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했던 것, 이제는 이웃과 함께”

수석·분재 등 전문가 수준 취미활동 많아
여행을 테마로 한 사진작품집 만들고 싶어

 
취미는 전문적이 아닌 그저 좋아서 즐기는 정도를 말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전문 직업 외에 한두 개씩의 취미생활을 통해 여유를 찾곤 한다. 그런데 이런 취미들을 전문가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면 어떨까.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십여 개에 달하는 취미를 대학 강의를 나갈 정도의 전문가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철저한 자기관리, 시간 관리는 물론이고 끊임없이 솟아나는 열정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어릴 때부터 접해온 많은 취미들
“어렸을 때 저희 집이 과수원을 했었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동물을 좋아하셔서 목장도 함께 했었죠. 식물도 좋아하셔서 과수원 한켠에 열대식물을 키우는 하우스도 만들어 두셨구요. 덕분에 어릴 때부터 농장 일을 거들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것들과 친해졌어요. 당시는 무척 지겨웠는데 커서 보니 어느새 그런 것들이 제 몸에 배어 있더라구요”
이현만(54) 씨는 난이나 분재 등 많은 취미생활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20대부터 난, 수석, 분재, 사진, 골프, 스킨스쿠버, 등산 등 많은 취미들을 두루 거쳤다. 그는 그동안 주중에는 열심히 30여 년간 해온 공인중개업에 몰두하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취미생활에 몰두해 현재는 각 분야들 대부분 대학 강의에 초대받거나 심사에 나설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특히 스킨스쿠버는 배우 최민수를 직접 가르치기도 했는데 취미들은 주로 독학으로 하거나 직접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배웠다고.
“제가 그 많은 취미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젊은 시절부터 해온 부동산중개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잠시 직장생활을 한 적도 있었지만 얽매이지 못하는 제 성격 상 얼마 하지 못하고 제 사업을 시작한 것이죠. 부동산은 제 천직인데 정말 열심히 일하다보니 돈이 저절로 굴러들어 오더라구요”
이현만 씨는 당시를 회고하며 그때는 마냥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밝음 뒤에는 늘 어둠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IMF를 지나며 깨달았다고.

인생 고비 넘기며 생에 겸손해져
“25세부터 35세까지가 전성기였죠. 당시에는 항상 제게 돈이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선후배 보증도 많이 서 주었지요. 제가 돈을 벌 줄만 알았지 크게 돈 욕심이 없었던 것도 한몫했을 거예요. 그런데 막상 IMF가 터지면서 줄줄이 부도가 나고 빚 독촉을 받게 되니까 그야말로 막막했어요. 결국 취미로 갖고 있던 고가의 난도 모두 경매로 싸게 넘어가고 말았지요. 보름정도 정신없이 방황했어요. 그러고 나서 인생을 새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힘든 순간이었지만 제게는 인생에 대해 겸손함을 배운 계기가 된 거예요”
그에게는 하늘같이 믿었던 아버지의 죽음과 IMF로 인해 바닥을 치는 두 번의 고비가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그는 특유의 강인함으로 이겨냈다고.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을 때는 직업을 3개나 갖고 주야로 뛰어다녔어요. IMF 때도 물론 충격이나 타격은 컸지만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일했구요. 그런데 어느 정도 회복이 되니까 다시 잊고 있었던 취미들이 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더라구요”
그는 현재도 주말이면 늘 밖으로 나간다.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도 많았지만 이젠 아이들이 크면서부터 혼자 나가는 일도 많다. 등산도 하고 난도 가꾸고 사진도 찍는 등 그의 주말은 늘 분주하다. 

욕심 없이 나누며 살고 싶어
“아버지가 목회자의 길을 걷기도 하셨어요. 덕분에 어릴 때부터 늘 이웃과 나누는 걸 보면서 자랐지요. 저도 큰 욕심 없이 소박한 이웃들과 나누면서 살고 싶어요. 큰 단체보다는 작은 소모임으로 서로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지인들과 봉사도 하면서요”
현재 그는 적십자사 송탄부락봉사회장을 맡고 있다. 작은 모임을 통해 이웃과 취미활동도 공유하고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이웃을 위한 봉사도 꾸준히 하고 싶다고.
“한 가지 꿈이 있다면 그동안 여행을 하며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을 책으로 만들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여행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그동안 취미로 해왔던 여행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은 거지요”

인생에 있어 극과 극을 경험해 온 이현만 씨. 그의 인생이 가져다 준 굴곡은 앞으로 그가 이어가게 될 취미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부지런하지 않으면 단 한 개의 취미생활도 할 수 없는 요즘, 그가 마냥 부러운 것은 다양한 취미생활을 통해 누리는 마음의 여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에게서 끊임없이 뿜어 나오는 생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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