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 세상 만들어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 김재균 학부모 한광고등학교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간디학교’ 교가라는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내 가슴은 쿵쾅쿵쾅 뛰고 눈시울은 이내 붉어지곤 합니다. 더구나 올해는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평생 잊을 수 없을 세월호 참사로 인해 차마 노래를 끝까지 부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부모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 할까요?
얼마 전 첫째 딸이 수능을 봤습니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곳곳에서 또 다시 자살 소식이 들려옵니다. 수능이 어려울 때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 비관하고, 이번에 쉬워진 수능에서는 한 개밖에 틀리지 않았는데도 2등급이 나와 허무해서 자살한다고 합니다. 이 땅의 경쟁 교육이 낳은 가슴 아픈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왜 몇 시간 만에 모든 인생이 결정 난다고 배우는 걸까요? 정말 입시가 인생의 전부인가요? 과연 우리가 공부했던, 또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목적이 뭘까요?
지식을 공부하는 이유는 지식을 통해 세상을 보고, 또한 이웃을 섬기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어떤 종류의 지식이든 지식을 얻으려는 목적은 사랑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지식에 사랑이 없다면 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기아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긍휼의 마음으로 눈물 흘리며 어떻게 도울까 반응할 줄 아는 이야말로 진정한 지식을 소유한 사람일 것입니다.
제 딸과 아들이 활동하고 있는 아마추어 무선 동아리 ‘햄(HAM)’에서는 이러한 지식으로 아이들을 이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 수업시간에 이론적으로 배운 아프리카의 기근이나 태어나자마자 죽어가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레인보우스쿨에서 더 생생하게 듣더군요. 그래서 ‘HAM’과 ‘레인보우스쿨’ 아이들은 일교차 때문에 생명이 위험한 아프리카 사막지역의 아기들을 위해 모자를 뜨고, 담요를 모으며 사랑을 실천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또한 아이들은 ‘나눔’에 근본정신을 두고 있는 이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서로를 존중해 주는 법을 배우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낮추고 봉사하며 섬기는 삶이 가장 가치 있음을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가진 것들을 나누고 세계를 사랑하면서 비로소 내가 지금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두 아이들에게 들으면 마음이 참 따뜻해지더군요.
레인보우스쿨을 통해 새터민 아이에게 교육봉사를 하면서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며 만나다 보니, 전에는 시키는 것만 겨우 했던 아이가 어느새 눈을 빛내며 책을 읽게 되고, 좀처럼 쉽게 꺼내지 않던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줄도 알게 된 것도 마치 친동생의 일인 것처럼 기뻐하던 딸아이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러한 경험들로 인해 딸아이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깨닫게 되었다며 국어 교사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두 아이와 함께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 왔습니다. 블랙홀에서 혼란과 절망에 빠진 주인공에게 구원을 가져다준 것이 최첨단 과학 ‘지식’이 아닌 ‘사랑’이었듯이 이토록 의미 없는 ‘지식 경쟁’의 궤도를 벗어나는 길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는 진실을 깨닫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생활과 섬김, 그리고 나눔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사랑을 통해 진정한 지식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학부모들은 이제야 비로소 동아리 지도교사 윤상용 선생님이 늘 말씀하셨던 ‘청소년은 우리의 희망이며, 청소년이 행복해야 세상이 아름다워진다’는 슬로건이 실제로 이뤄지는 학교와 사회를 꿈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두 아이의 동아리 활동을 지켜보며 가슴 뜨거운 배움의 가능성을 소망할 수 있게 되었으니 아까 부르다 만 간디학교의 교가를 이어 부르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린 알고 있네/ 우린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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