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진달래

고향 산천에 피어나는 진달래
저마다 자태를 뽐내네.
그 누가 불러서인가
해마다 봄소식을 전하는 듯
수줍게도 연한 모습 선보이네.

향기와 뜨거운 정 넘치던 내 고향
햇빛에 증발되어 버렸나
가뭄에 타 버렸나
인심은 자취를 감춰 버렸네.

철마다 어김없이 찾아드는 봄
진달래는 변함없이 피고 지건만
굶주린 백성에겐 봄조차 없으니
타 버리고 말라 버린 마음을 달래며
단비를 찾아 헤맨다.

의미 있는 삶을 찾아 우리는 왔다.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릴 수 없듯
스쳐버린 공백, 흘러간 청춘은
다시 오지 않네.
새 땅에서 다시 태어나
제2의 청춘을 살고 싶네.
진주처럼 반짝이는 눈동자도
휘황찬란한 대한민국의 내일과
그 속에 나 자신을 그려 보네.

달밤의 반짝이는 뭇별들도
귓속말로 나에게 속삭여 주네.
내일을 위해 미래를 위해 자신을 설계하며
도전하는 젊음과 열정을 받치라고.

한 해가 저물어가고 새해가 시작될 때면 어김없이 고향생각이 더욱 나곤 한다. 2년 전, 굶주림과 억압받던 곳에서 자유를 찾아 고향을 떠나왔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고 자유롭게 나를 표현하며 살아가는 이 기쁨!
제2의 인생을 선물 해 준 이 땅에서 나의 인생을 아름답게 설계하여 당당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또한 지금도 고향에서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동포들을 대신하여 그리고 가장 빛나는 나의 미래를 위하여 열심히 또 열심히 살아가겠다.
북에서는 못다핀 나의 소중한 청춘을 아름답게 피리라!

※이 글은 북한이탈주민이 평택지역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점을 본지에 보내온 것입니다. 경기남부하나센터(656-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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