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회 봉사정신 폄훼 반발, 4월 3일 시의회 앞 집회
시의원, 정당한 의정활동 놓고 집단행동 ‘재갈 물리는 것’


 

 

 

지난 4월 3일 ‘제190회 평택시의회 임시회’를 개회한 평택시의회 정문 앞에서 평택시새마을회 회원 100여명이 “순수한 봉사정신 폄훼한 평택시의원 사퇴하라”는 문구의 피켓과 구호를 내걸고 김장담그기 행사의 전시성과 위생문제를 꼬집은 시의원들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25일 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평택시청 앞 광장 김장담그기 행사를 포함해 평택시새마을회에 지급된 시 보조금의 적정성에 대해 지적한 박환우·서현옥·정영아 시의원의 발언이 해당 단체에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박환우 시의원은 “복지체계가 읍·면·동별 맞춤형복지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김장담그기’ 행사도 각 읍·면·동에서 시행해야 한다”며 “같은 돈이면 읍·면·동별로 나눠서 효율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데 일회용 김장작업대 등을 설치하는 비용까지 쓰면서 굳이 한자리에 모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서현옥·정영아 시의원은 평택시새마을회를 포함해 시 보조금을 지원받는 단체들의 중복사업과 행사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들 단체나 중복 행사를 통합하는 방안을 찾아 추진할 것을 평택시 집행부에 촉구했다.

여기에 더해 박환우 평택시의회 의원이 최근 평택복지재단 밴드에 “시청 앞 광장은 세척시설이 없어 김장행사를 위해 일회성 간이시설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고 장소 특성 상 바람도 많이 불어 수천 포기의 배추를 세척하는데 위생적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평택시새마을회 회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평택시의회 정문에서 집회를 가진 평택시새마을회, 새마을지도자 평택시협의회, 평택시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은 ‘시의원 사퇴’까지 거론하며 거센 반발의 뜻을 전했다.

김경현 평택시새마을회장은 “회원들의 봉사정신을 폄훼한 시의원들의 발언 취지를 알고 싶어 간담회를 요청했지만 시의원들의 일정이 바쁘다는 핑계로 만남 자리가 무산됐다”며 “회원들의 진정성이 훼손된 데 이어 대화를 위한 자리까지 피하는 시의원들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한 항의로써 이번 집회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평택시의회는 평택시새마을회가 간담회 일정을 일방적으로 공지하거나 대화가 불가능할 만큼 다수 인원의 참가를 희망하는 등 ‘항의성 방문’에 그칠 수밖에 없는 간담회 조건을 내걸어 불가피하게 대화의 장이 무산됐다는 입장이다. 

또 한편에서는 평택시 보조금의 적정한 집행을 감사해야 하는 시의원들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집단행동으로 항의한 평택시새마을회에 대해 의정활동을 위축시키는 ‘집단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박환우 시의원 또한 “정당한 의정활동에 대한 집단행동으로 시의원에게 재갈을 물리려 한다”며 평택시새마을회 집회에 대한 항의하는 뜻을 담아 ‘제190회 평택시의회 임시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하기도 했다. 

박환우 평택시의회 의원은 “관련 예산은 이미 통과됐고 좀 더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세척시설이 마련된 각 읍·면·동에서 김장행사를 개최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한 것이었다”며 “정당한 의정활동에 대해 해당 단체가 보인 반발의 강도와 형식이 과도하다. 아울러 10여년 넘게 김장봉사를 해왔다곤 하지만 민·관이 함께하는 ‘맞춤형복지’라는 시대변화에 맞춰 관행적인 행사에 대해서는 개편도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SNS 상에서도 평택시새마을회와 시의원 각각에 대한 옹호와 공격성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평택시새마을회 관계자는  “순수 봉사활동에 격려는 못해줄망정 욕보이는 행동이 안타깝다. 해외연수로 시민의 혈세를 펑펑 쓰는 시의원들이 지역구 주민과 진정어린 소통이나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퇴직 공무원은 “평택시 보조금 사업에 대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서인지 거론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는 풍토가 만연해 소신을 갖고 앞에 나서는 분만 혼나는 사회가 됐다”며 “단체로 몰려가 항의하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이라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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