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와 함께 하는 내 고장 탐조여행

▲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탐조활동
겨울은 탐조의 계절이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그동안 숲 속에 들어가 모습을 감추고 있었던 굴뚝새, 곤줄박이 같은 텃새는 물론이고, 북쪽 먼 곳에서 내려오는 청둥오리와 큰기러기 같은 겨울새들을 만날 수 있는 탐조여행의 기간이기도 하다.
탐조(探鳥)란 새들의 생태와 서식지 따위를 관찰하고 탐색하기 위해 그들을 찾아다니는 활동이다. 오래전부터 한곳에 자리를 잡아 싹을 틔우고 꽃과 함께 열매를 퍼트리는 풀과 나무와는 달리 새들은 수시로 장소를 옮겨 다니기에 한 곳에 머물러 기다리기 보다는 이들을 찾아 산과 들을 조심스럽게 찾아다니는 활동이기도 하다.

 

 

▲ 청소년 대상의 탐조활동

탐조기간 중 우리고장 평택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새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렇지만 지형의 특성 상 너른 평야와 습지가 발달한 반면 산세가 높고 깊지 않아 인근에 있는 안성이나 천안에 비해서는 넉넉한 산새 무리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 필드스코프를 이용한 탐조활동

우리나라의 탐조여행은 20~30년 전만 해도 조류학자 등 일부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정서적인 면과 함께 교육적 효과가 크고, 특히 가족 나들이를 겸할 수 있는 유익하고도 건전한 여행문화로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새를 보는 것은 주변 공원의 녹지나 아파트 화단 같이 가까운 곳에서 산새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다가오는 새에게 집중하여 그들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 후, 새의 이름과 습성 그리고 그들만의 독특한 행동 등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 가는 것이 좋다.
진위천과 안성천 등 평택호물줄기에서 만나게 되는 물새류에 비해 산새류의 수는 그다지 많지는 않다. 그리고 탐조여행 하면 금강하구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날아오르며 춤추는 가창오리의 군무를 떠올리게 되지만 아쉽게도 우리고장에는 크게 무리를 지어 비행하는 물새류는 물론이고 산새류는 더더욱 없다.

 

 

▲ 먹이를 가지 끝에 꽂아두는 때까치

산새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탐조는 겨울을 맞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그들의 생생한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볼 기회를 제공한다. 마른 가지들 사이에서 혹은 관목의 덤불 사이로 경쾌한 경고음으로 넘나드는 붉은머리오목눈이, 서리를 맞은 낙엽더미 위에서 잎을 하나씩 들추며 먹이를 찾아보는 멧비둘기, 혹 어렵게 구한 먹이를 나뭇가지 끝에 꽂아두는 때까치 등 그동안 이름한번 제대로 불러주지 못했던 산새들이 탐조 객들의 눈앞에 다가설 것이다.

 

 

▲ 주변에 매우 흔한 산새 멧비둘

“스키의 계절이 돌아왔다”고 주변 매스컴이 연일 떠들썩하다. 수능한파와 함께 스키어들의 세상이 왔다면 탐조 객들에게도 본격적인 탐조시즌이 도래한 것이다. 민첩한 행동과 집중력이 기본이 되어, 생명력 넘쳐나는 야생조류들의 행동을 따라가는 탐조활동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분명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다.

 

 

 
▲ 김만제 소장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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