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현 교수의 그때 그시절 평택은 - 64 - 돈 갚으라 한다고 사람 때려
2015-05-20 평택시사신문
1926년 6월 30일
신문 구독료 받으러 왔다 폭행당해
평택곡물검사사무소 직원 갑질 행위
흔히 ‘갑질’이라 불리는 갑의 횡포 뒤에는 남모르게 흘리는 을의 눈물과 아픔이 있다. 기업·학교·군대 할 것 없이 을에게 가해지는 갑의 언어적·정서적 폭력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갑이 되고자 하고, 갑이 되면 그 보다 더한 ‘갑질’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1926년 6월 28일 평택에도 ‘갑질’사건이 터졌다. 구독료를 받으러 온 집금원에게 돈이 없다고 핑계를 대면서 6개월을 버틴 것이다.
‘강약의 부동’이라 갑의 위치에 있는 홍순화가 을의 집금원을 구타한 것이다.
제대로 대항도 못한 집금원은 지나가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폭행을 당한 피해자 집금원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고소를 준비한다고 했지만 얼마나 위로를 받았는지 알 수는 없다. 식민지라는 불공평하고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을’이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는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홍순화의 사례는 우리 주변에 흔한 일이 아닌가 한다. ‘갑’과 ‘을’의 관계는 상하의 관계가 아니라 공생(共生)의 관계로 인식함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