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인간애의 사회로
바꿀 키워드를 찾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문화의 자생력’이다.
문화적 자생력은 빌려올 수도
모방할 수도 없는 것이다.
오로지 우리 스스로가
고유한 정체성을 지키는 가운데
삶의 질적 향상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능력이
문화적 자생력이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은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충분히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인류가 현재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 백범 김구 ‘나의 소원’ 중에서

 

 

▲ 최승호 사무국장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평택지부
위의 글은 한 치의 모자람도 없는 백범 김구의 빛나는 혜안서, <문화국가론>의 일부이며 오직 문화만이 모두 함께 행복하고 평화로우며 지혜로운 세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글인 동시에 현존하는 사회문제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인간에게는 정신적으로 또는 물질적 안정과 만족을 위해 정치·경제·사회·과학·철학 등의 ‘학문’과 ‘종교’와 ‘예술’ 등 모두가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로 이제까지의 우리 현실은 정치 쪽으로 너무 치우쳤다.
경제는 정치에 예속되어 자생력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고 예술 또한 이러한 경제정치 논리에 의해 그들만의 계급적 장식품으로 소비되어 오락으로 전락한 지 오래되었다.
사랑도, 명예도, 아름다움도 자본으로 환산될 수 없다면, 비웃음의 대상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에서 인간은 더 이상 행복을 말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세상을 존엄한 인간애가 흐르는 사회로 바꿀 수 있는 키워드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문화의 자생력’이다. 그간 쌓아왔던 기름진 문화의 토양은 쉽사리 해체되지 않기에 절망감 속에서도 이 사회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문화적 자생력은 빌려올 수도 모방할 수도 없는 것이다. 또 과학기술처럼 유학을 가서 배워올 수도 없고 또 빅딜 대상도 아니다. 오로지 우리 스스로가 고유한 정체성을 지키는 가운데 삶의 질적인 향상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바로 문화적 자생력이다.
모두가 외형에만 치우쳤던 허영과 가식으로 가득 찬 기만적 사고와 생활방식을 버리고 자기성찰 속에서 진솔한 사고와 행위로 먼저 꺼져 가는 ‘문화 자생력’을 튼튼히 길러내야만 하는 것이다.
금권주의의 하수인이 되기보다는 삶의 터전 속에서 환경의식, 뿌리의식, 역사의식을 존중하는 생활가치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지역별 문화정책의 문화민주화가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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