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원 이장 /팽성읍 대추리 평화마을

대추리 평화마을, 道 최우수 행복마을 선정
농촌·평화의 가치가 살아 숨 쉬는 교육현장

 

 

 

▲ 신종원 이장 /팽성읍 대추리 평화마을

팽성읍 노와리에 위치한 대추리 평화마을이 ‘제2회 경기도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서 문화·복지분야 최우수마을로 선정됐다. 미군기지 확장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후에도 ‘같이 살자’는 마음 하나로 끈끈한 마을공동체를 이어나가고 있는 대추리 평화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신종원 대추리 평화마을 이장을 만나 들어봤다.    

- 행복마을 선정 소감?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추리는 미군기지 확장으로 마을이 사라질 수도 있었지만 ‘같이 살자’는 마을주민들의 마음을 모아 서로의 아픔을 다독이며 마을공동체를 깨지 않으면서 사는 것이 큰 자랑이다. 각자의 사정으로 이주단지에 정착하지 못한 마을 주민들이 3~4년 후 찾아와 ‘대추리 살 때가 좋았어, 같이 하지 못해 미안해’라고 말하는 것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 좋은 전통임에도 자본이나 비교우위에 밀려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느끼게 됐다. 조금 늦었지만 무형적인 마을공동체의 자산들이 소중히 지켜졌으면 한다.

- 콘테스트 준비과정?

처음에는 콘테스트의 여러 분야 중 환경·경관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왜냐하면 이주를 한 마을이기 때문에 제례문화 등 전통마을이 가진 문화적 자산과 비교해 많은 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마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대추리 평화마을의 경우 마을공동체를 유지하고자 뜻을 모았다는 것이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다고 여겼다.

실제 콘테스트 현장에서도 심사위원들이 가장 중점을 두고 본 것이 ‘얼마나 지역사람들이 마을공동체를 살리려고 노력했는가, 그 주체가 주민들이었나’였다. 콘테스트에 참여한 20여 개 마을들 대부분이 사무국장이 나와 수치적 자료를 제시하며 발표한 데 반해 대추리 평화마을은 이장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우리 마을이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마음으로 임했는지를 이야기했고 이번 선정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 마을프로그램?

대추리 평화마을은 4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조그만 마을이다. 농경지도 한 가구당 100평 정도여서 수확체험을 진행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000여명 정도가 방문하는 성과를 올렸으며 올해는 5000~1만 명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어린잎채소 재배 하우스를 만들어 마을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수확체험은 물론 어린잎채소로 만든 새싹비빔밥도 제공하려고 준비했다. 또한 대추리 평화마을은 지난해부터 토종 종자 지키기 마을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종자시장이 외국으로 넘어가면서 식량에 대한 위기뿐만 아니라 종자에 대한 위기도 곧 찾아올 것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우리 마을이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뜻을 모아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콩·기장·팥·수수·목화 등 다양한 토종 종자를 구해 재배하고 이웃에 보급하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고향땅을 지키고 농업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싸워온 어르신들의 정신과 마을정서와도 잘 맞는 사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량종에 비해 수량도 맛도 부족하지만 그 나름의 가치로서 존재해야 하는 토종 종자는 마을을 방문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적 가치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 대추리마을과 평화?

대추리 평화마을은 농촌과 농업을 체험하는 장소뿐만 아니라 전쟁과 폭력에 반하는 평화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는 교육현장이다. 마을에 자리 잡은 ‘대추리역사관’도 그 한 부분이다. 대추리역사관은 마을 이주 과정을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자는 마음으로 주민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마련한 공간이다. 마을이 간직한 아픔을 묻어두고 잊혀 지게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모두와 공유하며 우리가 너무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되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황새울기념관에도 대추리 마을과 같이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선 분들을 위한 전시공간이 마련돼 있다.

- 시민들에게 한마디

거창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오랜 시간 고향지키기 싸움을 해온 마을 주민들에 대한 오해를 씻어 내주길 바란다. ‘그때는 내가 저 사람들에게 색깔을 입히고 경제적인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구나, 이분들은 고향을 떠나지 않고 계속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그런 노력들이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이어지는구나’라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 다만 대추리 주민들이 가진 소박한 희망이라고 한다면 ‘이 땅에서 살다 이 땅에서 죽는 것’ 단지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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