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읍 덕우2리 주민, ‘청북택지개발로 피해’ 민원 제기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고 있는 청북택지지구 2단계 개발사업과 관련해 인근 주민들이 도로와 옹벽설치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집단반발하고 나섰다.
청북택지지구와 접한 안중읍 덕우2리 이기영 이장 등 주민 43명은 지난 7월 4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평택시에 민원을 내고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사 중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 안중읍 덕우2리 민원
5.2m 옹벽 설치, ‘기존 마을 고립’
아파트 민원 제기, 마을 방송 못해
버스타려 먼 길 돌아야, 불편 커
폐쇄된 마을 우회도로 복원 필요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청북2단계 택지지구와 덕우리 마을을 구분 짓는 옹벽 설치 문제다.
덕우2리 이기영 이장은 “옹벽을 쌓으면 청북택지지구 주민들과 위화감이 조성될 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소외당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4m가 넘는 임시펜스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우리가 시민으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울분을 토했다.
마을 주민 박강배(59) 씨는 “원래 마을 공지사항이 있을 때는 회관에서 방송을 하는데 얼마 전에 그 소리가 시끄럽다고 아파트 주민들이 신고를 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져 이젠 그마저도 힘들게 됐다”며 수백 년 이어져 내려온 전통 마을의 정서를 무시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표시했다.
덕우리 산 79-2번지 앞쪽 도로에서 청북택지지구로 연결되는 도로의 원상 복구와 마을회관 건너편에서 우회도로로 직접 진입할 수 있도록 도로를 신설해 달라는 것도 주민들의 핵심 요구 사항이다.
이기영 이장은 “예전에는 마을을 우회하는 길이 있었는데 청북택지지구를 개발하면서 그 길이 없어졌으며 대신 만들어진 임시도로도 공사 완료 후에는 폐쇄한다고 하니 개발로 인해 마을이 좋아지기는커녕 있던 길도 사라져 주민들은 피해만 보고 있다”며 “더욱이 청북택지지구로 출입하는 대형 차량이 우회도로 보다는 마을 안길로 통행하는 경우가 잦아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고 도로에 인접한 건물이 파손될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택지개발로 대중교통 노선이 신설됐지만 버스를 타기위해 아파트 입구까지 한참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을 주민 이만의(70) 씨는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를 만들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단지 버스정류장에 접근할 수 있는 소로라도 개설해달라는 것인데 이런 저런 이유로 회피하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주민 요구에 대해 LH 평택직할사업단 개발사업부 관계자는 “임시도로 폐쇄 문제는 주민 의견을 참작해 위치는 조금 달라질지 몰라도 다시 복구하기로 결정한 상태”라며 “오·폐수와 우수를 처리할 방안이 없기 때문에 옹벽을 쌓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주민들의 민원을 참작해 당초 5.2m로 계획된 옹벽을 3m로 낮추고 대신 경사법면을 2.2m 정도 조성해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버스정류장 진입로나 우회도로로 진입할 수 있는 도로 신설에 대해서는 “위치와 표고차가 너무 커 기술적으로 도로를 신설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말해 주민들과의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평택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이러한 민원과 관련해 “덕우2리 민원에 대해 LH에서 몇 가지 처리방안을 제시해와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며 “평택시는 사업승인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LH에 강제할 수는 없지만 주민 의견을 최대한 감안해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대로 이어온 전통 마을이 택지개발사업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정서적 괴리감마저 커져가고 있는 안중읍 덕우2리. 개발의 이기가 원주민에게 상처로 다가오는 일이 없도록 LH와 평택시의 중재와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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