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수원청개구리 등 멸종위기종 평택 서식
지자체·시민 무관심 속 아슬아슬한 생존 이어가

 

▲ 김만제 소장/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평택의 역사·지리·문화·사회·환경 등 근현대의 다양한 주제들로 평택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2016 평택학 시민강좌-평택 톺아보기’ 첫 번째 강의가 9월 1일 평택시남부문예회관 3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첫 번째 강의를 맡은 김만제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장은 ‘평택지역의 생태계 변화’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생태환경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종으로 주목받고 있는 양서류, 그 중에서도 ‘생명을 노래하는 평택의 개구리’ 이야기를 통해 생명력 넘쳐나는 우리고장 평택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가치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만제 소장은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동아일보사가 500만원 상금을 걸고 크낙새와 여우, 늑대와 같은 동물 찾기 운동을 펼친 적이 있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갖고 신고를 해왔으나 안타깝게도 상금을 받아간 사람은 없었다.

서식지 감소나 모피산업, 남획 등으로 인해 크낙새와 여우, 늑대와 같은 동물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야생이 아닌 동물백과사전 혹은 서울대공원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평택의 산야에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생물종이 살고 있지만 어느 지역보다도 빠르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리 아이들을 위해 현재의 자연 생태계를 어떻게 보전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김만제 소장에 따르면 개구리로 대표되는 양서류는 조류나 포유류와는 달리 피부가 완전히 노출돼 피부호흡을 하며 물과 뭍의 서식지 중 한군데의 오염과 파괴, 기후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받아 생태환경 지표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평택지역에는 ▲도롱뇽 ▲두꺼비 ▲청개구리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참개구리 ▲옴개구리 ▲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무당개구리 ▲황소개구리 ▲맹꽁이 등 모두 5과, 12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 중 수원청개구리와 금개구리, 맹꽁이는 멸종위기종으로 특별히 보호를 받고 있다.

수원시는 크기가 손가락 한 마디 정도밖에 되지 않는 수원청개구리 한두 마리를 놓고 시와 시민단체, 시민들이 합심해 큰 흥분에 휩싸여있는데 반해 평택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와 시민들의 무심함 속에 방치돼 있다. 수원에서 처음 발견돼 ‘수원’이란 지역명이 붙은 것인데 ‘평택에서 왜 수원청개구리를 보호해야 되느냐’는 평택의 냉소적인 인식은 멸종위기1급 수원청개구리의 생존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또한 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 의해 팽성읍 대추리에서 덕목제 습지로 서식지를 옮긴 금개구리도 주변 환경의 위협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종을 이어가고 있고 양서류 중 제일 약자에 속하는 맹꽁이 또한 장마를 전후해 평택 전역에서 아직은 생존을 위한 울음소리를 그치지 않고 있지만 우리 모두의 무관심과 개발위주 정책으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 모를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다.

김만제 소장은 “물과 뭍을 오가며 지금까지 우리 인간과 함께 하는 삶에 조금도 불편을 끼치지 않았던 개구리가 언제부터인가 점차 주변에서 그 모습을 감추고 있다. 혹 이런 상태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그들과 함께했던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짐은 물론이고 머지않아 여우나 늑대 혹은 크낙새가 그러했듯이 소리 소문도 없이 영원히 자취를 감추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견고하게 쌓아올린 담장도 작은 돌들을 계속해서 빼내면 결국 무너지는 것처럼 생태계도 작은 변화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 평택의 자연은 아름답고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다. 우리의 참된 미래 가치가 어디에 있고 무엇인지를 더불어 생각해보는 귀한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고 밝히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평택시가 주최하고 평택문화원이 주관하는 ‘2016 평택학시민강좌’는 9월부터 11월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평택시남부문예회관 3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된다.

9월 8일 열리는 두 번째 강좌는 이창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의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와 로컬거버넌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강을 원하는 시민들은 평택문화원(656-0600)으로 신청하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강좌를 꾸준히 참가한 수강생에게는 소정의 선물도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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