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딸기농장이 동심(童心) 흔들어요”

딸기밭 찾는 아이들 즐거운 모습 마음 ‘뿌듯’
5~6월에는 비닐하우스 이용 식물원도 운영

 
봄을 대표하는 과일은 단연 딸기다. 땅 위로 빨갛게 솟아오른 딸기는 보기만 해도 세상에 막 얼굴을 내밀고 기지개를 켜는 수줍은 봄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만 같아 마음이 설렌다. 특히 딸기 체험농장의 경우 적은 금액으로 마음껏 딸기를 따먹을 수 있는 체험코스도 있어 조롱조롱 매달려 있는 딸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봄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비닐하우스에 첨단 딸기농장 개척
“이곳은 딸기농장을 하기엔 그다지 좋은 조건은 아니었죠. 지형 상으로 평평한 곳에 있지 않다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낡고 오래된 비닐하우스였거든요. 그래도 무엇인가 하나씩 일궈가야겠다는 의지 하나로 그동안 참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그나마 부모님이 목장을 하시던 땅에 하는 것이라 조금은 힘을 덜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고 뿌리내린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혹독한 대가도 치르고 빚도 졌지만 밤새서 일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하며 조급해하지 않고 하나하나 이뤄나갔습니다”
농촌체험관광농원 ‘평택 딸기이야기’ 조남혁(45) 대표는 자신이 이뤄온 일보다 앞으로 이뤄갈 일이 더 많다며 활짝 웃는다. 그가 일궈온 딸기농장은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농장을 찾아 체험을 할 경우 바로 눈높이에 달려있는 딸기를 관찰하고 바로 따 먹을 수 있도록 높은 위치에서 친환경농법으로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처음 나오는 딸기는 아이들 주먹만 한 크기예요. 몇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고 당도도 높아서 아이들이 아주 좋아해요. 위쪽으로 올라가면 사슴, 토끼, 닭, 병아리, 오리, 흑염소 등 다양한 동물친구들도 있어 먹이를 주며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고 딸기로 잼을 만들거나 셰이크를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죠”
장당동 아파트촌 안쪽에 있는 딸기농장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특화돼 있어 개장하자마자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 지난해 한해만도 7000여명이나 되는 시민들이 딸기체험을 위해 몰려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호황이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2007년 젊은 농업인 CEO육성과정을 통해 교육을 받고 2009년에 200평의 부지에 딸기 시험재배를 자부담으로 할 때만 해도 딸기체험농장에 관한 그의 생각은 반신반의였다고.

‘꾼’ 아닌 정직한 농촌체험농원
“원예를 전공했어요. 첫 직장도 화훼집하장에서 일했었죠. 당시 유통도 배웠는데 일이 지속될수록 뭔가 ‘꾼’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저와는 별로 안 맞았던 거 같아요.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왔는데 당시 관광농원이 비전이 있다는 말에 경험도 없이 덜컥 시작을 했죠. 솔직히 딸기는 사람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했던 건데 지금은 이게 큰 메리트가 되었네요. 참 열정적으로 했는데 이게 열정만 있어도 안 되더라고요. 전 경남 산청의 재배법을 멘토로 삼아 이곳에 적용시키기 시작했고 그게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거죠”
조남혁 대표는 농장 체험비 1만 원에 딸기 수확, 딸기 셰이크 만들기, 딸기잼 만들기, 동물농장 견학까지 할 수 있는 체험코스를 만들어 운영한다. 오는 사람들이 전부 홍보대사나 마찬가지여서 오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임했고 그 결과 따로 홍보하지 않았음에도 인터넷 곳곳에는 자연스럽게 농장이야기가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작년부터는 홈페이지도 만들었어요. 올해는 2월 말부터 접수를 받아서 3월부터 개강할 예정인데 토요일만 진행할 예정이에요. 딸기는 따 먹은 자리에 3일이면 또 열매가 달려 딸 수 있으니 순환성이 좋은 편이죠. 딸기전용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시설적인 완벽함은 없지만 그래도 재배기술 만큼은 첨단시설로 하고 친환경으로 하니 믿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니까요”
조남혁 대표는 오는 5월에 체험코스의 하나로 식물원을 구상하고 있다. 식물원 구상에는 그의 전공도 톡톡히 한 몫을 했다. 조 대표는 다양한 식물을 구성하는 식물원에 전통놀이도 접목해 아이들의 교육장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딸기농장에선 하고 싶은 건 ‘맘껏’
“딸기농장에 오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은 얼굴부터 달라요. 환한 표정으로 여기저기 살피며 딸기를 따먹는데 그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이는 거예요. 여기선 마음껏 따먹고 하지마라 하는 것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해소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선생님들이나 부모님들도 마찬가지구요”
네덜란드 BVB 신기술로 재배된 친환경 딸기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가는 ‘평택 딸기이야기’ 농촌체험관광농원은 조남혁 대표가 꾸는 꿈의 첫 단계일 뿐이다. 그가 꿈꾸는 건 전체적으로 모든 체험코스가 연결되며 숲속 공연장으로 이어지는 볼거리와 전통에서 이어지는 신나는 즐길거리, 맛있는 먹을거리와 교육적 효과가 모두 어우러지는 체험농장이다. 비록 딸기농장을 시작한 것이 체험농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그 결론은 교육을 곁들인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서두르지 않고 하나하나 자신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조남혁 대표,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그의 성실한 노력을 통해 소박하지만 원대한 꿈이 도심 속 새로운 체험농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평택시 장당동 산 21-3, 666-6221)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