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거주 노인 가운데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42.8% 수준이었다.
남자는 64.3%가 성생활을,
여자의 경우는 34.9%만이
성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이건일 과장
평택남부노인복지관

평택남부노인복지관을 방문하는 지역 주민, 사회복지 전공학생, 그리고 예비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실습을 하는 학생들에게 늘 하는 질문들이 있다.

“노인하면 떠오르는 단어, 혹은 이미지에 대해 말해보세요!” 이 질문을 받고 하나 둘씩 말하는 단어들은 대개가 외로움·질병·고집·흰머리·굽은 허리·독거와 같은 단어들이다. 지역 주민들이 생각하는 노인, 더군다나 사회복지를 배우고 전공한다는 학생들조차 노인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인 단어 일색이다. 대학에서도 사회복지의 주 클라이언트를 노인·아동·장애인이라고 가르치고 실제 배우는 과목에 있어서도 노인복지·장애인복지·아동복지식이니 어쩌면 도움을 줘야하는 약자의 이미지를 이때부터 만들어가는 탓일지도 모르겠다.  

학생들에게 다시 질문한다. “이번에는 노인하면 떠오르는 긍정적인 이미지는 무엇인지 말해보세요!” 지혜로움·연륜·도서관·인자함·활기찬·따뜻함·역동적임·맛있는 음식…. 노인에게는 이처럼 강점들이 참 많다. 우리가 하는 노인복지는 이러한 노인들의 강점을 살려 사회참여를 이끌어 내고 지역사회 안에서 존경받게 하는 일이다. 부정적 노인이라는 이미지에는 할 수 없는 것들뿐이지만 긍정적인 노인의 이미지에는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노인들에게 성이란 무엇일까? 우리 지역사회는 노인의 성에 대해서 긍정적, 부정적, 과연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노인의 성(性), 당당하게 누리세요!”

2014년도에 ‘평택지역 노인의 성의식 실태조사에 따른 노인의 성 프로그램 적용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평택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실태조사를 하면서 무수히 어려운 상황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조금은 낯 뜨거울 수 있는 질문들이 담겨있는 탓도 있었지만 400여 케이스가 넘는 설문지의 양과 노인들을 적극적으로 설문에 참여시킬 수 있는 방도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임을 잘 설득하여 진행할 수 있게 했다. 겨우겨우 협조를 얻어 400여 케이스에 가까운 설문지를 얻어낼 수 있었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평택에 거주하는 노인 가운데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42.8% 수준으로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노인들이 성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중 남자의 경우는 64.3%가 성생활을 하고 있고, 여자의 경우는 34.9%만이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성생활 주기는 한 달에 한번 이상이 59.9%로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의 노인들이 아직까지도 성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노인들에게 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필요 없다’가 60.6%로 높게 나왔지만, 성교육 유무와 성의식에 대한 독립표본 T검증(t-test)에서는 성교육을 받은 사람에게서 긍정적 성의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구결과 전반적으로 노인들의 보수적인 성의식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노인들 스스로 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스스로 문제를 감내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사회가 얼마나 노인 성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지 반성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노인들이 건강한 성 문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노인에 대한 우리의 올바른 시각 변화도 필요하지만 노인들 스스로가 성문제에 대해서 당당하게 여기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교육을 받은 노인의 긍정적 성의식이 높은 것처럼 건강한 성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노인들에게 성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하며 노인복지기관에서는 노인을 떠나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성적권리 부분에도 더욱 관심을 갖고 지역사회 인식개선 운동과 노인 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노인복지를 하는 입장에서 노인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보았을 때 노인복지는 시혜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노인의 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떨쳐버리자. ‘노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라는 조건부적 사고가 아닌 ‘노인이니 가능해!’라는 방법론적 사고로 노인의 성이 함께 누려지고, 함께 당당해 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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