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대는 물론 방세도 못 받아, 임금도 3~4개월 늑장 지불
“조기 해결 안 되면 공사장 입구 막을 터” 강경 투쟁 예고

 
K-6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 확장공사와 관련해 공사 장비와 식대, 자재비 등 밀린 대금을 받지 못하자 집단적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됐던(본지 제46호. 2012년 11월 21자 보도) 팽성읍 상인들이 집회를 갖고 실력행사에 나섰다.
팽성상인연합회, 안정발전협의회, 평택애향회 회원 100여명은 12월 20일 팽성읍 동창리 미군기지 공사 현장 입구에서 집회를 열고 “팽성경제 무너진다, 배고파서 못살겠다, 자재대금 해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30여 분간 시위를 벌였다.
집회에 참가한 이훈희 평택애향회 회장은 “문제는 공사를 감독해야 할 감독관에게 있다. 밥값을 못 받은 식당 업주가 항의하면 다른 곳으로 거래처를 바꿔버린다. 자재와 인력도 마찬가지다. 이러다보니 혹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한 업주들이 밀린 대금 청구는커녕 감독관에게 로비를 하고 술자리에서 수발을 들고 있는 형편”이라며 “소장들도 멋대로 거래처를 옮기는 등 1군 업체들의 횡포가 너무 심하다”고 주장했다.
조행원 팽성상인연합회 회장은 “공사가 겨우 10%정도 진척된 상황에서 앞으로도 계속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 주민들은 다 도산해야 한다. 지금도 26억 원에 이르는 대금을 받지 못해 도산한 업체들이 여럿이다”라며 “자재비, 인건비, 식대는 물론 방세마저 주지 않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시위를 하던 한 주민은 “원청업체들은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불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며 모든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밀고만 있다. 오늘 시위로 업무에 차질을 빚은 업체는 다른 업체로 바꾸겠다는 등 엄포를 놓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참가자는 “일하는 시간도 멋대로 조정해 피해를 보고 있지만 혹시나 일자리를 잃을까봐 아무 소리도 못하는 형편”이라며 “7시까지 공사장에 가면 되는 것을 6시까지 나오라고 해서 한 시간을 더 일을 시키면서 추가 수당은커녕 아침도 먹이지 않고 현장에 투입시킨다. 그마저도 3~4개월 임금을 밀려서 주는 형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석한 단체장들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공사장 입구를 막는 등 강경한 투쟁을 할 것”이라며 “오늘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반미감정으로 번지는 것을 걱정해 집회장소를 한적한 곳으로 잡았을 정도로 주한미군 이전에 찬성했었다. 사태가 악화돼 반미 구호가 나오기 전에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주한미군기지 이전공사와 관련해 모두 3000여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식당만 해도 24곳이 영업해왔지만 이미 9곳이 도산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며 “심지어는 하청업체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해도 원청업체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한 곳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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