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쇄록> 지역 역사 새롭게 쓸 내용 수두룩
‘평택’ 지명에 담긴 뜻부터 새 지역사 정립


 

 

 

평택문화원 부설 평택학연구소가 최근 평택 지역사를 새롭게 쓸 귀한 책자를 발굴했다. 대한제국기 평택군수 오횡묵이 쓴 정무일기와 문집 <총쇄록叢瑣錄>이 그것이다.

평택학연구소는 10월 16일 평택시남부문화예술회관에서 ‘오횡묵 평택군수의 정무일기 총쇄록 학술보고회’를 갖고 학계와 언론에 이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에 발굴된 <총쇄록>은 대한제국기 평택군수 오횡묵이 경기도와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지에서 수령을 역임하며 관원으로서 정무와 소감을 시문과 일기형식으로 기록한 총서이다. 이 사료는 현재 학계에서 지방행정과 지역사회 연구를 위한 소중한 사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건축학, 민속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총쇄록은 ‘모을총’ ‘부스러기쇄’의 한자를 써서 작게 모아놓은 이야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평택을 비롯한 일곱 고을의 이야기가 24책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한제국 행정사의 총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오횡묵 군수는 각 지역에서 1권씩의 책자를 발간했으나 평택에서는 시집 2권, 산문집 2권, 수필집 1권 등 모두 5권의 책을 펴냈다.

허경진 연세대학교 교수는 이번 학술보고회에서 ▲오횡묵의 기본 정보와 활동 ▲<총쇄록>의 활용 현황 ▲일기에 나타난 평택의 모습 ▲시와 문에서 나타난 평택의 모습 등에 대해 보고했으며, 이후 박성복 평택학연구소장의 사회로 언론과 학계의 질의시간을 가졌다.

허경진 교수에 따르면 오횡묵은 대한제국기 신문기자 출신으로 기록하는 습관을 가졌으며, 평택에서는 모두 4년을 근무했다. 당시 황성신문에서는 군수들의 평가를 실었는데 오횡묵에 대해서는 상당히 좋은 평가를 해 평택군수 재임 시절 지역사회의 신임을 얻었음을 알 수 있다.

특이할만한 사항 중 하나는 ‘평택’이라는 지명이 가진 의미가 일반적으로 ‘평평할 평’에 ‘못 택’으로 알고 있으나 <총쇄록>에 의하면 ‘평’은 평이하다는 뜻을 가진 ‘백성’의 의미가 담겨 있으며, ‘택’은 은혜를 뜻하는 것으로 ‘임금의 은혜’를 의미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1904년 경부선 철도 부설, 안성천 경부선 망건다리와 관련된 이야기, 우편국과 전신국을 일본인들이 접수하는 과정, 평택 장시 설치, 잃어버렸던 평택 동헌 이름 찾기 등 <총쇄록>이 번역되면 대한제국기 평택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으며, 이후 연구 작업을 통해 그 실체를 보다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평택 지역사 연구에서 근대화에 대응하는 지역사회의 모습을 깊이 있게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허경진 교수는 “오횡묵의 <총쇄록>과 같이 당시의 세세하고 방대한 자료는 좀처럼 찾기 힘든 사례다. 이러한 자료가 있다는 것은 평택에게 굉장히 큰 축복”이라며, “이번 학술보고회에서 보고한 것은 일부분이지만 많은 역사적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음을 알 수 있다. <총쇄록> 전부분이 번역된다면 평택의 역사를 밝혀줄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는 말로 후속 번역과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오횡묵의 기록 가운데 고성과 신안, 여수에서는 지역사 관련 기록이 책으로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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