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 개인 대출로 농가 변제 약속
로컬푸드생산자협의회, 종전 경영주체 법적 책임물어
김수우 시의회 산건위원장, 미지급금 해결 위한 노력


 

 

 

지난 3년 동안 신대동 로컬푸드직매장에 친환경 농산물을 납품하던 농민들이 1억 8000여만 원에 달하는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가운데 ‘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이 직매장 경영을 떠맡으면서 농민들의 납품대금 지급에 대한 대안까지 제시하고 나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1억 8000여만 원에 달하는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 농민들은 종전 경영주체였던 ‘평택유기농영농조합법인’의 방만한 경영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말 직매장을 운영하던 조합법인 대표가 평택시에 공식적인 문서로 사업포기 각서를 제출하고 신규 인수자 영입을 촉구했음에도 이렇다 할 대책마련을 하지 않은 평택시 역시 책임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조금을 지급하며 로컬푸드 전반을 관리하던 평택시가 차일피일 책임을 미루는 사이 5000~6000만 원 정도였던 미수금이 어느새 3배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3년 9월에 문을 연 신대동 로컬푸드직매장은 평택지역 로컬푸드 1호 매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평택시는 이곳에 리모델링 공사비와 냉장·냉동고 설치비, 매장 시스템 구축비 등 모두 1억 8000여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이후에는 포장재만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덕일 평택농업희망포럼 대표는 “1호점은 개인이 운영하는 형태지만 농업생산자와 공공의 이익을 창출하는 만큼 공공적 관점에서 더 많이 지원했어야 했다”며 재정부분이 열악했던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로컬푸드생산자협의회 회원들은 현재 ‘평택유기농영농조합법인’을 횡령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그리고 경영을 승계한 ‘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의 미지급금 우선변제에 대해서도 생산자협의회 회원들과 의견을 교환해 최종 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대동 로컬푸드직매장의 경영권은 3월 1일자로 가공식품을 주로 하는 농민들에게 이전된 상태다. 이들 역시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농민들로 이들은 법인을 설립하고 오는 4월 1일 조합총회를 거친 후 본격적으로 신대동 로컬푸드직매장의 정상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자협동조합이 매장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농민들의 납품대금 1억 8000여만 원도 함께 책임지게 됐다. 조합 발기인들은 지난 3월 23일 회의를 갖고 2017년도 하반기 농업경영자금을 대출받아 농민들의 미지급금 전액을 우선 변제한다는 계획에 동의했다.

조병욱 로컬푸드생산자협의회장은 “생산자협동조합이 인수인계를 하게 되면 채무까지 이관하는 것이지만 방만 경영을 한 평택유기농영농조합법인에 대해서는 고소 취하 없이 법원의 판결에 따를 것”이라며 “로컬푸드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직매장을 인수한 농민들의 취지는 고마운 일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민들의 미수금이 지급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찬서 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 회장은 “내가 받지 못한 미수금도 900여만 원에 달하지만  평택로컬푸드직매장 1호점을 이대로 죽게 내버려둘 순 없어 경영권을 맡게 됐다. 앞으로는 매장 운영에 대해 평택시, 분과장, 소비자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10여명의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경영할 것”이라며 “이충동과 오성면 로컬푸드직매장에 납품하게 될 농민들도 생산자가 같기 때문에 1호점이 폐점되면 2호점, 3호점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향후에는 모든 로컬푸드 직매장이 납품과 결재 등을 일원화해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갑중 평택시 농업정책과 로컬푸드담당은 “우선 인수받을 곳이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현재 절차를 진행중인데 법인을 설립한다 해도 당장 법인으로 대출을 받기는 어렵다. 개인이 대출받는다 해도 상반기는 이미 신청기간이 지났고 하반기에 대출을 받으면 농민들의 미지급금을 우선 변제하게 될 것”이라며 “3월부터는 농민들의 납품대금을 꼬박꼬박 지급하고 새로운 경영주체들과 로컬푸드를 살리는 방안을 연구하며 농민 화합에 매진하고 있다. 로컬푸드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수우 평택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지난 3월 21일 시의회 간담회장에서 대책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중재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농민들은 130여 농가에 미지급된 1억 8000여만 원에 대한 해결방안을 요구하는 한편 직매장 경영에 대한 투명한 공개, 재발방지를 위해 신규 로컬푸드직매장에 입출고 전자시스템 도입, 월별 매출금 공개 등을 건의했다.

김수우 평택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평택시는 로컬푸드직매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철저히 지도하고 감독해야 한다”며 “억울한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피해농가 구제를 위해 평택시, 로컬푸드직매장 관계자, 납품에 참여한 생산자협의회 등 참여자들과도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간담회를 추진해 사태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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