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을 대표하는 전통주 만들 터”


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 대상 수상
지역농산물 활용해 지역 알릴 것

 

 

 

“평택의 쌀을 활용해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주를 만들어 전국으로, 또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습니다. 평택에도 이렇게 훌륭한 전통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얼마 전 평택의 이름을 딴 막걸리 ‘택이’를 선보인 이예령 좋은술 대표는 평택을 대표하는, 평택을 알릴 수 있는 전통주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전통주에 빠지다

평택 합정동이 고향인 이예령(54) 대표는 어려서부터 음식 솜씨가 좋은 어머니를 보고 자랐다.

“할아버지께서 쌀가게를 운영하셨는데 그래서인지 동네잔치가 열리면 저희 어머니께서 잔치 음식을 준비하곤 하셨습니다. 잔치에 빠질 수 없는 술도 직접 담가 준비하시곤 했어요. 간식도 직접 만들어 주셨는데 양갱이나 케이크처럼 당시에는 접하기 힘든 음식들을 내어주시곤 하셨습니다. 또 음식이나 간식을 만들고 나서는 꼭 예쁜 그릇에 담아주셨죠. 이러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라다 보니 그 영향으로 저도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예령 대표가 전통주를 처음 만들기 시작한 이유도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시댁 식구들이 시아버님을 포함해 남자만 다섯인데, 주말이면 저희 집에 모두 모여 음식과 술을 즐겼습니다. 우애가 좋은 데다 모두 술을 좋아하다보니 제가 직접 만든 술을 대접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전통주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전통주를 만들다

이예령 대표는 전통주 제조법을 배우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양주학교 선생님, 동료들과 함께 의왕시 백운호수 한 자락에 양조장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술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막연하게 좋은 술을 만들어 팔면 수익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죠. 함께 투자했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나가고 결국 저 혼자 남아 양조장을 지켰습니다”

그는 은행에 다니던 남편이 퇴직하자 지난 2017년 퇴직금을 투자해 현재 위치한 오성면 숙성리에 양조장을 새롭게 건립했다.

“한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왔으니 이제는 제게 기회를 달라고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집과 밭이 있던 곳에 양조장을 세웠죠. 술을 빚는 과정은 전통적인 형식을 고수했지만, 시설은 현대화해 더욱 위생적이고 편리한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좋은술의 대표제품인 ‘천비향’은 오양주다. 다섯 차례에 걸쳐 술을 빚어야 만들어지는 오양주는 3개월의 발효 기간과 6개월 이상의 숙성기간이 필요해 지극정성으로 공을 들여야 한다.

“저희는 한번 술을 만들기 시작하면 일주일 내내 쉴 수가 없습니다. 닷새간 증류 과정을 거쳐야 하고, 술병을 소독하고 라벨지를 붙이는 일까지 모두 손수 작업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만들어진 ‘천비향’은 청와대 만찬주로도 채택된 적이 있을 정도로 그 유명세를 떨쳐 왔다. 지난해에는 ‘2018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에서 약·청주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전통주를 향한 꿈

이예령 대표는 최근 학업과 교육, 각종 행사를 병행하고 있어 쉴 새가 없다고 한다. 준비한 만큼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기에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대학 강의를 듣고, 화요일과 목요일, 금요일에는 전통주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말에도 각종 행사에 참여하느라 개인적인 시간이 전혀 없죠.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것은 남편과 두 딸, 온가족이 함께 도왔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많은 소비자가 전통주를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술을 개발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택이’가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택이’는 벌써 반응이 뜨거워 10여 곳이 넘는 거래처를 확보했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증류주도 개발 중이죠. 올해 광복절에는 무궁화주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무궁화 꽃잎을 말려 술을 담그면 국화國花인 무궁화도 알리고 한국을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요”

이예령 대표는 무궁화주를 8·15 광복절과 3·1절, 4·11 임시정부 수립일, 5·11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등 주요 국가기념일을 도수로 맞출 계획이다. 한국 근현대사와 엮은 역사 스토리텔링으로 더욱 가치 있는 전통주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술을 빚어도 제대로 빚어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에요”

이예령 대표는 앞으로 좋은술 양조장에서 와이너리처럼 다양한 체험 활동과 함께 소비자에게 맞춤형 전통주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른바 ‘전통주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그의 노력이 지역의 밝은 미래와 함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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