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12월 14일

고덕공립보통학교 교장 사택 침입
칼 들고 현금 30원 강탈 후 도주

 

 

 

 

 “지난 十四일 오전 세시에 진위군 고덕면 해창리 고덕공립보통학교 교장 사택(振威郡 古德面 海創里 古德公立普通學校 校長舍宅)에 복면강도(覆面强盜) 한 명이 한 자 가량 되는 긴 칼을 들고 침입하여 위협을 하고 현금 三十원을 강탈한 후 종적을 감추었다는데, 이 급보를 들은 평택경찰서에서는 범인을 엄탐 중이라 한다”(동아일보 1932년 12월 17일)

연말연시가 되면 묵은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느라고 어수선하기도 하고, 들뜨기도 한다. 때문에 종종 범죄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외에도 연말연시에는 다양한 사건사고가 많다. 1932년 12월 14일 강도사건이 불거졌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당시는 진위군이라는 지명을 사용했는데 고덕면 해창리에서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해창리는 예부터 세곡을 모아두는 창고가 있어 고덕면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1930년 들어 고덕면에 초등교육기관을 설립하기 위해 당시 면장 송주헌(宋柱憲)과 유지의 노력으로 1931년 11월 17일 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해 10월 1일 개교 예정이었으나 11월 1일 개교했다(개교 당시 한 신문기사에는 좌교리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초대 교장은 일본인이었는데 오츠카(大塚)였다. 개교한 지 불과 1년 만에 불행한 사건이 난 것이다. 당시만 해도 교장은 관사(官舍)가 있었는데 여기를 노린 것이다.
12월 14일 새벽 3시 복면을 한 강도가 한 자나 되는 식칼을 들고 오츠카 교장 사택을 침입했다. 강도가 교장 집을 노린 것은 수업료를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강도는 교장을 위협해 수업료로 받은 현금 30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강도사건을 보고받은 평택경찰서는 범인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등 엄중하게 경계를 섰다.
강도 범인은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난 후에 잡혔다. 범인은 심상길(沈相吉·37)이었다. 심상길은 원래 용인군 이동면 화산리에서 태어났지만 수원군 일향면 동리에 거주하고 있었다. 심상길의 범행 동기와 결과에 대해서는 더 이상 확인할 길이 없지만 당시 신문에 오르내릴 정도였다면 제법 관심을 가졌던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당시 진위군내에는 10개면이 있었는데, 고덕면과 현덕면만 초등교육기관이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덕면장 송주헌과 지역 유지들이 당시 돈으로 3000원의 기부금을 모으기로 하고 지방비 6000원으로 설립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예상치보다 많은 3400원을 모았고 그 결과 1932년 11월 1일 개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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