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요, 열심히 지켜가야죠”

제1회 노을동요제 대상 작곡가
어린왕자 이야기, 작곡가의 보람

 

 

 

어른들 중에서도 동요를 즐겨 부르는 이들이 많다. 그저 동요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세상사에 치여 잊고 지냈던 인간 본연의 순수함을 다시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피아노를 전공한 젊은 작곡가
“이모가 성악을 전공하셨는데 이모 방에 있는 피아노 치는 걸 좋아했어요. 피아노는 초등학교 때부터 배웠지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죠. 쇼팽소나타 3번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것이 피아노를 전공하게 된 결정적 계기였어요”
평택출신 동요작곡가인 김영민(39) 씨는 평택에서 매년 열리는 ‘노을동요제’ 제1회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동요 ‘어린왕자 이야기’의 작곡가이다. 본인도 초등학교 5학년 때 KBS 전국어린이동요대회에 출전해 ‘친구에게’라는 곡으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그는 당시 예심을 보러 갈 때 악보를 구할 수 없어 노래를 듣고 직접 그려서 갔던 기억이 있다며 활짝 웃는다.
“피아노학원 강사로 일할 때 우연히 아이를 데리고 창작동요제에 나갔다가 어릴 적 제 노래 심사평을 해주셨던 선생님을 만나게 됐어요. 그 인연으로 동요 작곡을 권유받았고 스물아홉이 되던 해에 처음 동요 작곡을 시작했죠. 제1회 노을동요제는 제가 작곡가로 데뷔한지 3년 만에 처음으로 큰 상을 받게 해준 대회였어요”
김영민 씨는 지금도 꾸준히 동요 작곡을 하고 있다. 동요는 음역대가 제한돼 있어 너무 높거나 낮아면 안 된다는 한계가 있지만 최대한 따라 부르기 쉬운 동요, 멜로디는 심플하되 트랜드에 맞는 동요를 작곡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동요 ‘어린왕자 이야기’ 대상 수상
“어린왕자 이야기는 원래 ‘제1회 노을동요제’보다 5~6년 전에 다른 작곡자 이름으로 대회에 출전했다가 떨어진 곡이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제가 가사를 접한 뒤 내용이 너무 아름다워서 욕심을 냈죠. 작곡 초보 때라 절차도 잘 몰랐고 그저 좋은 가사에 곡을 붙이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던 거예요”
김영민 씨가 작곡한 ‘어린왕자이야기’는 이후 큰 문제없이 잘 해결됐으나 당시의 경험은 그가 작곡자로 활동하는 내내 큰 교훈을 안겨주었다. 작곡자로 활동한지 벌써 10년이 된 그는 서정적이고 편안하며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동요를 선호하는데 ‘어린왕자 이야기’는 그런 그의 취지에 꼭 맞는 곡이었다. 또한 당시 그 노래를 불렀던 성태현 어린이의 특유의 감성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빛이 났다.
“어려서부터 동요 노을을 듣고 부르며 자랐기 때문에 제 동요에도 그런 감성이 묻어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노을’을 불렀던 권진숙 씨가 친구 누나여서 그 집에도 자주 가서 놀았거든요. 어쩌면 그때부터 불렀던 ‘노을’이 저를 동요작곡가로 만들었을지도 모르죠”
김영민 씨가 작곡한 ‘어린왕자 이야기’는 2012년 KBS ‘누가 누가 잘하나’에서도 한 어린이가 불러 대상을 받았고, 2015년에도 같은 대회에서 불리며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그는 올해 9월 8일, 작곡가 데뷔 10년을 기념하는 뜻으로 그동안 작곡했던 동요 30여곡을 묶어 작곡집을 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작곡집의 제목도 <어린왕자 이야기>이고 1번 트랙을 장식한 곡도 바로 ‘어린왕자 이야기’일 만큼 그 동요는 그에게 애틋하다.

젊은 동요작곡가 많이 있어야
“예전 동요는 가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요즘은 반주나 화성도 중요하게 여겨요. 세련되면서 어렵지 않은 동요를 만들기 위해 중간에서 절충하는 과정이 가장 어렵죠. 앞으로는 중창곡도 만들고 신나는 곡도 쓰고 싶어요”
원로들이 많은 동요계에서 그는 어린 축에 속한다. 그만큼 젊은 작곡자들 사이에서 동요가 큰 매력을 주지 못하는 장르로 전락했다는 뜻이지만 그 때문에 동요작곡가로 미래가 촉망되는 김영민 씨의 어깨는 더 무겁다. 현재는 서울에서 피아노 레슨과 동요레슨을 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반주요청과 동요 작곡 요청에 더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음악전공자들 대부분이 실용음악이나 대중음악으로 가고 있어 동요계는 점점 젊은 작곡자들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예요. 창작동요제도 신인이나 젊은 작곡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동요도 더 활성화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피아노 잘 치는 동요작곡가로 좋은 동요를 많이 작곡하고 싶다는 김영민 씨, 교과서에 동요가 실리는 그날까지 열심히 곡을 쓰고 싶다는 그는 오는 9월 9일 평택남부문예회관에서 열리는 ‘노을동요제’가 오래 지속돼서 평택은 물론 전국의 동요제를 대표하는 대회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김영민 작곡가는 어린왕자이야기 외에도 2011 제2회 춘천MBC 전국 평화통일 창작동요제 금상 ‘어흥 어흥 호랑이 신나는 날’, 2012 제13회 성남박태현전국창작동요제 최우수상 ‘별빛 동화’, 2013 제14회 성남박태현전국창작동요제 대상 ‘오선지 음악나라’ 등 주옥같은 동요를 작곡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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