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사회적 제약이 우선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장애인도 교육과 훈련을 통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삶을 살아가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응원해야 할 것이다

 

▲ 최광미 팀장
동방아동재활원
수동카메라에서 자동카메라를 거쳐 디지털 카메라로,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편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이미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나를 알리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늦기는 했지만 재활원의 장애아동들은 지금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지역사회와 만나며 세상에 성큼 다가서려고 한다.  

동방아동재활원이 진행한 이번 프로그램은 인지능력이 우수한 장애아동보다는 지적능력이 낮고 언어표현이 자유롭지 않으나 의사소통이 가능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었다. 또한 본원 이외 다른 기관의 장애인도 통합수업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마련됐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한되는 일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기계적인 도구나 고가의 제품들을 다룰 때는 특히 그렇다.

평택복지재단의 자율공모사업에서 선정된 사진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는 지적장애를 갖고 있어도 개개인의 생각과 지혜, 나만의 시선으로 카메라에 마음을 담아볼 수 있었다. 미디어가 발달해 있고 스마트폰이 넘쳐나는 요즘 세상에서 작은 카메라를 들고 세상으로 한걸음씩 나가보기로 했다. 주어진 풍경이나 사물 앞에서 어떻게 시선을 두고 사진을 찍는가는 카메라를 쥐고 있는 사람의 프레임에 맞추어질 것이다.

언어를 표현할 수 없어 몸짓과 표정으로 대화하는 아이들, 사전에 경험이 있었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도움을 베풀 줄 안다. 어른들은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이리저리 많은 생각을 하지만 순수하고 맑은 정신을 가진 장애아동들은 고정관념이 없어 같은 환경에서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풍경과 사물·인물을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은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 각각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장애아동들의 눈에 비친 우리의 환경은 어떠한 모습일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한번쯤은 어두운 색으로, 때로는 밝은 핑크빛으로, 총천연색으로 물들었을 것이다. 카메라 도구를 손에 쥐고 흥분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자신감에 자신들이 찍은 사진이 늘어날 때마다 자랑을 한다. 지역사회의 행사에 나가 작품 전시회에 참여할 때에는 긴장감도 있었지만 많은 어른들한테 자신들의 작품을 자랑하고 보여주고 있음에 뿌듯해하며 자신감이 충만했다.

노인복지관을 방문해 어르신들과의 새로운 만남을 가졌던 일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 행복한 시간이었다. 또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데서 희망을 보았다.

동방아동재활원에서는 올해도 아동들의 사진팀을 구성하고 스토리가 있는 작품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자 한다. 올해 연말에는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지역사회에서 주민들과 만나보고 싶다.

우리는 장애아동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가 아닌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해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한 가정에서 축복을 받으며 태어났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환경적인 요인으로 시설에 위탁돼 생활하고 있지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사회적인 제약이 우선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장애인도 교육과 훈련을 통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통합된 삶을 살아가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응원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찾아내고 개발하여 빛을 발하는 일이 더욱 많아졌을 때 장애인식개선은 자연스럽게 향상되고 사회는 더 따뜻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장애인·비장애인으로 구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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