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정화되지 않은 오수 농업용수로에 배출
市·LH·농어촌공사 등 총체적 문제, 사고로 이어져


 

 

 

하수처리장에 불법으로 설치된 오수관로를 통해 흘러나온 오수가 농업용수로에 유입돼 평택시 청북읍 농민들이 피해를 입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월 28일 평택시 청북읍 옥길리 청북수질복원센터에서 정화되지 않은 오수 300톤이 농업용수로에 방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주민들은 농작물이 썩거나 경작지 토양이 오염되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시설의 침수를 막기 위해 설치된 ‘바이패스’ 배관이 배수로가 아닌 농업용수로에 불법으로 설치됐다는 점이다.

이에 7월 3일 서평택환경위원회와 서평택발전협의회 등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와 청북읍 주민 30여명은 해당 시설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정승원 평택시 하수과장과 고광수 청북수질복원센터 소장, 김우신 LH한국토지주택공사 평택사업본부 단지사업3부장, 이진모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 수자원관리부장 등 관련 기관 관계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평택시는 사고 원인으로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분리막인 여과필터의 유기물 협착을 꼽으며 이로 인해 오수가 정화되지 못한 채 외부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평택시 발표대로라면 내부 시설 관리 부실로 일어난 단순 사고로 보이지만 이번 사고는 관련 기관과 기업의 안일한 운영과 관리 감독으로 일어난 예고된 사고라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원초적 문제는 청북수질복원센터 시공사인 한화건설과 관리 감독 기관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있다.

한화건설은 배수로에 연결해야하는 바이패스 배관을 농업용수로에 설치했으며, 설계 도면에 용수로를 ‘배수로’로 오기해 관련 기관의 혼란을 야기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한화건설에 시설공사를 발주했음에도 미흡한 관리 감독으로 해당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사태를 키웠다.

또 2016년 1월부터 시설을 인수해 관리 감독해온 평택시와 완공시점부터 계속해서 위탁 운영을 해온 용역업체 하이엔택, 수년간 농업용수로의 불법적 오수배관을 확인하지 못한 농어촌공사 등 관련 기관의 허술한 관리 감독과 운영이 이번 사고로 이어진 셈이다.

평택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화건설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농업용수로에 쌓인 오수 퇴적물을 준설하는 작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승원 평택시 하수과장은 “농업용수로로 이어진 바이패스 배관은 분명 잘 못 설치된 것이며 영구 폐쇄하도록 조처했다”며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분리막은 세정 또는 교체 작업을 통해 효율을 증대시켜 향후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신 LH한국토지주택공사 평택사업본부 단지사업3부장은 “농업용수로에 바이패스 배관이 불법적으로 설치된 것은 LH의 잘 못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농민들에 대한 피해 보상은 당사자와의 협의 등 여러 절차가 이뤄져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진모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 수자원관리부장은 “청북수질복원센터의 바이패스 배관이 농업용수로로 연결된 것과 관련해 당시 자료를 찾아봤지만 전혀 보고 받은 바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된 책임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대해 지역 농민들은 “농업용수로를 관리하는 공공기관에서 용수로 벽면에 육안으로 보이는 배관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청북수질복원센터는 청북신도시 개발 당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한화건설에 건설 용역을 줘 건립한 하수처리시설이다.

한화건설은 2011년 당시 자체 특허 공법인 DF-MBR 슬러지 감량형 하수고도처리기술 공법으로 하루 하수처리용량 8200t 규모의 청북수질복원센터를 완공했다.

평택시는 2016년 1월 이 시설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인수해 관리 감독해왔으며, 2011년 완공시점부터 용역업체인 하이엔택이 시설을 운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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