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 간염·간경변증·음주, 흔한 원인
초기 증상 없어 3~6개월 정기검사 권장


▲ 박애병원 가족의학과 전문의/
이상원 과장
우리나라 연간 간암 환자 발생 수는 세계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인구 10만 명당 남자는 28명, 여자는 8명 정도로 간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간암은 남자에서는 위암·폐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며 여자에서는 위암·자궁암·폐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조사되고 있다.
따라서 간암에 의한 사망률도 높다. 인구 10만 명당 남자 33명, 여자 10명 정도가 간암에 의해 사망하고 있다. 이는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암 사망 원인이다. 40~50대 인구에서는 간암 사망률이 오히려 위암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간암 환자가 많고 또 그에 따른 사망률도 높기 때문에 간암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간암?
간암은 간을 이루는 간세포에 생긴 악성 세포가 무한정 증식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간 전체와 밖으로 퍼져 끝내 생명까지 위협하는 질환이다. 간암의 무서운 점은 초기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간암 환자의 상당수는 특별한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간암은 기존 간경변증이나 만성 간염이 있는 사람에게 주로 생기는데 간암 증상과 기존 질환의 증상을 혼동해 병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래서 뚜렷한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이 진행된 후에는 오른쪽 윗배 통증과 덩어리 만져짐·체중감소·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간세포암은 간암 중 가장 흔한 원발성암이다. 증상이 있는 경우 수술적 완치가 힘들다.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에서도 그 반응이 좋지 않다. 따라서 간세포암은 사전 예방에 집중하거나 무증상기에 진단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간암의 원인?
그렇다면 간암은 왜 생기는 걸까?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만성 B형 간염·C형 간염·간경병증·과도한 음주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지금까지 알려진 간암 발생원인 중 가장 주요하고 흔한 원인은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정상인보다 간암의 위험도가 100배 정도 높다. 우리나라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률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으로 전체 인구의 4.4% 정도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65% 정도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17% 정도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으므로 우리나라 전체 간암 환자의 80% 이상이 간염바이러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4분의 1 정도의 간암이 C형 간염바이러스와 연관이 있다. 일본의 경우 60% 정도의 간암이 C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률도 1% 정도로 B형보다는 낮지만 17% 정도의 간암이 C형 간염바이러스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된다. C형 간염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은 B형의 경우보다도 간암 발생이 1.5배 정도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간 염증으로 간세포가 파괴되고 흉터 조직으로 대체돼 간이 굳어지고 쪼그라든 상태를 간경변증이라고 한다. 간경변증 환자는 단순한 만성 간염 환자보다 간암에 걸릴 확률이 3배 이상 높다. 실제로 간암환자의 80%는 간경변증을 동반한다.
마지막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최고 6배 간암이 생길 확률이 높다. 술은 알코올성 간질환을 일으켜 간경변을 거쳐 간암에 이르게 한다. 술을 마시면 간경변도 더 잘 발생하고 간암도 더 많이 생긴다. 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간암에 걸릴 확률이 최고 3~4배 정도 높다. 그렇다면 술과 담배를 모두 하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간암의 발생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간암 위험군, 조기진단 권유
간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간암 위험군에 드는 사람은 3~6개월 간격으로 간암 조기진단을 받길 권유한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한 조기진단이 간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장기 생존율 향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간암 조기 발견을 위한 선별검사 종류에는 복부 초음파 검사와 피검사가 있으며 약 3개월에서 6개월마다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니 위 대상에 해당한다면 잊지 말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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