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 행복한 쌀’은
서부지역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매월 1인 기준 5kg의 쌀을
상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후원자들의 십시일반으로 이루어져
큰 힘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복지일상화를 위한
작은 걸음임에는 틀림없다

 

 

▲ 박정인 센터장
평택재가노인복지센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경기도 서남단에 있는 평택시 및 안성시 일대의 평야”를 ‘평택평야(平澤平野)’ 또는 ‘안성평야’라 기록돼 있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는 “경기도의 주요 곡창지대의 하나”라 기록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서쪽의 안중(安仲)은 농산물을 집산하는 지방 중심지”라 한다.

기고문을 쓰기 위해 <평택시사신문>을 뒤적이다 보니 한 달여 전 신문에서 ‘요즘도 밥 굶는 아이가 있나요?’라는 제목의 기고를 만나게 됐다. 물론 그 기고의 중심은 밥의 문제를 넘어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교육지원센터를 통해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우리 동네 아이는 우리가 키운다는 마음으로 이 아이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동네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였다.

기사의 마지막 단을 시작한 문장 “요즘에도 굶는 아이들이 있다”는 “요즘에도 굶는 사람들이 있다”는 보편적 대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과 동시에 안중출장소 관할지역인 평택서부지역에서 오랫동안 노인복지현장을 접하고 있는 나에게는 “요즘에도 굶는 노인이 있다”로 읽혀졌다.

사람들은 요즘 굶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쌀이 없어 밥 못 먹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말한다. 추수 때에는 1년간 농사지은 쌀을 나누어 주는 곳도 있고, 연말이나 연초에는 이런 저런 단체들을 통해 풍성한 나눔의 현장도 체감할 수 있다. 참 좋은 일이지만 문제는 그 일의 연속성에 있다. 해마다 이어지는 일이니 연속성이 있다 말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한 시기에만 집중되니 연속성이 없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옛날 농촌에서 가을에 수확한 양식은 이미 바닥났는데 햇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5~6월만 되면 식량이 모자라 고통 받는 춘궁기가 있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더 활기차고 밝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춘궁기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아니 이전보다 더 긴 춘궁기가 실존하고 있어 상시적인 지원 체계가 정말이지 아쉽다.

이런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나눔이 행복한 쌀’은 평택시 서부지역의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매월 1인 기준 5kg의 쌀을 1년 365일 상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지원 없이 후원자들의 십시일반으로 이루어지는 작은 일이기에 큰 힘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복지일상화를 위한 작은 걸음임에는 틀림없다.

“그들은 부유하게 살진 않았지만 알코올중독자나 약물중독자가 없었고 자살률과 범죄율도 매우 낮았지요. 우리는 펩신성 궤양도 조사해 봤는데 어떤 종류의 궤양도 발견되지 않았어요. 로제토 사람들은 말 그대로 제 수명을 다하고 늙어서 죽었습니다. 그게 전부였죠”

“공동체의 평등주의적인 정서가 부유한 사람들로 하여금 거들먹거리지 못하게 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말콤 글래드웰이 쓴 <아웃라이어>에 나오는 이야기다. 결국 복지는 누군가가 아닌 우리 손과 우리 힘으로 이뤄가야 하고 그것이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길이라는 말이다. 복지보편화를 넘어선 복지일상화를 통해 우리의 삶이 안정되어야 진정한 복지라 할 것이다. 그 결과 우리 모두 행복한 삶을 통해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이룰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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