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예산 타령’·평택시 ‘관할 타령’
모내기 이전 준설해야 장마철 침수피해 예방

 
급격한 개발여파로 녹지면적이 축소되면서 장마철 흘러나온 토사가 쌓여 하천 물길을 막아 우천 시 범람할 위기에 처한 곳이 늘고 있다.
특히 평택시 청북면 고잔저수지 하단 고잔중앙배수로는 토사 퇴적 현상이 매우 심각해 배수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 됐으며 화성시 향남제약단지와 합류하는 지점에는 폭 27미터의 하천 중앙에 거대한 삼각주가 형성됐고 하천 위를 지나는 교량 하단부도 온통 토사로 메워져 있는 등 준설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평택시의회 오명근 의원은 “고잔저수지 하류 지역은 지난여름 장마 때도 범람해 인근 농지가 침수되는 피해를 겪었다”며 “화성시는 전부 준설작업을 마쳤으나 평택시는 아직 손도 대지 못하고 있어 평택시와 농어촌공사에 약 3억 원에 이르는 공사비를 분담해 준설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천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 청오지소 관계자는 “고잔중앙배수로 같은 하천은 우선순위에서 용수로 다음인 관계로 예산이 적은 농어촌공사에서는 준설비용을 감당할 수 없으며 평택시에 재난안전기금을 이용하는 방법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택시 관계자는 “재난안전기금은 준설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며 “농어촌공사에서 예산을 핑계로 자신들이 할 일을 지자체에 떠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에 농지가 있는 김 모(58) 씨는 “작년에도 일부 침수 피해를 봤다. 장마철 이전에 준설이 이뤄지지 않으면 또 다시 범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왕 준설을 해준다면 모내기 이전에 완료하고 퍼낸 토사로 인근 낮은 지역에 매립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기관이 예산과 관할을 핑계로 차일피일 책임을 미루는 사이 지난여름의 아픔을 기억하는 농심은 추운 겨울이 무색하게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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