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넘치는 복지대학 만들겠습니다”

진실한 소통으로 햇빛 같은 교감을 나눌 것
‘열심히’보다 ‘잘 하는’ 성과의 리더십 필요

 
올 8월 31일자로 한국재활복지대학교가 ‘한국복지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장애학생들과 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함께 꿈을 성취해나갈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국립대학, 장애인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는 말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복지의 사전적 용어가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어우러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뜻하는 말임을 상기할 때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때 누려야 하는 복지란 어떤 것이며 또한 교육이 끝난 뒤 사회로 나가 어떤 역할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느냐 하는 것도 바로 대학에서 추구하는 복지의 큰 뜻에 포함될 것이다.

‘복지’라는 큰 뜻 이룰 책임감
“총장이 되기 전 학교에 내려왔을 때가 지금도 생각납니다. 당시는 학교 정문이 하마터면 그냥 지나쳤을 정도로 작게 느껴졌었는데 막상 제가 총장이 되는 날 교문을 봤을 땐 왜 그리 크게 보이던지, 제가 느끼는 감정에 놀라 혼자 생각해보니 그건 아마도 총장이 되고나서 느끼는 책임감과에 비례하는 것이 아닐까 싶더라구요”
한국복지대학교 이창호(57) 총장은 당시 스스로도 놀랐던 기억을 얘기하며 큰 소리로 웃는다. 총장이 되기 전 중앙의 고위직 공무원과 우리나라 유가증권을 통합 관리하는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직을 역임했던 그는 이제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질 대학의 총장으로서 맡은 바 소명을 다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교명을 복지대학교로 바꾼 것은 ‘재활’이라는 단어가 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복지라는 의미가 어떤 곳에서나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 학교가 그러한 복지의 중심에 있어 더욱 크고 발전된 학교로 나아가자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이창호 총장은 총장이 되기 전,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지식보다 삶의 지혜를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의 생각과 딱 맞아떨어지는 자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식보다 지혜를 깨치는 교육해야
“참여정부 시절에 비전2030이라는 국가경영방침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강조했던 분야가 국가나 가정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려면 인적자원이 필요하고 한 사회가 신뢰하고 소통하며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을 굳건히 하기 위해선 지식보다는 지혜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그 생각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이창호 총장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지혜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말에 힘을 준다. 지식과 지혜는 한 글자 차이지만 단순히 안다는 것보다 그때그때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는 차원에서 지혜는 지식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형식 보다는 컨텐츠를 중요시하기 때문이죠. 또 파이를 나누는 것보다 키우기를 바라고 상대와의 진실한 소통을 바랍니다. 햇빛은 생명을 키우는 첫 번째 조건이지만 햇빛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바로 소독이죠. 따뜻하고 진실한 소통은 바로 햇빛 같은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창호 총장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임기가 몇 년 이냐고 묻는 질문은 여전히 낯설다고 말한다. 이 학교에 총장으로 부임한 이상 이 자리는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확고하기 때문이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부가가치가 생길 때까지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역지사지(易地思之)’ 의미 깨달아
“한번은 부모님이 제가 근무하고 있는 부산에 내려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부산 구경을 시켜드리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시는 길에 자식 된 도리를 한다는 명목으로 KTX 특실을 끊어드린 적이 있었죠. 그런데 5시간이 지나도 집에 안 오셨다는 거예요. 부모님은 휴대폰도 싫어하셔서 없었기 때문에 애가 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중간에서 무궁화로 갈아타고 천안에 내려 전철로 집까지 오신 거였어요. 기다리던 심정이 있었기 때문에 왜 그랬느냐고 여쭤보니 부모님은 이제 나이 들고 할 일도 없는데 뭐 그리 급한 기차가 필요하겠느냐고, 부부가 여유 있게 풍경도 감상하고 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왔다고 하시더군요. 그때 정말 아차 싶었어요. 내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았구나 하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거든요”
이창호 총장은 역지사지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말을 사람을 만나거나 어떤 일에 부딪힐 때 한번쯤 되새겨본다고 말한다. 그런 그의 생각들은 복지대학교 총장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변함없이 이어져 학교의 운영에 있어 기본이 되고 있다.
“저는 어려서부터 계획에 충실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대학 다닐 때부터 어떤 직업 어떤 부서에서 근무하겠다는 아주 구체적인 꿈을 꾸었고 그 꿈을 결국 이루어 지금까지 지냈으니까요. 계획을 세우는 삶을 살게 된 건 보수적이고 완고한 문화 속에서 자랐던 영향도 있었고 특히 아버님의 영향이 컸었지만 지금 제 삶이 흐트러짐 없이 지금까지 오게 된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창호 총장은 한국복지대학교가 젊은 대학생들이 공부하는 곳답게 조금은 떠들썩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학생들과 토론할 수 있는 학생회관이 없어 가장 아쉽다는 그는 앞으로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참 많다며 활짝 웃는다. 학교가 지역에 기반을 둔만큼 지역과의 소통에서도 앞으로 활발히 활동하겠다는 이창호 총장, 그로 인해 이제 막 활기를 띠기 시작한 한국복지대학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우리 평택시도 복지사회에 성큼 다가서기를 자못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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