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까치의 먹이 습성

▲ 먹이를 주시하는 때까치
평택지역의 멸종위기 양서류를 주제로 강의할 때면 교육에 참석한 아이들 혹은 청소년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다.
“여러분, 개구리는 개굴개굴, 병아리는 삐약삐약 그러면 맹꽁이는 어떻게 소리를 낼까요?”
상당수의 답은“맹꽁, 맹꽁”혹은“맹~꽁, 맹~꽁”이고 드물게 “맹”또는“꽁”이라고 바르게 답하는 친구들도 있다. 일반적으로 동식물의 이름을 정할 때 내부속성이 명명기반이 되어 그들이 내는 소리를 그대로 종명에 쓰는 경우가 여럿 있다. “뻐꾹, 뻐꾹” 뻐꾸기, “쓰름, 쓰름” 쓰름매미, “귀뚤, 귀뚤” 귀뚜라미 등 이러한 방식의 이름 짓기가 적지 않은 편이다.
 

 

▲ 부들 가지에 꽂아둔 물고기(얼룩동사리)
이맘때 산 가장자리 풀밭이나 하천변에서 드물지 않게 만나게 되는 새 중에 때까치가 있다. 연중 주변에서 살아가는 텃새이면서도 봄과 여름에는 모습을 아꼈다가 늦가을부터 가깝게 나타나 그들만의 독특한 울음소리와 행동특성을 보이기에 특별히 주목받는 새이기도 하다.
때까치의 크기는 참새보다 조금 큰 18cm 정도지만 맹금류 못지않은 공격성으로 때로는 주변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면이 있다. 독특한 울음소리는 먼 거리를 두고도 그의 존재를 알게 하는데, “때때때때~~”하는 연속적인 소리를 내기에 붙여진 이름이 때까치이다.
 

▲ 부들가지에 꽂아둔 수서곤충(물자라)
때까치는 참새목 때까치과의 텃새이다. 낮은 나뭇가지에 앉아 먹이를 찾을 때면 꼬리로 원을 그리듯 돌리는 행동도 눈에 들어오지만 그만의 가장 큰 행동 특성은 먹이 습관에 있다. 주변 자연생태계를 둘러보면 먹이를 저장하는 습관을 지닌 동물이 여럿 있다. 가깝게는 설치류에 속하는 다람쥐와 청설모가 밤이나 도토리를 땅에 묻고는 낙엽 등으로 덮는 습관이 있고, 까마귀과에 속한 어치 또한 참나무과의 열매를 나무 아래 묻는데, 눈으로 숲이 덮일 때면 나무 아래쪽에서 열심히 도토리 찾는 모습을 드물지 않게 보게 된다.
때까치의 먹이 저장은 까마귀과의 어치나 설치류의 청설모와는 전혀 다르다. 먹이가 없어 보이는 겨울에도 육식을 이어가며, 곤충이나 장지뱀과 같은 작은 동물로부터 개구리와 참새 심지어는 등줄쥐에 이르기까지 날카로운 부리를 이용해 먹이를 낚아챈 후 먹이를 가시나 뾰족한 가지가 있는 나무에 꽂고 찢어 먹거나, 후일을 생각해 저장해 두는 것이다.
 

▲ 달맞이꽃 열매에 걸어둔 장지뱀
지난겨울에는 진위면 ‘연이랑 명주랑’ 연못에서 부들의 뾰족한 끝에 꽂혀있는 미꾸라지와 수서곤충을, 초여름에는 한광학원 교정 화단의 탱자나무 가시에 꽂혀있는 개구리를,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고성산 주변 복숭아나무에 걸려있는 등줄쥐를 만날 수 있었는데 이 특별한 행동의 주동자가 바로 때까치인 것이다.
겨울 초입, 독특한 소리와 행동특성으로 주변 경쟁자들에게 자신의 능력과 영역을 주장하는 때까치의 당당함이 산야를 울리고 있다.

 

 

▲ 복숭아나무에 꽂아둔 등줄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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