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평화 넘치는 세상 만들어야죠”

시민단체는 세상의 귀한 소금역할 해야
청소년문제, 어른이 먼저 모범 보여야

 
평택에도 많은 시민단체들이 있어 저마다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평택YMCA도 그중 하나다. 비단 기독교 단체라는 점을 차치하고 기본적인 지향점이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라는 면만 보더라도 이들이 하고 있는 활동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YMCA의 역사와 함께 한 삶
“YMCA의 역사가 35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제가 YMCA와 함께 한 지도 벌써 그 역사의 절반을 넘어섰네요. YMCA는 기독교단체, 청소년단체, 시민단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근본은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것인데 아직은 그렇게 만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많이 듭니다. 사회적으로 인간 소외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청소년 문제도 그렇고 민중의 복지측면에서도 그다지 나아지는 점이 없으니 말입니다. YMCA가 이념 그대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죠”
평택대학교 청소년복지학과 교수이자 평택YMCA 이사장인 이장현(56) 이사장은 점점 근본이 사라지고 수단이 목적을 넘어서는 세상이 되고 있어 그 점이 못내 안타깝다고 말한다. 소금은 맛을 내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너무 적게 넣으면 싱거워서 제 역할을 못하고 너무 많이 넣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그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야 말로 시민단체가 지향해야 할 점이 아니겠느냐는 말도 덧붙인다.
“대구에서 재수를 하던 당시 시내 한복판에서 YMCA 건물을 처음 보았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 이곳이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봤는데 그때 그분이 자원봉사를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하시더군요. 그래서 그분 말씀에 따라 한동안 넝마주이라 불리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자를 가르치는 봉사를 하면서 차차 YMCA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자원봉사에도 눈을 뜨기 시작했죠”
이장현 이사장은 당시 대구 YMCA에 계시던 선생님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었다고 말한다. 그분은 생활 속의 종교에 대해 얘기하면서 신의 말씀은 그냥 말씀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었는데 그 말이 현재까지도 가슴에 많이 와 닿는다고.

청소년이 살아야 미래도 있어
“지금까지 줄곧 가르치는 사람으로만 살아와서인지 사회문제 중에서도 청소년 문제에 대해서는 유독 자세히 들여다보는 편입니다. 청소년이 살아야 미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때문에 1991년에 평택에서는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청소년들의 의식조사를 진행했었고 1~2년 후에는 청소년들의 음주와 흡연, 약물남용에 대한 조사도 진행해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구체적으로 조사한 데이터는 처음이라 여기저기서 그 데이터에 관해 많은 관심들을 나타내기도 했었지요”
이장현 이사장은 YMCA의 프로그램들은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명 ‘그들만의 리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사회 속에 사랑과 평화를 뿌리내려야 한다는 것이 가장 우선되는 생각이기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건강한 미래가 보장되어야 하고 더불어 지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올바로 자랄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일은 가장 기본적으로 수반되어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평택은 참 살기 좋은 고장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적인 요소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심지어 학교 주변에도 유해환경이 많으니까요. 아이들이 즐기며 공부하고 바르게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YMCA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들 중 하나죠”
이장현 이사장은 고3 청소년들도 축제를 즐길 수 있고 체육대회를 마음 놓고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지만 아직은 아무래도 힘들지 않겠느냐며 미소짓는다. 모방심리가 많은 청소년들을 생각한다면 가장 먼저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민관이 협력하는 거버넌스 구축과 더불어 부모교육, 교사들의 재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말도 빼놓지 않는다.

매일 새벽 기도로 여는 아침
“평택이라는 사회가 어항이고 그 속에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산다고 가정했을 때 그 중 병든 물고기가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병든 물고기가 죽어 결국 어항 전체가 썩어버리기 전에 어떻게든 치유되도록 하고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일은 사회 전체가 함께 힘을 합쳐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이장현 이사장은 매일 새벽 4시 40분이 되면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기도 제목은 늘 조금씩 바뀌지만 자신에 대한 생각에서 가족, 단체, 사회 등으로 커져가는 것이 보통이다.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위치와 YMCA라는 단체를 이끄는 위치에 서 있는 그에게 있어 자신을 되돌아보며 기도하는 시간은 하루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나 습관이 바뀌고 그러면 점차 인생이 달라지기도 하는 것인데 제 스스로도 오늘이 내일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오늘에 대한 최선의 노력 없이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YMCA에 오래 몸담고 있었지만 특별히 이뤄놓은 것이 없어 부끄러운 마음이 크다는 이장현 이사장, 종교인으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현재까지 이뤄놓은 일들보다 아직 이루지 못한 일들을 더 걱정하며 기도하는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있어 평택YMCA가 지향하는 점은 그의 지향점과 맥을 같이하는 뿌리요 삶의 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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