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의 단풍드는 나무

▲ 황갈색 단풍이 든 떡갈나무
무당거미의 금빛 나는 거미줄색이 바래고 쇠무릎 줄기에 붙어있는 왕사마귀 암컷의 배가 한동안 불러올 때쯤이면 주인 떠난 맹꽁이 연못의 물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수면 위로는 왕벚나무의 붉게 물든 단풍잎과 오리발 모양을 닮은 중국단풍 잎이 서로 포개져 노랗고 빨간 새로운 세상을 연출하게 된다. 바야흐로 단풍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덕동산자락의 단풍과 함께 강원도 설악산부터 제주도 한라산에 이르기까지 단풍소식은 대중매체를 통해 일주일이 다르게 전해지고 있다. 기상청 발표 데이터에 근거한 2014년 단풍 절정시기를 보면 설악산과 오대산은 이미 절정이 지났고, 계룡산과 속리산은 10월 마지막 주간 그리고 남쪽에 위치한 내장산과 한라산 등은 11월 초순이면 피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미리내성지 시궁산의 당단풍나무 단풍
지난 주말은 평택·안성 주변의 단풍드는 나무를 찾아가는 숲 힐링 시간표를 짜보았다. 진위면 동천리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무봉산으로부터 양성면 미리내성지의 둘레산을 돌아보면서 노랗고 붉게 물든 크고 작은 나무들을 꼼꼼히 살펴보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은행나무와 튤립나무·상수리나무·당단풍나무 등의 큰키나무는 물론이고 작은 키의 붉나무·싸리나무·개옻나무·생강나무 등에 이르기까지 키와 수형에 관계없이 모든 나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가을 옷을 갈아입고는 형형색색 옷을 입은 등산객들을 반기고 있었다.
▲ 소사벌지구 내 붉나무 단풍
단풍이란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가 뚜렷한 곳에서 기후의 변화로 식물의 녹색 잎이 노란색이나 빨간색 혹은 갈색 등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하며, 동·식물의 겨울나기 중 식물의 겨울나기와 관련이 깊다.
동천리 무봉산에서 미리내성지가 있는 시궁산에 이르기까지 주변 산야에서 만나게 되는 단풍드는 나무의 단풍은 옅은 노란색부터 갈색을 거쳐 진한 빨강까지 여러 가지 색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붉은 색소인 안토시아닌의 영향을 가장 잘 받은 나무가 붉나무와 담쟁이덩굴·당단풍나무였다면 엽록체 안에 있던 카로티노이드가 발현되어 잎이 노랗게 물든 나무의 대표는 생강나무와 은행나무·튤립나무가 차지했다.
▲ 덕동산 근린공원의 계수나무 낙엽
올해는 여름부터 초가을에 걸쳐 맑은 날이 많았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서 여느 해에 비해 단풍이 곱다고 한다. 특별히 주변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곱게 단풍이 드는 대표나무를 든다면, 잎이나 어린 가지를 잘라 손가락으로 비빌 때 특유한 향기의 생강 냄새가 나는 생강나무와 가을에 단풍이 붉게 물든다 하여 이름 붙여진 붉나무다.
이즈음에 하트 모양을 가진 계수나무의 떨어진 단풍잎 몇 장을 주어 책갈피에 꽂아 말려두면 한동안 가족 모두의 행복이 가득한 달콤한 가을을 맞게 될 것이다.

 

▲ 동천리 무봉산의 생강나무 단풍

 

 

 

 

 

 

 

 

 

 
▲ 김만제 소장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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