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을 활용한 역사 교육은
올해 교육부 역사교육 우수사례로 뽑혔다.
‘덕승재’ 교사들의 최종 목표는
역사 교육 자료 ‘빅데이터’를
만드는 것이다.
아이들이 우리 역사에 흥미를 갖고
올바른 역사관을 갖도록 가르치는 게
역사교사들의 역할이며
공교육을 살리는 길이 아닐까

 

▲ 공일영 역사교사/화성 남양고등학교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문화유적을 바라볼 때에는 우리 눈높이에서만 볼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탑의 꼭대기는 어떤 모습일까? 불국사 전체 가람의 배치는 어떨까?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런 의문에 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드론을 활용하여 공중 촬영이 가능해졌고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누구라도 쉽게 영상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수업에 활용한다면 학생들도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Digital Native’라 불리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단순 강의식 수업의 한계가 최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지식 전달자로서의 교사의 역할은 이미 지났고 학습자의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조력하고 격려하는 교사의 역할이 필요한 시대다. 학생들은 스마트 기기에 노출되어있으며 핸드폰 사용은 줄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스마트 기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역사 수업에 스마트교육을 접목하여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기기를 활용(BYOD)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지식이 우선되어야 한다. 모든 역사교사가 스마트기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은 아니다. 교사가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과중한 업무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맥박이 뛰는 우리 역사 연구회 ‘덕승재·德勝才’는 바로 이 지점에서 집단 지성을 발휘하고 있다.
‘덕승재’는 역사 수업을 어떻게 가르쳐야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까를 고민하던 교사들이 지난 2012년 만든 역사 교사 모임이다. 이들은 학생들이 교과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영상물을 틀어줘도 금방 지루해하자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호기심을 끄는 역사 수업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덕승재’에서 스마트교육을 이끌어가는 정왕중학교 심세용 기술교사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헬리켐(드론)을 해외 직접 구매 방식으로 구입한 후 부품을 구입해 조립하는 역할을 해주었다. 또한 단원중학교 김명석 체육교사는 만들어진 자료를 멋진 영상으로 편집하고 모든 선생님들이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웹페이지를 만들어주었다. 수업에 필요한 학습지는 나머지 역사 교사들의 몫으로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멋진 활동지가 탄생했다. 아무리 좋은, 참신한 교수학습방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교육과정 분석이다. 학습자들의 수준과 능력을 고려한 다양한 지도 방식이 교육과정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흥미롭고 학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 역사과 교사들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의 철저한 분석이 이루어졌고 분석 결과에 대한 활발한 논의 과정을 통해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활동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효과적인 수업을 위해서라면 학습자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등학교에 재직하는 필자는 수업 참여율이 낮은 학생들을 교사로 세우는 시도를 해보았다. 이 학생들이 즐겨하는 컴퓨터 게임을 수업에 적용하고 그 학생들이 교사가 되어 동료들을 가르치는 프로젝트이다.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활용하여 학생들은 수원화성을 가상의 공간에 건설한다. 건설 과정에서 사실적으로 작업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수원화성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이해해야 하므로 역사서적을 찾았고, 거중기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과학책을 찾아 원리를 학습했다. 또한 수원화성이 다른 성과 비교하여 우수한 점들을 확인하기 위해 비교연구 활동도 이루어졌다. 시키지 않아도 학생들 스스로 진행한 결과이다. 그러면서 수업에 한걸음씩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덕승재’ 교사들은 주말마다 드론을 들고 유적지를 찾고 있다. 유적지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등 예술적·미적 가치가 기대를 뛰어넘었다는 것이 참여 교사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이렇게 지금까지 다닌 유적지가 경기·충청도 9개 지역 17곳으로 강화도 광성보·초지진, 충남 서산 마애삼존불 등도 카메라에 담았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 위에는 유적과 관련된 설명들을 촬영한 화면 위에 그림·문자 등을 덧씌우고 역사 학습지에다 스마트폰 앱을 갖다 대면 유적지 영상과 관련된 컬러 사진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학습 자료도 추가로 만들었다.
드론을 활용한 역사 교육은 올해 교육부 역사교육 연구 활동 우수 사례로 뽑혔다. 덕승재 교사들의 최종 목표는 역사 교육 자료 ‘빅데이터’를 만드는 것이다. 전국 역사 교사들이 각 지역의 유적지를 드론으로 찍어 홈페이지(www.historyclass.kr)에 올리면 누구든지 각 수업에 맞는 생생한 역사 수업 자료를 공유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즐겁게 역사수업을 하며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게 되는 일, 시험 준비를 위해 역사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역사에 흥미를 갖고 올바른 역사관을 갖도록 가르치는 게 역사교사들의 역할이며 공교육을 살리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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