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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농악, 조례·농악마을 등 시작은 빨랐지만
지속적 노력·실천 부족·현실 안주로
타 농악에 추월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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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구축 측면에서는
당초 평택농악을 비롯한
지역 무형문화자원 육성과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던 ‘평택농악마을’이
준공 마무리 단계에서
‘한국소리터’라는 명칭으로 바뀌고
시설운영도 공모에 의해
전통문화와 무관한 단체가 수탁하면서
평택농악을 비롯한
전통문화 육성을 위해 설립한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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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월말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열리는 ‘제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우리나라에서 신청한 ‘농악’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여부가 판가름 나게 된다. ‘농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경우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 첫 등재된 이후 판소리-강릉단오제-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제주칠머리당영등굿-처용무-가곡-대목장-매사냥-줄타기-택견-한산모시짜기-아리랑-김장문화에 이어 국내에서는 17번째로, 국제적으로는 88개국 297번째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영예를 안는다. 문화재청이 지난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처음 제출한 농악은 ‘평택농악’을 비롯해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6곳과 시·도 지정 무형문화재 26곳 등 모두 32곳의 농악이 동시에 등재 신청됐다. 특히 평택농악은 경기·서울·인천·충청권 전역과 강원 일부지역을 대표하는 웃다리농악으로 전체 인구의 60%인 3100만 명을 아울러 우리나라 농악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평택시사신문>은 두레굿과 걸립굿을 모두 수용해 역동성과 연희성이 뛰어나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있는 평택농악의 역사와 명인·연희·세계화·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발전 과제에 대해 11회에 걸쳐 연재한다.
- 편집자 주 -
한국소리터, 평택농악마을로 명칭 환원해야
건축 당시 실내·야외공연장 실연자 의견 무시돼
이 연구를 토대로 전국 최초로 ‘평택시 무형문화재 보존 및 지원조례’가 제정됐고 ‘평택농악마을’ 추진 등 ‘연구보고서’와 ‘조례’에 담긴 내용들이 대부분 실현돼 평택농악은 국가지정 전국 6대 농악의 부러움을 살 정도였다.
하지만 대내외적으로 지속적인 노력과 실천이 이뤄지지 않아 다른 지역 농악이 변화를 추구하는 동안 평택농악은 현실에 안주해 각종 인프라와 전승, 공연활동 측면에서 추월당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는 당초 평택농악을 비롯한 지역 무형문화자원 육성과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던 ‘평택농악마을’이 준공 마무리 단계에서 ‘한국소리터’라는 명칭으로 바뀌고 시설운영도 공모에 의해 전통문화와 무관한 단체가 수탁하면서 평택농악을 비롯한 전통문화 육성을 위해 설립한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 돼버렸다.
평택농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는 지금이라도 당초 설립 취지에 맞는 이름인 ‘평택농악마을’ 명칭 환원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평택의 무형문화 자원인 평택농악을 중심으로 평택민요·거북놀이·지영희국악관현악단·서각장인·장승장인·악기장인 등 다양한 예능과 기능 장인들이 이 시설을 공유하며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그야말로 ‘평택농악마을’이 수백 년 맥을 이어온 우리지역 전통예인과 무형문화자원을 상징하고 육성·발전시킬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한국소리터’ 공연장도 연희자나 관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행정적 측면에서 설계와 건축이 이뤄졌다.
실내공연장 ‘지영희홀’은 설계 초기부터 객석 중앙을 무대로 활용하는 마당놀이 형식의 돔형공연장으로 건축해 줄 것을 민간에서 요청했지만 반영이 안 돼 전면에 무대를 배치한 일반적인 문예회관 방식으로 건축돼 평택농악이나 우리 전통예술이 갖고 있는 고유 특징인 ‘소통과 공감’이 가능한 공연장 기능이 무색하게 됐다.
야외공연장인 ‘평택농악마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야외공연장의 특성상 강한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차양 시설을 갖춰야 함에도 설계 당시부터 반영이 안 돼 준공 이후 추가 공사를 하는 오류를 범했으며 추가공사마저도 계절별 햇빛 동선을 고려되지 않아 차양시설을 추가로 보완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아늑한 공연 관람을 위해 객석 뒤편에 원형의 전통 한식 담장을 설치해 줄 것을 설계 당시 공연 실연자들이 요청하기도 했지만 이 의견도 반영되지 않아 주변 환경 때문에 시민들이 산만한 가운데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합숙 강습시설 태부족, 남녀 혼숙 상황까지
평택시 예산 확보 못해, 준다는 국비도 날려
현재 실연되고 있는 ‘쌍오무동 곡마단’ ‘오무동 곡마단’ ‘오무동 동거리’ 삼무동 ‘만경창파돛대사위’ 전수활동과 지금은 단절된 ‘칠무동 곡마단’ ‘회초리 사무동’ 등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기계체조 선수들이 사고 예방을 위해 활용하는 ‘스펀지 블록박스’를 단원들의 기량 향상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도입해야 할 것이다.
연수시설도 대폭 확충돼야 한다. 평택농악은 경기·서울·인천·충청권 전역과 강원 일부지역을 대표하는 웃다리농악으로 전체 인구의 60%인 3100만 명을 대표하는 국가지정 무형문화재이기 때문에 학생은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수요가 매우 크다.
특히 평택농악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대학생 풍물동아리들의 합숙 강습이 이뤄지고 있으나 수요에 비해 강습시설이 부족해 상담자들을 되돌려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경인교대와 한국외대를 비롯한 수도권 대학들이 강습을 오고 있는데 특히 경인교대는 졸업생들이 교사가 돼 평택농악보존회에서 배운 웃다리농악을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다시 가르친다는데 전수의 큰 의미가 있다.
평택농악보존회에는 별도의 숙박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대학생과 중·고등학생, 일반인 합숙 강습을 할 때 전수 시설에서 교육과 숙박을 함께해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특히 남녀 혼숙으로 인한 불편함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다 여름철·겨울철 단체 강습시 기존 단원들의 연습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국가지정 농악 대부분이 국·도·시비를 확보해 현재 전수회관을 신축하고 있지만 평택농악보존회는 평택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전수교육관 신축을 포기하고 말았다. 진주삼천포농악과 이리농악은 각각 60억 원 규모의 전수교육관을, 강릉농악은 45억 원 규모의 전수교육관을 신축 중에 있으며, 임실필봉농악은 15개의 전수교육동과 500여명을 수용 가능한 숙박동, 300석 규모의 실내공연장, 10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 150석 규모의 야외소공연장, 농악박물관 등을 갖췄으며 그것도 부족해 현재 숙박동과 강의동을 신축하고 있지만 가장 연희성이 뛰어난 평택농악은 다른 보존회만 쳐다보며 부러워하는 형국이 돼버렸다.
상설공연, 연중 20회 공연해 말로만 상설
평택농악 내부 투명성 제고·변화 노력 시급
평택농악은 상설공연 예산 부족으로 상설공연 횟수가 연중 15~18회로 적고 불규칙적이며 야외에서 공연을 진행하기 때문에 일기에 따라 취소하거나 급작스럽게 실내로 옮겨야 하는 경우가 잦아 공연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 때문에 엄격한 의미의 상설공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평택농악은 과거에는 전통보존과 전승활동에만 치중해왔으나 2004년 이후에는 전통보존과 함께 창조적 계승활동에도 눈을 돌려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웃다리 칠채 변주곡’이나 서양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카혼 앙상블’ 지영희·방용현·방돌근 등 우리지역 경기도당굿 명인들의 연주를 모티브로 한 ‘무속설장고’ 등을 연주해 전통을 근간으로 한 창조적 계승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
앞으로 평택시 대표 아이콘으로 평택농악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전통 보존과 역사기록 체계화 ▲다양한 학술연구 활동 ▲초-중-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전승학교 육성과 장학생 지원 ▲국악분야 교원연수기관 인증 ▲학점은행제 운영기관 인증 ▲평택농악을 중심으로 해외 전통예술단체가 참여하는 축제 지원 ▲기획·공연 전문가 영입 ▲상임단원 전수지원금 현실화와 복지제도 확대 ▲전수·연수시설 확충 ▲평택농악보존회 내부 조직의 합리적이고 투명한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같은 변화에는 평택시 행정과 국회의원, 시·도의원, 많은 시민들의 질책과 지원·격려가 함께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