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와 평택여성합창단 알리고 올 것”


피아노 전공, 2006년 합창단 입단
올해 6월 1일 카네기홀 공연 예정

 

 

“평택여성합창단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음악을 통해 단원들과 화합하며 행복을 나누는 것입니다. 또 단원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음악으로 서로 아픔을 공유하고 나눠 극복할 수 있었죠. 건강이 허락한다면 80세까지도 합창단에서 활동하며 단원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평택여성합창단을 이끈 김경숙 단장은 올해 중요한 공연을 앞두고 또다시 단장을 맡았다. 후배들의 성장을 위해서 단장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올해 6월 1일 미국 카네기홀 초청공연을 앞두고 자신의 경험을 살려 합창단에 보탬이 되고자 다시 시작한 것이다.
그는 오는 1월 11일과 12일 단원들과 평택시 용이동에 있는 ‘솔밭사이로 물은 흐르고 평택점’에서 카네기홀 합창제 참가 경비 마련을 위해 일일찻집을 열 계획이다.

음악과 함께 한 인생
경기도 의정부에서 태어난 김경숙(58) 단장은 어머니의 권유로 여덟 살 때 처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며 음악을 접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해 어머니께서 피아노를 배우게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피아노가 굉장히 귀해 배우기가 어려웠는데 사업을 하는 아버지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죠. 또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기 때문에 항상 반주를 도맡아왔습니다”
그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당시 피아노를 전공하기로 다짐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쯤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태껏 배워온 피아노를 전공하는 것이 제 운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결국, 대학교에서도 피아노를 전공했어요”
피아노 선생님이 되기를 원했던 김경숙 단장은 졸업과 동시에 아이들을 가르쳤다.
“처음 평택에 내려온 것은 제가 스물네 살 되던 해였습니다. 사업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이곳에 정착하게 됐죠. 처음 살았던 곳이 합정동인데 당시만 해도 완전 시골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뻐꾸기가 울고 길가에는 넝쿨장미가 흔하게 널려 있었으니까요. 저는 이런 환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꼈어요”
합정감리교회 오르간리스트로도 활동한 그는 평택시 비전동에서 오랜 기간 피아노학원을 운영했다. 그러던 중 2006년 어느 학부모의 권유로 평택여성합창단과 인연을 맺었다.

평택여성합창단을 이끌다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평소 노래 부르는 것을 워낙 좋아했기에 선뜻 오디션에 나선 김경숙 단장은 아직도 그날을 잊지 못한다.
“처음 오디션을 보는데 너무나도 떨렸습니다. 입시생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죠. 평택여성합창단 지휘자인 송경섭 선생님께서 제 오디션을 보셨는데 아직도 선생님과 당시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당시 상황이 기억에 또렷이 남아있습니다”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입단 후 4년이 흐른 2010년부터 단장으로 평택여성합창단을 이끌기 시작했다.
“처음 단장으로 활동을 시작할 당시 부담감이 매우 컸습니다. 평택여성합창단의 깊은 역사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미 훌륭한 합창단이었기에 어떻게 해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김경숙 단장은 평택여성합창단과 함께 많은 국가 행사에 참여하면서 합창단의 경쟁력을 쌓았다.
“한번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천절 행사에 참여했는데 참가자 면면이 대단했습니다. 한데 리허설을 진행하던 중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 있었어요. 한 공연팀이 행사 담당자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자 행사를 하루 앞두고 그 팀의 공연이 취소된 것이었죠. 엄청난 압박감이 느껴졌습니다”

꿈의 무대, 카네기홀에 오른다
카네기홀은 장르를 막론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 서보고 싶은 꿈의 무대다.
“송경섭 선생님은 이미 카네기홀 무대에 올랐던 경험이 있는 분입니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 카네기홀에서 열리는 합창제에 지원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죠. 큰 기대 없이 지원했는데 어느 날 카네기홀에서 저희 합창단 앞으로 보내온 초청장이 도착했습니다. 저희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이었죠”
기쁨도 잠시 김경숙 단장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카네기홀에 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데 예산을 지원받을 곳이 없어 단원 개개인이 경비를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실력이 있는 단원들도 경비가 부담돼 참가를 주저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저희 소식을 접한 여러 시민이 도움을 주겠다며 나섰습니다.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한 분은 쌀 30포대를 기증해 주셨어요. 며칠 후 진행하는 일일찻집 행사도 장소와 물품을 후원받은 덕분에 기획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평택여성합창단이 카네기홀 무대에 서게 된 것은 여러 단원과 송경섭 지휘자가 묵묵히 함께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카네기홀 무대에 오른 뒤 더욱 성장한 합창단의 모습이 기대된다는 김경숙 단장은 단원들과 함께 평택과 경기도, 한국을 널리 알리고 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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