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와 지역을 위한
100년의 대계를 준비하기 위해
제대로 된 교육을 해야 한다면
우선 아이들이 제대로
뛰어놀게 해줘야 할 것이다.
아이들을 더 놀며 자라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 어른들의 역할이다

 

 

▲ 이원규 사무국장
한국방정환재단 경기지부
언젠가부터 사회는 아이들에게 놀기를 권하면 큰일 나는 것처럼 변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더 성숙해진다. 인지·신체·사회성을 발달시키고, 긍정적 자아관을 갖게 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주고, 문제 해결력과 창의성을 자극하는 가장 적합한 전인적 교육의 도구가 바로 ‘놀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성취와 기쁨을 맛보기도 하지만 실패와 불안·갈등을 놀이 속에서 풀어 나가기도 한다. 즉 놀이의 진정한 의미는 수단에 머물지 않는 다는 것에 있다. 이것이 우리가 아이들에게 놀 권리를 보장해줘야 하는 이유이며 더 놀게 해줘야하는 명분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 더 명확한 이유가 드러난다. 2009년부터 매년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한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연구 조사결과에 따르면 ‘교육’과 ‘생활양식’ 영역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평균 100을 기준으로 6년째 최하위인 74.0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동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인권 1위는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놀 권리(42.1%)’가 뽑혔으며 2, 3위로는 ‘친구들과 자유롭게 모임을 갖고 활동할 권리(20.4%), (17.2%)’로 나타나 아동이 휴식과 놀 시간을 갖고 친구들과 함께할 자유로운 시간을 바라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유엔에서도 ‘아동권리협약’ 31조 1, 2항을 통해 아동이 놀이와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며 아동의 권리이자 지역사회와 어른의 과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역설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 2012년 실시한 ‘아동권리 옴브즈키즈’ 조사결과에 따르면 ‘놀 권리가 지켜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35.9%)’와 ‘모르겠다(41.0%)’의 응답이 대부분이었으며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에 주로 하는 것’의 질문에는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인터넷 게임(29.4%)’과 ‘TV시청(27%)’을 주로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국방정환재단 경기지부는 2014년 평택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4년 한 해 동안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을 위한 전통전래놀이지도자 과정을 진행했다. 그러한 다양한 지역사회와 아동 청소년 시설 종사자들의 노력의 결과로 놀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됐으며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고 다양한 놀이를 보급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기존의 교육체계가 너무 숨 막히게 돌아가고 그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수의 학생에게 학교는 삭막한 곳으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통·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이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 자살이라는 극한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일상의 모든 압박에서 벗어난 놀이는 그야말로 중요한 매개가 될 것이다.

우리의 전통놀이는 각각의 놀이가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그들의 생활이나 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전통놀이 자체가 살아있는 우리문화와 같다. 또한 놀이는 대부분 재미와 규칙의 완결성을 갖고 있기에 하나의 완벽한 놀이로써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에게 놀이는 곧 모든 영역의 교육을 행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복합적인 교육을 행하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놀이는 아이들의 생활이자 생명력의 표현이고 삶 자체다. 먹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무엇을 하고 놀지 궁리한다.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신체의 발달이 이루어지고 신체의 성장을 촉진하는 운동능력을 갖추어 나간다. 아이들은 놀이 속에는 새롭고 신기한 작은 세상을 만들어 그 속에서 주인이 되어 풍부한 경험을 한다.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또래들과 관계를 맺으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배우고 느끼며 커 나간다. 

평생을 아이들의 친구로 살아온 소파 방정환 선생은 “자유롭고 자애로운 중에 저희끼리 기운껏 활활 뛰면서 훨씬 훨씬 자라가게 합시다”라는 주장을 통해 아이들을 더 뛰어놀게 할 것을 강조했다. 그것이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어린이에 대한 투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라와 지역을 위한 100년의 대계를 준비하기 위해 제대로 된 교육을 해야 한다면 우선 아이들이 제대로 뛰어놀게 해줘야 할 것이다. 아이들을 더 놀게 하며 더 자라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 어른들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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