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완성을 위한 또 하나의 비단길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 대토론회’

 

평택항에서 유럽으로
‘21세기 新실크로드’

 


원유철·유의동 국회의원 토론회 마련, 범정부 차원 첫 논의
북한에 막힌 SRX노선 돌파구, 한국 경제·문화변혁 이끌 것


 
평택항에서 출발해 중국횡단철도를 연계, 유럽으로 진출하는 새로운 희망의 비단길,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추진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논의가 첫 발걸음을 뗐다. 2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완성을 위한 또 하나의 비단길,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 대토론회’는 원유철·유의동 국회의원의 주최로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 유기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김영우·이한성·이명수·류지영·문정림·이운룡·심윤조·손인춘·이이재·홍지만·김세연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서는 외교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경기도 농정해양국 등 국장급과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발제자와 토론자로 참여해 열차페리로 황해를 건너 유럽대륙을 잇는 21세기 新실크로드 탄생을 위해 뜻을 모았다.
이날 토론은 ▲노춘희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임수석 외교부 유럽국 심의관 ▲원제무 한양대 명예교수가 기조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손병석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박준권 해양수산부 항만국장 ▲송유면 경기도 농정해양국장 ▲변백운 평택시 항만지원과장 ▲강진갑 경기대 인문학연구소 교수 ▲박양호 홍익대 교수가 나섰다.

- 편집자주 -

 

▲ 원유철 국회의원
■ 인사말
원유철/국회의원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다. 대륙을 관통하는 희망의 비단길이 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실현방안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선언하고 그 수단으로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연결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SRX를 제안했다.

그러나 SRX는 북한에 가로막혀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평택항과 중국의 옌타이항을 오가는 열차페리를 통해 한반도와 중국을 잇고 중국의 대륙횡단철도와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연결하는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완성을 위한 또 하나의 비단길이다.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동력이 될 것이다.

또한 사실상의 ‘섬나라’에서 벗어나 유라시아 대륙의 일원이 됨으로써 갖는 사회·문화·역사적 의미 역시 막대할 것이다. 오늘 토론회가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실현을 위한 작지만 큰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 유의동 국회의원
■ 인사말
유의동/국회의원

세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중국의 마샬플랜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도로와 철도망을 연결해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결합한 거대 경제벨트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바야흐로 ‘중국-유럽간 실크로드 시대’가 도래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과 대립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는 획기적인 진척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유럽간 실크로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황해-실크로드 개척을 통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축해야만 한다.

1986년 개항한 평택항은 태풍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가 거의 없는 천혜의 항만으로 중국과도 매우 가깝고 신흥 항만이어서 향후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추진 방향에 따라 맞춤형 시설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 자리는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완성이 아닌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발전시키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꾸준히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의 도입과 운용에 대한 논의가 진척될 수 있길 기대한다.


▲ 임수석
외교부 유럽국 심의관
■ 기조발제
임수석 심의관/외교부 유럽국

동북아 평화·번영 위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대륙 간 연계성 증진, 주요국 파트너십 강화

우리나라는 반도국가지만 북한에 가로막혀 유라시아 대륙과 단절돼 있다. 이를 다시 잇고자 하는 것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이며 대륙과의 단절과 고립을 극복하고 소통과 개방을 통해 평화롭게 교류·번영하자는데 목적이 있다.

외교부는 이를 위해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로 하드웨어적 분야인 물류, 가스·전력 등 에너지 인프라 연계와 무역투자 장벽이 되는 장비문제 해소 등이다. 두 번째로 소프트웨어 분야인 IT, 문화산업을 유라시아 대륙과 연계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휴먼웨어적 분야로 유라시아 대륙과 신뢰를 구축해 궁극적으로 안보 위협을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외교부에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위한 첫 정부예산이 반영돼 있다. 따라서 대륙 간의 연계성 증진과 유라시아 핵심 국가들과의 파트너십 강화, 남-북-러·남-북-중 협력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 등을 구상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외교부는 7월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했던 손기정 선수의 루트를 따라가는 ‘유라시아 친선특급 사업’을 진행해 이동 간에 필요한 비자와 철도문제를 점검할 계획이며 9월에는 전 세계 주요 국가를 초청해 복합교통물류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도 개최할 예정이다. 
 

▲ 원제무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 기조발제
원제무 명예교수/한양대학교

평택항-중국 옌타이항 간 열차페리
북한에 막힌 SRX의 새로운 출구전략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는 상당히 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프로젝트라 판단된다. 레일이 깔린 대형선박에 화물열차를 실어 서해를 넘어 중국 옌타이항으로 수송한 후 실크로드에 연결하자는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는 북한의 벽에 막혀 전혀 진전이 없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SRX 추진 상황에서 ‘열차페리’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출구전략이다.

열차페리는 해양 운송의 저렴성과 철도 운송의 대량성을 접목시킨 복합일괄 운송방식으로 전 세계 25개국 30여개 노선에서 100여 척이 운행 중인 보편화된 운송시스템이다. 실현을 위해서는 열차페리 수익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가 통과하는 도로망의 물류·교통 환경 등을 토대로 수요를 분석한 철도네트워크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한 현재 평택항 물동량으로는 항만운영주체나 선사·투자업체들의 수익성이 저조하기 때문에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개통을 계기로 물동량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평택항을 남부 수도권과 중부권의 대중국 교류 활성화 거점 항만으로 육성·추진해야 한다. 관세자유지역 또는 자유무역지대를 평택항 배후지역에 설치해 수출·입 관련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하며 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도 건설돼야 한다.

또한 부두-항만배후단지-산업단지-물류단지가 연계된 ‘항만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는 예산배정과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가 성공적으로 연결된다면 동북아와 실크로드 국가를 통합하는 글로벌 승객·화물·경제·사회·문화 네트워크로 발전할 것이다.   
 

▲ 박양호
홍익대학교 교수
■ 토론
박양호 교수/홍익대학교

한중간 열차페리, 유럽 진출의 실리적 대안
글로벌 공론화 더불어 국책사업으로 추진돼야

남북한 간의 자유로운 통운·철도 인프라 단절과 중국의 급속한 부상, 세계적인 제반 변화를 고려해 볼 때 실현을 위한 실리적인 대안이 시급하다.

그 실질적인 대안 중 하나가 평택항과 중국의 옌타이항을 오가는 한·중간 열차페리를 활용한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다.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상응해 한·중 공동 번영 효과가 있을 수 있으며 한반도 평화정착·한반도 균형발전·21세기 문명비단길 등 다양한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또한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의 출발지인 평택항과 평택도시권은 21세기 글로벌 청해진으로 부상해 ‘슈퍼평택항’과 ‘슈퍼평택도시권’으로 변화할 것이다.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주요 정책과제의 첫째는 글로벌 공론화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책 프로젝트로 진행돼 국가철도망 계획에 우선 반영해야 한다. 열차페리는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추진해 상호 공감대를 구축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끌어들여야 한다. 마스터 플랜과 실천 로드맵도 함께 수립하고 관련제도와 기반도 공동으로 마련해야 한다.
 

▲ 강진갑
경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교수
■ 토론
강진갑 교수/경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열차페리가 불러올 문화적·심리적 충격
한국의 경제·역사·문화적 전환점 될 것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구상할 때 많은 사람들이 물류의 경제적 효과를 생각하는데 여기서 벗어나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불러일으키는 문화적·심리적 충격에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원래 대륙 국가였지만 20세기 후반을 거치면서 섬이 아닌 섬나라가 되면서 민족주의가 발달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그런데 열차페리를 통해 물류뿐만 아니라 사람과 문화가 제약 없이 오고 간다면 이것이 불러오는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열차페리를 처음 듣고 떠오른 것이 경부고속도로였다. 처음 경부고속도로 사업이 제기됐을 때 많은 무리와 우려가 따랐지만 결과적으로 획기적인 물류 수송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성장·문화교류 증진 등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 됐다.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는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한국 역사와 문화사에 큰 전환점이 될 사건이다.  

  

▲ 변백운
평택시 항만지원과장
■ 토론
변백운 과장/평택시 항만지원과

SRX·열차페리 모두 현실적 장애요인 상존
열차페리, 국제외교 시스템으로 재평가돼야

앞서 발표한 두 발제를 보면 뚜렷한 공통점과 상이점이 보인다. 대표적인 공통점은 북한이라는 불확실성과 미 연결구간으로 인한 현실적 장애요인이 상존한다는 문제점이다. 상이점이라고 한다면 대륙과의 연결노선 방식에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SRX는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한 육로연결 노선을 이야기하고 있다.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는 중국횡단철도와의 연계를 위해 평택항을 출구로 한 열차페리 수송방식을 접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프로젝트 모두 제반여건상 현실적인 문제 외에도 국제 정세와 정치적 합의가 맞물려 있고 현실적 문제도 상존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어떤 방안이 최선책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대등한 위치에서 세부적인 추진전략 수립과 문제해결 방안을 도출해 비교분석할 필요성을 제안한다.

열차페리에 대해서는 수년간 논의가 돼 왔다. 반대 입장의 공통된 주요 의견은 경제성·수익성 부족문제다. 이는 열차페리를 새로운 물류수송 수단으로만 국한시켰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열차페리를 우리나라의 대·내외적 입장과 다차원적 국제외교·다각적 국제협력에 필요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재평가해볼 시기에 와 있다. 새로운 시각에서 열차페리를 바라봐야 한다.   
 

▲ 송유면
경기도 농정해양국장
■ 토론
송유면 국장/경기도 농정해양국

국책사업 추진 의견 적극 공감해
평택항·철도사업 조기 개발 필요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열차페리 사업이지만 두 가지의 선결 요건이 있다. 여기에는 국토부와 해수부의 협력이 필요하다.

먼저 평택항으로 연결되는 포승~평택간 철도노선 개통과 철도가 지나가는 평택항의 배후단지 노선 매립이 선행돼야 한다. 포승~평택 간 단선철도사업 제3공구 구간은 평택항 배후단지를 경유하는 노선으로 현재 매립이 안 된 상태다. 이게 되어야 만이 인입선로가 완성된다.

경기도에서도 철도노선 변경 등 문제해결을 위해 면밀히 검토해봤으나 예산 수반과 보상 문제로 불가피하게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문제해결을 위해 중앙 정부 차원에서 사업을 따로따로 진행하지 말고 동시에 추진했으면 한다.

다시 말해서 국토교통부가 ‘포승~평택 간 철도사업’을 연결하고 해양수산부가 ‘평택항 배후단지 2단계 매립’을 동시에 추진하면 사업이 지연되지 않게 된다.
 

▲ 박준권
해양수산부 항만국장
■ 토론
박준권 국장/해양수산부 항만국

수익성위해 10~15만 TUE 물량 필요
잠재적 수요 충분, 적절한 시기 검토

평택항에 철도가 들어오려면 항만부지 매립이 진행돼야 하는데 배후 철도망 건설을 위한 항만시설용부지 매립은 2030년까지 완료예정이다. 만약 열차페리와 관계해 필요하다면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열차페리 수익성이 먼저 논의돼야 한다. 평택항은 현재 전체 1억 800만 톤을 처리하는데 이중에서 대중국 화물이 1400만 톤이다. 1400만 톤 중 컨테이너가 56만 TUE이며 대중국 화물이 48만 TUE이고 48만 TUE 중 평택항에 개설된 5개 카페리로 처리한 화물이 15만 TUE다. 열차페리는 열차가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카페리보다 물량이 적게 들어간다. 따라서 적어도 10~15만 TUE 물량이 된다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지 않나 라고 판단된다. 잠재적인 수요는 충분하다고 여겨지지만 기존 5개 카페리와의 경쟁 등 추가적인 검토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

해양수산부 항만국은 한-중-유라시아 수요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해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의 적절한 시행 시기를 판단할 것이다. 국토교통부에서 포승~평택간 철도 건설 등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건만 맞으면 언제든지 추진 가능하다고 본다. 

 

  

▲ 손병석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 토론
손병석 국장/국토교통부 철도국장

중국 북경철도 병목현상, SRX 한계점
열차페리, 벌크화물이라면 경쟁력 충분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결국 대륙과의 교통망을 연결하자는 것인데 그 정도의 거리면 철도로 연결돼야 한다. 그러나 육로연결은 모든 변수와 결정권이 북한에 있다. 또한 북한을 통과한다고 해도 다시 북경역 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현재 북경 부근 철도는 자국의 물동량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만큼 심각한 병목현상을 겪고 있다.

북한을 거쳐 러시아-중국-유럽으로 향한다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SRX는 사실상 경쟁력이 없다. 그러나 열차페리는 컨테이너로 수송이 어려운 원목·시멘트·곡물 등 벌크화물의 경우 충분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일부에서는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벌크화물을 유치할 것을 주장하는데 이러한 화물의 존재와 지속적인 확보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당장 열차페리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와 다른 중국의 철도 기술기준 인정이 필요하다. 또한 열차페리 운행경험이 있는 중국에 맞춘 철도 기준의 예외적 허용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나중에라도 우리나라가 열차페리 운행을 위한 준비가 갖춰졌을 때 중국이 우리 기준을 허용한다는 확약을 받을 필요가 있다. 더불어 철도 용량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중국에서 한국 화물에 대한 중국 철도의 우선이용권도 보장돼야 할 것이다.

 

▲ 황해~실크로드 횡단 철도 노선도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