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 후 직업지원팀 市 산하 시설에서 위탁 운영 추진
심리치료는 에바다 산하 시설 이용 가능, 부담은 여전
법인, 매각 밝힌 적 없어도 매각 가능성 여전히 열어둬


 

 

 

평택시 팽성읍 남산리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이 사실상 폐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바다복지회는 노조가 제출한 ‘임금단체협약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고, 8월 23일 평택시에 이용자 대책을 알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사실상 10월 8일 에바다장애인복지관은 폐관하게 된다.

폐관 절차 규정에 따르면 기존 팽성읍 남산리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을 이용하던 장애인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먼저 기존 직업지원팀에 있던 장애인 이용자 28명은 팽성읍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택시는 이에 대해 “폐관을 전제로 이용자 대책을 논의했으나 이용자들이 그동안 공동체 생활을 해왔고 뿔뿔이 흩어질 경우 정서적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안 된다는 이용자 부모님들의 요청에 따라 복지관 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만일 폐관이 된다 해도 북부장애인복지관에 직업지원팀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에 있는 직업지원팀을 2팀으로 구성해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직업지원팀 외에 감각운동치료나 언어치료, 심리치료 등을 받아왔던 정기이용자 72명 역시 에바다복지회 산하 아동발달센터를 그대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폐관된 이후 기존 낮은 이용료로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만큼 추가부담 부분은 법인이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발생하게 될 이용료 부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75명은 평택지역 20여개 장애인 관련시설로 분산될 것으로 예상돼 이용자 부담 증가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폐관을 강행할 경우 실업 부분도 문제다. 폐관이 되면 노조원들은 물론이고 비노조원들까지 모두 24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직장을 잃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노조가 와해되는 것이어서 재정을 앞세워 폐관을 주장한 일련의 과정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역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폐관 결정 이후에는 법인의 권한에 따라 팽성읍 남산리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 매각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노조가 와해되고 장애인들마저 갈 곳을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법인 측에서 매각의사를 표현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평택시는 최선을 다해 현재의 복지관을 유지하는 선에서 대책마련을 하고 있다”며 “매각은 경기도 승인사항이기 때문에 만일 에바다 법인이 매각 절차를 밟게 되면 평택시가 나서서 경기도에 매각 반대 이의제기를 할 것”이라는 말로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이 평택에 꼭 필요한 시설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장창원 에바다복지회 이사장은 <평택시사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폐관하게 되면 그동안의 빚도 청산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며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매각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해 매각 의사도 있음을 전했다.

이번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 폐관과 관련해 평택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시·도의원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에바다장애인복지관 폐관 철회와 무능 이사 퇴진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8월 23일 결성 모임을 갖고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대책위원회 구성과 활동계획 등을 논의했다.

대책위원회는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 폐관 철회 ▲에바다복지회 무능 이사 전원 퇴진 ▲에바다복지회를 ‘장애인을 위한 시설’, ‘시민의 법인’, ‘시민의 공공재’로 라는 것을 활동목표로 삼고 이에 따른 실천활동과 여론형성, 이용자부모와 노조와의 연대 지원활동, 시민토론회 등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역시 8월 27일 성명을 내고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의 열린 공간으로, 시민의 법인으로 거듭나야 하며, 시민의 공공재가 되어야 한다”며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노동당은 복지관 폐관을 막아내고 복지관을 바로 세우기 위한 투쟁에 평택 시민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혀 시민사회가 에바다복지관 문제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에바다복지회는 8월 23일 이번 폐관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에바다복지회는 비록 복지관 시설 폐지를 결정하기는 했지만 노·사 간에 신뢰 관계가 회복되고 합의점이 도출된다면 얼마든지 시설 폐지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7월 2일 노사협의회 자리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기본적 합의사항도 지키기 않는 노동조합과의 협의 자리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 분명하므로 에바다복지회는 평택시가 제안한 8월 23일 제2차 노사정협의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에바다복지회는 시설 폐지 결정으로 이용 장애인과 부모님들께 불편을 드리게 된 점과 지역사회에 염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평택시와 긴밀히 협의해 시설 폐지로 인한 이용 장애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하루빨리 이용 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40여일 후면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의 폐관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게 될지 이제 평택시민들의 눈이 에바다 쪽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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