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내세운 공약 꼭 실천해야”
“더 낮은 자세로 소외된 사람들 따뜻하게 포용해야”

이제 완연한 봄의 계절이 우리에게 다가온 것 같다. 며칠 전 목련이 피는가 했더니 어느덧 벚꽃이 피고 이어 길가엔 개나리 진달래가 경쟁을 하듯 울긋불긋 만발하면서 봄이 왔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벚꽃이 만개하면서 꽃구경을 하러 몰려나온다. 그러나 사실 꽃을 찾는 진짜 이유는 보여 지는 꽃의 빛깔보다 그 향기에 있다.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그윽한 꽃향기가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며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향기를 내 뿜으며 사람을 즐겁게 하는 꽃들도 어느 한 순간 한 줄기 비를 맞으면 꽃잎은 떨어지고 초라해진 나뭇가지는 잔바람에도 흔들린다.
잠시 머물다 지는 꽃잎이라도 향기를 풍기듯 사람들도 아름다운 향기를 풍겨야 한다. 똑같은 냄새라도 악취를 풍기게 되면 눈살이 찌푸려지고 자리를 피하게 된다. 향기는 자신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즐겁게 해주는 향기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향기가 아닌 악취를 풍기는 사람들이 있어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코를 막은 채 자리를 피하려 한다. 4·11총선 결과를 놓고 여러 해석들이 분분하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물론 심판론에 몰린 새누리당에서 조차 놀랄 정도의 이변을 낳은 것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 야당의 한 인사는 트워터, 페이스북 등 SNS가 제대로 먹히지 않은 것을 탓하지만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 전 돌아선 그들의 깊은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또 그래서 실패한 부분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근신, 자숙하며 다시는 그런 실책을 범하지 않도록 하는 모습을 보여야 마땅하다. 이런 결과를 두고 여·야가 하나 같이 ‘국민의 선택’ 이었다는 무책임한 말로 결과를 정리하려고 하지만. 차라리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라는 표현으로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더 맞는 말인지 모른다.
여·야를 막론하고 각 정당이 집권하고자 하는 것은 올바른 정치철학을 펼침으로써 좀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함인데 모든 정당이 표를 얻기 위해 철학을 포기한 것 같다. 이번 총선에서 자칫 국회 제1당이 될 뻔 했던 민주통합당의 대응을 관전하면서 ‘나무가 꽃을 버려야 열매를 얻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는 화엄경의 구절이 떠오른다. 꽃도 버리지 못하고, 강을 버리지도 못하였으며 신속함조차 없이 머물렀는데 어찌 열매를 맺고 바다에 이를 것을 바랬단 말인가. 봄이 되었는데도 이 강산에는 꽃향기가 풍기는 것이 아니라 썩은 악취가 퍼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도 소수 진보당에 끌려 다니면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은 민주통합당이 19대 국회에서도 당리당략에 따라 진보당에 가세할 경우 또 얼마나 시끄럽고 어지럽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19대 국회. 그들이 낸 공약대로 일자리를 늘리고 중산층이 더 단단해지도록 하고 국방도 더 튼튼하게 재정비해야 한다.
또한 여·야 보수 진보의 소통으로 첨예한 대립도 누그러질 수 있게 대화의 장이 마련되는 국회가 되어 아름다운 향기를 품으며 가족에게 부끄러운 사람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야당은 지나친 좌편향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기회 있을 때마다 언급하는 것이지만 안보만큼만은 진보, 보수가 갈라지지 않고 하나가 되어야함을 명심해야 한다. 이념보다는 국민들의 실질적인 실생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당 역시 마찬가지다.
예상을 뛰어넘어 승리한 이번 선거 결과를 자신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고 교만이 아닐 수 없다. 단지 국민이 차선의 선택을 했을 뿐이지 새누리당을 마음으로 지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며 겸손해져야 한다.
승리의 감정에 도취되지 말고 더 낮은 자세로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따뜻하게 포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치인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음악에 쉼표가 있듯 삶에 있어서도 때로는 쉬면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지금도 안타까운 것은 현재 계류 중에 있는 법안들이 잔뜩 쌓여있는데도 불구하고 18대 국회의원들의 선거가 끝난 후 행태를 보면서 과연 19대 국회 역시 달라지는 것이 무엇인지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 예비 후보들의 이름이 지면에 장식되면서 앞날을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벌써부터 미래를 앞질러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여의도에 봄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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深頌 안호원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YTN-저널 편집위원/의학전문 대기자 역임
사회학박사(H.D), 교수, 목사
평택종합고등학교 14회 졸업
영등포구예술인총연합회 부이사장
한국 심성 교육개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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