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천 물줄기에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 움직이고,
어민들의 가슴에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상징으로
평택호방조제에 뱀장어가
드나들 수 있는 어도를
하루 빨리 열어주길 바란다

 

▲ 박환우 의원
평택시의회
봄이 오면 아산만에 실뱀장어(시라시) 잡이가 시작된다. 남태평양 심해에서 서해안을 따라 올라온 실뱀장어는 안성천 물줄기에서 살기위해 머나먼 길을 올라오는 것이다.

안성천 하구가 방조제로 가로막혀 결국 어민들 손에 잡혀 양식장으로 가야하는 운명이지만, 실뱀장어들은 올봄에도 아산만의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아산만은 안성천과 삽교천 하구에 위치해 있어 해안선이 복잡해 갯벌이 잘 발달돼 있던 곳이다.

또 어족자원이 풍부해서 봄과 가을이면 고깃배들로 장사진을 이루던 해양 생태계의 보고였다. 생명이 다양하게 살아 숨 쉬던 아산만의 자연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1973년 12월 19일 평택시 현덕면과 아산시 인주면을 연결하는 2564미터의 대규모 방조제가 준공되었다.

안성천 하구 아산만을 가로막아 만든 인공담수호인 평택호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결과 농업용수 확보는 물론 간척사업·경지정리 등을 통해 새로운 농토가 만들어졌다.

그 후 삽교천 하구에도 방조제가 건설돼 아산만 일대의 생태계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왔다.

최근에는 평택항 개발 공사로 아산만 일대의 생태계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파괴되고 있다.

특히 안성천에 서식하던 물고기 가운데 뱀장어·숭어 등 회유성 어류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민물장어는 하천에서 5~6년 자라면, 알을 낳기 위해 필리핀 동쪽 깊은 바다까지 내려간다.

바다에서 태어난 어린 실뱀장어는 봄이 되면, 서해안을 따라 하천으로 올라온다.

그러나 평택호방조제가 만들어진 이후 바다와 하천을 오가며 서식하는 회유성 어류의 이동 통로가 막혀버려 안성천 물줄기에서는 뱀장어를 찾아보기 어려운 형편이다.

평택호방조제 건설로 대규모 농업 발전을 이뤘고 평택항 개발로 산업발전의 기반을 마련하긴 했지만, 바다와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바닷가 사람들과 물고기들은 너무나 삭막한 자연환경에 처하게 된 것이다.

주한미군기지 평택 이전사업에 따라, 미군기지와 농경지 침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추진한 평택호 배수갑문 확장공사를 2013년 12월 준공하며, 폭 7미터, 높이 10.6미터의 갑문을 해수 측과 담수 측에 설치하여, 통선문을 겸하는 배수갑문형 어도가 운영되고 있다.

아산만 생태계를 복원해서 실뱀장어에게 생명의 물길을 열어주고, 서해안 개발 과정에서 수산자원 감소로 어업이 어려워진 어민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해야 한다.

안성천 물줄기에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 움직이고, 어민들의 가슴에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상징으로 평택호방조제에 뱀장어가 드나들 수 있는 어도를 하루 빨리 열어주길 바란다.

아산만 앞바다와 평택호 안성천·진위천을 잇는 물고기 이동통로인 어도를 복원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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