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 관리소장 / 소사벌 휴먼시아 1단지

소사벌휴먼시아 1단지, 국화전시 열어
어르신 ‘원예치료’ 일환, 주민 호응 커

 

▲ 이창원 관리소장/소사벌 휴먼시아 1단지

소사벌휴먼시아 1단지 관리소가 1년 내내 정성스레 키운 국화를 전시하며 주민들에게 가을을 선물하고 있다. 삭막한 단지 내 꽃 가꾸기로 어르신들에게는 마음의 위안을, 주민들과는 소통을 나누는 이창원 소사벌휴먼시아 1단지 관리소장을 만나 이야기 나눠봤다.

- 단지 내 국화 전시?
소사벌 휴먼시아는 임대아파트로 서민층이 많이 살고 있는데 특히 노년층 혹은 장애인 가구가 많은 편이다. 처음 관리소에서 꽃을 가꾸기 시작한 것도 노인정에 모여도 담소를 나누는 것 외에 소일거리가 없는 어르신들에게 여가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었다. 또한 어르신들이 식물을 키우거나 정원을 가꾸는 과정에서 정서를 함양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 ‘원예치료’로 치유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2013년 단지 내 주변 산책로를 가꾸는 소규모로 시작했던 원예사업은 올해 2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한 가운데 동양화 작품과 함께 국화를 전시하는 등 점차 성장해나가고 있다.

- 꽃 가꾸기에서 전시까지 과정?
어르신들이 꽃과 함께 산책하길 바라며 산책로 위주로 꽃을 가꾸기 시작했다.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칸나를 키웠는데 가을꽃이 없어 국화를 키우기로 했다. 농고를 나와 국화를 키워 본 경험이 있어 선택했는데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는 품종이라 부족한 부분은 직원들과 함께 천안에 위치한 연암대학교 원예과를 찾아가 배우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맨땅에서 국화를 키웠는데 비바람이 잦으면 죽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올해부터는 주민대표회의를 거쳐 단지 내 양지바른 터에 10평정도 조그만 비닐하우스를 만들었다. 하우스 옆길이 주민들의 등하굣길, 출퇴근길이기 때문에 국화를 키우는 어르신들과 주민들의 커뮤니티 장소가 되고 있다. ‘국화’라는 공통 주제가 단지 내 소통의 물꼬를 터주며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아파트 입구에서 조그맣게 진행하던 전시도 주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규모를 키우게 됐다. 이제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찾아와 전시를 즐긴다.

- 국화전시 기간?   
팽성읍에서 화실을 운영하는 장창진 작가 문하생들의 동양화 그림이 함께하는 전시는 11월 4일까지 열리지만 국화는 11월 말까지 단지 중앙광장과 산책로를 따라 고운 빛깔을 감상할 수 있다. 다륜대작·현애작 등 10주의 모형작품과 더불어 소박하지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해 뒀다. 전시가 끝나면 특색 있는 국화들은 화단이나 화분에 옮겨 다시 키우게 된다. 이렇게 옮겨진 꽃들의 긍정적인 효과 중 하나가 일명 ‘개구리 주차’라고 해 화단이나 턱을 넘어 주차하는 차량들을 막아 단지 내 도로환경을 쾌적하게 한다는 점이다. 40~5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국화들은 전시가 끝나도 내년 가을을 기약하며 단지 곳곳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자라나게 된다. 내년에는 작품수도 늘리고 군락을 이루면 장관이 펼쳐지는 ‘설악초’도 가꿔보려 한다.

- 단지 내 어르신 복지사업?
홀몸어르신이나 장애가구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발이 넓은 오세철 통장을 통해 순복음교회·제일감리교회·대광교회 등 인근 3개 교회의 도움을 받아 20가구에서 인터폰을 침대나 바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해 위급상황에 대비했다. 또한 홀몸어르신·치매어르신 20가구에 요구르트를 배달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의 좋은 간식거리이기도 하지만 이틀 이상 요구르트가 쌓이면 관리소에서 가정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남부노인복지관 반찬 나눔과 연계해 관리소가 매주 두 번씩 13가구에 반찬을 배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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