는 겨울새들이 평택호물줄기를 찾아오는 시기입니다.
가을에 찾아와서 월동을 하고 봄이 지나면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는 겨울철새 중에는 천연기념물 혹은 멸종위기동물로 지정·보호를 받고 있는 종이 많이 있습니다. 고니·큰기러기·두루미·독수리 등 그리고 부상당한 야생동물을 발견하셔도 전화 부탁드립니다.

 

 

 
▲ 김만제 소장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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